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외래어 가이드’ 출간 - 외래어·신조어에 “귀 막지 마세요”

‘외래어 가이드’ 출간


최무송 광명치과의원 원장


외래어·신조어에 “귀 막지 마세요”
소통은 인간관계 첫 걸음

  

공중파 방송 관심집중 … 한정 초판 ‘동나’
문학잡지·신문 창간 등 문학사랑 남달라
치의도 다양한 사회참여 경쟁력 키워야


폴리페서(polifessor), 아나테이너(anna-tainer), 브런치(brunch).
30여년 동안 환자 진료에 매진해 온 ‘종심(從心, 70세)’의 치과의사가 갑자기 외래어 풀이집을 만들겠다고 나선 계기였다.


날마다 쏟아져 나오는 신조어의 홍수 속에서 이른바 ‘단절의 시대’를 체감하고 있는 요즘, 최무송 원장(광명치과의원)이 지난달 11일 펴낸 ‘글로벌 시대 꼭 알아야 할 외래어 가이드’(코리아문학출판부 간행)는 소통하는 즐거움을 위한 작은 소망을 담고 있다.


특히 외래어라고 해서 무조건 배척하거나 무시하는 것 보다는 그 뜻을 올바로 알고, 대화를 해 나가는 것이 세대 간 소통의 첫 걸음이라는 최 원장의 소신이 배여 있다.


대중매체에서 주로 사용하는 시사, 전문용어, 신조어, 약어 등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지난 2010년 1월 최 원장이 발행한 1판에 이어 나온 제2판으로, 150여페이지였던 분량도 351페이지로 2배 이상 늘었다. 최 원장은 “그만큼 우리 사회의 변화도 가속화 됐다는 의미”라며 “펴낼 때 마다 분량이 늘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초판 발행 이후 그의 특이한 이력과 활동에 일간지 및 공중파 방송의 관심이 집중됐고, 3000부로 한정한 출판 분량은 일찌감치 동이 났다.


사실 그는 본업이 치과의사지만, 늘 문학과 출판의 곁에서 살아온 사람이다. 비록 등단은 이순(60세)이 넘어 수필가로 했지만, 평소 “문학과 결혼했다”고 스스럼없이 밝힐 만큼 ‘일편단심’이었다. 서울대 재학 시절에는 ‘대학신문’에서 기자 생활도 했고, 치과대학 신문도 새로 창간하는 등 출판에 대한 관심도 남달랐다. 


현재는 문학잡지 ‘코리아 문학’의 발행인이기도 하고, 문학계 최초의 인터넷신문인 ‘문학신문’을 창간하기도 했다. 최 원장은 “정작 문학은 없고 영업만 있는 현 문단에 대한 경종”이라고 이를 표현했다. 등단비나 심사비를 아예 없애거나 대폭 완화, 문단의 턱을 낮추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그 같은 발상의 전환에 강북구의 한 환경미화원이 동화작가로 등단, 삶의 새로운 의미를 찾게 된 훈훈한 에피소드도 있었다.


그러나 최 원장이 활자와 문학 등 내면의 세계에만 천착했던 것은 아니다. 치과계 내부의 부조리와 갈등에 대해서는 결코 현실과 타협하지 않았다. 그는 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10여년 이상을 이른바 ‘불법 치과’를 고발하는데 ‘올인’한 이력이 있다.


인근 중구를 중심으로 서울 시내는 물론 수도권까지 사무장 병원과 면허대여 등 무려 250여건에 이르는 부정 의료 행위들의 증거를 개인 자격으로 채집하고 정리, 이를 경찰 등에 고발하는 것은 물론, 실제 수사의 ‘로드맵’까지 제시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했다.


최근에야 치과계가 피라미드형 치과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과 비교해 보면 시대를 앞서간 셈이었다.


이 때문에 최 원장은 최근 본지 1면에 게재된 사진과 기사<1월 5일자 1면>를 보고 소회가 남달랐다. “협회장이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신문 사진을 봤다. (법안 통과소식에) 속이 후련했으며, 집행부의 노력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는 그는 “법안 통과가 되기는 했지만 이제 앞으로의 정책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최근 그의 관심사는 사회 참여와 방송분야로 뻗쳐 있다. 남·북한 간의 이질성을 해소하고 소통하는 ‘채널’로서의 방송을 표방하고 있는 ‘통일방송’(가칭)의 설립 과정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내 개국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 방송에서 최 원장은 문학 분야를 맡아 남·북한 작가 좌담회 개최 등 적극적 교류를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현재 ‘통일방송’ 추진위원회에는 최 원장을 비롯, 봉두완 천주교한민족돕기회 회장, 정원식 전 총리, 이몽룡 스카이라이프 사장, 김성환 한국탤런트협회장 등 사회 각계의 유력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최 원장은 “치과의사가 진료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성을 가지고 참여하는 등 경쟁력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사람을 만나 그 인간관계와 접속하는 것이 사회성이라고 볼 때 우선 언어가 소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소통과 인간관계에 대한 최 원장의 원칙적 소신과 집념이 ‘외래어 가이드’라는 결과물을 낳았지만, 그의 열정과 자기 성찰 과정은 지금도 이를 넘어 계속 ‘현재 진행형’이다. ‘외래어 가이드’ 관련 구입 문의 010-4785-8084(문학신문)


윤선영 기자 young@kda.or.kr

관련기사 PDF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