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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널 위하여 기도하네

누군가 널 위하여 기도하네


우주의 기본입자 6개 중 마지막 힉스입자가 발견되었다는 뉴스를 접할 즈음 아내의 소개로 ‘왓칭’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일반인에게 너무도 생소한 양자물리학이라는 도구로 우주의 원리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이 책을 접하면서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바라보는 것(왓칭)이 우주의 원리이며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변화될 수 있다는 관찰자 효과에 관한 다양한 사례와 실험이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식물들이 사람의 마음을 읽어 낸다거나, ‘감사’,‘사랑’이라는 단어를 붙인 물병과 ‘증오’,‘악마’라는 부정적인 단어를 붙인 물병의 결정체를 비교했더니 ‘감사’,‘사랑’이라는 딱지가 붙어있는 물의 결정체는 반짝이는 아름다운 결정체인데, ‘증오’,‘악마’라는 부정적인 딱지가 붙어있는 물의 결정체는 형태가 흐리고 기형적으로 일그러져 있다는 내용들이 다소 충격적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기도의 효과에 대한 주장은 여운이 오래 남았습니다. 교회에서 늘상 들어왔던, 했던 기도에 대한 새로운 주장이 흥미로웠습니다.


스탠퍼드 대학의 양자물리학자 틸러 박사는 ‘빈 커피 잔을 들고 진심으로 기도하면 그 잔으로 아무리 싸구려 커피를 마셔도 고급 커피 맛을 내는데, 기도하지 않은 커피 잔에 그것을 부어 마셔봤더니 맛이 도로 확 떨어진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밝혀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1년후 그가 기도하던 방에서는 기도를 한 잔이든 아니든, 그 어떤 잔에 커피를 마셔도 꼭 같은 기도 효과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것은 방 안 전체에 기도의 기운이 서려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기도가 반복될수록 그 효과는 점점 더 강해진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커피 잔이건 기계건, 내 주변의 모든 것들을 구성하는 미립자들은 내 마음을 읽을 뿐 아니라 그 정보를 고스란히 저장해 두는 지능까지 갖고 있다고 말합니다.


사실일까. 만약 사실이라면 나와 마주치는 모든 것들- 꽃, 바람, 햇빛, 공기…-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바라보기만 해도 ‘그 모든 것’이 나를 이롭게 할 수 있다고 하는 말을 실행해 옮겨보려고 요즘 화초를 보면서 인사를 합니다.‘안녕! 네가 있어 너무 좋아!’라고… 물을 마셔도 ‘내 몸에 들어가 몸을 건강하게 잘 지켜줘’라고… 뭔지는 모르지만 이전과는 다른 좋은 기운이 나를 감싸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신앙인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가장 뚜렷한 모습은 기도하는 모습일 것입니다. 식사기도는 어릴 때부터 해서 밥 먹기 전에 습관적으로 눈을 감고 고개를 숙여 기도합니다. 틸러 박사의 주장대로 모든 미립자가 나의 마음을 읽는다면, 식사기도를 습관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게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누군가를 위해 기도를 하는 것이 그냥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남아있을 뿐 아니라 공간을 초월하여 전달되어진다면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일을 게을리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험담보다는 덕담을 많이 하고 사는 것이 삶을 더욱 윤택하게 할 것입니다.


일본 작가 미우라 아야꼬는 ‘도둑질과 험담 중에 뭐가 더 나쁘냐’는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답은 험담입니다. 험담은 사람의 마음에 큰 상처를 주는 것으로 심한 경우에는 시름시름 앓다가 죽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좋은 말을 진심을 다해 사랑으로 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인사조로나 형식적으로 했던 말을 이제는 진심을 담아 정성껏 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되니 마음도 밝아지고 목소리도 경쾌해지는 것 같습니다.


지난 주에 성당에서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예배 순서 중에 예비신자로 예측되어지는 사람들이 신부님 앞에 나와 선채로 안수기도를 받았습니다. 고개 숙인 신자들의 머리에 두 손을 얹고 함께 정성껏 기도하는 모습에서 거룩을 향한 인간의 성심을 느꼈습니다. 미립자조차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면 사람이 사람을 위해 성심껏 기도하는 것은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 누군가가 나를 위해 기도해 주고 있다는 사실을 품에 안고 살아가는 것 또한 얼마나 아름다운 삶의 용기고 선물인가!


변경수 목사
동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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