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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엇 때문에 고통을 받을까?

우리는 무엇 때문에 고통을 받을까?

  

박성현 교수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고통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다” <바이런 케이티>


인간은 자신에게 영원한 행복을 안겨 줄 무언가를 끊임없이 추구하는 존재입니다. 우리 모두는 자신이 갖고 있지 않은 ‘무엇’과, 자신이 되고 싶은 ‘누구’를 찾고 싶어하지만, 대개는 좌절로 결말이 납니다. 영원한 행복을 줄 것 같았던, 인간관계, 직업, 자녀, 사랑 등등이 동시에 고통의 원천이 된다는 것을 쉽게 깨닫곤 하지요. 


‘Loving What is’(네 가지 질문이란 제목으로 국내에 번역됨)이란 책을 쓴 바이런 케이티라는 여성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세 자녀들 둔 어머니로서 좋은 직업이 있었던 그녀는 십년에 걸쳐 분노와 극심한 우울증, 피해망상과 섭식장애의 나락으로 서서히 빠져듭니다. 목욕이나 양치질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우울했고, 작은 소리에도 극도의 화를 낼 정도로 예민해져있었기 때문에 아이들과의 관계도 엉망이 되었습니다. 결국 그녀는 섭식장애 여성을 위한 요양원에 들어갔는데, 다른 여성들이 모두 그녀를 피했기 때문에 혼자 다락방에서 지내야 했습니다. 다락방에서 일주일 쯤 지난 어느 날 아침 그녀는 잠에서 깨어났는데, 그 때 내면의 무언가도 함께 깨어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지만 그녀는 자신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게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어루만져주는 치유자가 되었습니다. 그녀는 “나는 그저 고통을 일으키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를 아는 사람일 뿐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합니다.


그녀가 알게 된 진실은 이렇습니다. “나는 온 우주에서 세 가지 일만을 봅니다. 나의 일, 남의 일, 하느님의 일. … 나의 통제, 당신의 통제, 모든 사람의 통제를 벗어난 일은 무엇이든 하느님의 일이라 부릅니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는 까닭은 대부분 마음이 자기의 일을 벗어나 다른 곳에서 살기 때문입니다. ‘너는 직장을 구해야 해, 네가 행복하기를 바라, 넌 몸을 보살필 필요가 있어’라고 생각할 때 나는 남의 일에 간섭하고 있습니다.


지진, 홍수, 전쟁, 혹은 내가 언제 죽을 것인지 걱정하고 있다면, 나는 하느님의 일에 간섭하고 있는 것입니다. 내가 마음으로 남의 일이나 하느님의 일에 간섭하고 있을 때 분리가 일어납니다. 당신이 당신의 삶을 살고 있고, 나도 마음으로 당신의 삶을 살고 있다면, 여기에 있는 나의 삶은 누가 살까요?”


그녀는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는 원인이 자신의 행복의 원천을 다른 사람들이나 환경을 자신이 바라는 바대로 변화시키려는 시도(간섭)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만족스러운 자기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사람들은 상대로부터 무엇인가를 얻으려고 합니다. 상대에게 무언가를 요구하기도 하고, 상대로부터 인정과 사랑을 받기 위해 무언가를 내어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진정하고 행복한 자기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외부의 어떠한 대상이나 사물, 사람, 환경도 필요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오히려, 행복은 외부로부터 온다는 끊임없는 생각이야 말로 고통의 근원이 된다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이 괴로움에 빠져 있다면, 바이런 케이티가 말한대로, 내가 남의 일 혹은 하느님의 일을 간섭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면 어떨까요?


혹시라도 가장 가깝다는 이유로 내 가족이나 자녀의 일을 나의 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혹은 나의 바람과 상관없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하느님의 일을 나의 일로 혼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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