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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치대 유학생이 몰려온다

올해 예비시험 합격률 100% 이미 시작, 일본 사립대 한국학생 비율 10% 넘어

향후 3~4년 내 일본치대를 졸업한 한국인 학생들이 대거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일본사회에서 치과의사에 대한 인기도 하락으로 치대 입학률이 현저히 떨어지자 일본의 사립치대들이 3년여 전부터 한국인 특별전형을 통해 한국 유학생들을 대폭 선발해 온 데 따른 것이다.


일본의 사립대들은 2010년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불평등했던 일본 법령이 개정된 직후인 2011년경부터 한국 유학생을 본격적으로 선발해 왔다.


따라서 6년제 학제가 끝나는 2017년부터가 졸업생들이 본격 배출되는 시점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문제는 이들 중 상당수가 일본 치의면허 취득 후 예비시험을 통해 국내 치과계 진입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치과의사 과잉공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국내 치과계가 치대 정원 감축은 물론 국내 치과의사의 해외진출 방안까지 모색하고 있는 만큼 현 시점에서 이들의 국내 치과계 유입은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 가나가와 치대생 600명중 80명이 한국인
지난 1일 일본 가나가와치대 사토 교수(전임 학장)에 따르면 현재 가나가와치대 전체 학생 600명 중 7.5%인 80명이 한국인 학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토 교수는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국내에서 열린 MEAW 교정연구회 주최 국제 MEAW 학술대회(IJC-MEAW)에 국제 MEAW 학회 회장 자격으로 방한, 기자와 만난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비단 가나가와치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사토 교수는 “정확한 수치를 집계하기는 어렵지만 가나가와치대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사립치대에 한국인 학생들이 상당수 재학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매년 일본치대에 응시하는 한국인 학생 수가 엄청나게 늘고 있으며 17개의 사립치대 별로 매년 4~5명가량의 한국인 학생들이 입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일본의 경우 국시 합격률이 60~70% 수준으로 낮은 편임에도 불구, 한국 학생들의 경우 성실근면하고 성적이 우수해 대부분 국시에 합격하는 편이고 오히려 일본 학생들이 국시에 낙방하는 비율이 더 높다”고 덧붙였다.


# 국내 우수 고교생 유치 전쟁

현재 일본의 치과대학은 총 29개로 12개는 국립치대, 17개는 사립치대다.
국립치대들은 학비가 저렴하고 정통성을 인정받아 입학률이 그나마 높은 반면 사립치대들은  입학생이 줄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 일본치과의사회의 자료에 따르면 전국 17개 사립치대 중 2010년에는 11개, 2011년에는 10개 대학에서 정원 미달사태가 발생했다. 때문에 가나가와치대 뿐만 아니라 다수의 일본 사립치대들은 한국에 현지사무소까지 개설해가며 매년 입학설명회를 열고 있으며, 국내 고등학교들과 우수 학생 유치를 위한 MOU를 체결하는 방식으로 한국인 학생들을 사전 유치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2010년부터 국내에 한국사무소를 개설해 온 가나가와치대는 굳이 일본까지 가지 않고 한국 내에서 특별 입학전형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하는 등 여러 가지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가나가와치대 한국 사무소 관계자에 따르면 “상당수 다른 사립대들의 경우도 한국유학원 등과 연계해 한국인 학생들에 대한 특별 전형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 바늘구멍 국내 치대 피해 일본으로 눈 돌려

이와 관련 일본에 정통한 치과계 모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치대 진학이 어렵다 보니 일본치대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이들 한국 학생 중에는 치과 실정을 잘 아는 치과의사 부모를 둔 경우도 다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일본 치과의사 면허 취득 후 예비시험을 통해 한국면허를 취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유학을 가는 사례도 상당수 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을 바라보는 국내 치과계의 시각은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다.

현재 치협 산하에 치과의사 적정수급(정원감축)문제를 풀어내기 위해 가동 중인 TF에서도 외국치대 졸업자들이 매년 늘면서 이들에 대한 관리의 필요성이 심각하게 대두돼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하 국시원)의 외국치대 출신 치과의사 국가시험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01년부터 2014년까지 지난 14년간 국시에 응시한 외국치대생 총 인원은 1031명이며 이중 203명이 합격한 것으로 집계됐다<외국치대 출신 치과의사 국시 현황 참고>.


특히 90년대에는 주로 필리핀 치대 졸업자들의 응시비율이 높았던 반면 근래에는 미국, 뉴질랜드, 일본, 브라질, 호주, 독일, 영국 등 선진국 치대 출신들의 응시비율이 늘면서 합격비률도 대폭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년간 합격한 인원만도 35명으로 이는 치대 1개의 졸업생수와 맞먹는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