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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옆에는 왜 사람이 없지?

종교칼럼

외롭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비용을 내고 친구를 빌려쓰는 ‘프렌드 렌탈’ 상품의 등장은 참 서글픈 우리시대 자화상입니다. 이성간에도, 집안에서도, 어느 작은 모임에서도 외톨이 된 느낌이 들고, 내 주변에 사람들이 오지 않거나 자꾸 자리를 뜬다면 주밀한 자기점검이 필요합니다. 

걸핏하면 자기 얘기, 자기 자랑 하려고 벼르고 있다가, 모든 화제를 기-승-전-자기자랑으로 끌어가는 것이 혹 내 얘기는 아닌가! 듣는척만 하면서 대충 흘려듣는다거나, 끼어들 타이밍만 보거나, 빨리 말을 좀 끝내줬으면 하는 잡념으로 상대의 말을 듣고 있다면, 설령 세련된 청취의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해도 공감은 이뤄질 수 없습니다.
자기자랑 한다고 남들이 다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마음이 문제입니다. 남들을 들러리나, 자기 아래로 보는 마음이 있다면 상대는 귀신같이 느끼고 자리를 뜰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 마음으로 하는 자기자랑이 문제입니다. 

상대를 나보다 낮게 보지 않으면서 하는 자기자랑은 좀 다릅니다. ‘나는 원래 잘해’ 하는데도 상처받기 보다는 귀엽고 순수하고 경쾌하게 느껴집니다. 침울한 기운으로 자기표현 안하는 사람들보다 이런 이들이 더 인기가 있기도 합니다. 
 
친구를, 애인을, 가족이나 주변사람들의 마음을 얻으려면, 얻고자 하는 그 마음도 놓아야합니다. 집착은 상대를 불편하게 만듭니다. 그냥 자유로이 놓아두면서도 관심과 정성으로 잘해주면 스스로 내 곁에 머물고 싶어할 것입니다.  

모모가 되는 것은 어떨까요? ‘모모’ 소설속 주인공 소녀 모모의 탁월한 재능은 ‘진심을 다해’ 듣는 것입니다. 온 도시의 지친 사람들은 ‘마음다해 듣기만 하는’ 모모에게 자기 스스로 말하고 스스로 생기를 얻고 변화가 일어납니다. 당연히 모모는 모두의 마음을 얻습니다. 얘기를 들어주는 이가 없어 고독하고 지친 이들에게 ‘마음다해 기쁘게’ 듣는 모모가 되어준다면 모든 이들의 발길이 모모인 내게로 향하게 될테지요.
장오성 교무/원불교 송도교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