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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어디에 있는가?

월요시론

21세기 지구는 자기자신에 대해 부쩍 생각이 많아졌다.  그간 별로 심각히 생각하지 않던 깨끗한 공기와 물과 땅에 대해 관심을 가지며, 뭔가 대책을 마련해 보려고 제대로 노력하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지 않으면 희망(希望)이 없음을 깨달은 듯 하다. 다행이다.

흥미롭게도, 희망이란 단어는 도저히 해법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은 궁경(窮境)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등장한다. 그 이전 시점에서는 그만큼의 간절함이 없는 까닭일 것이다. 절박해져서야 문제의 발단과 전개와 실상을 새삼 자세히 살피는 것이 매우 비효율적임을 알면서도 많은 집단들이 그런 상황을 반복하고 후회한다. 의지를 가진 어떤 주체가 문제의 발단과 추이를 시종일관 경계하고 있지 않다면, 무방비상태의 어떤 집단에 대한 안팎의 끝없는 도전과 위협은 그 무관심과 나태에 대한 대가로 종내엔 절망에 직면하게 된 구성원들에게 어둡고 고통스러운 긴 시간과 희생을 요구한다. 희망을 찾아 정처없이 헤매이게 하는 것이다.

주변여건이 호의적이지 않거나, 내부의 일체성(integrity)이 부족할 때라면  ‘저절로 잘되는 쪽으로 흘러가지는 않을 거’라는 의도적인 부정적 가정을 과감히 선포하고, 구성원들이 단결하여 경계하고 대응함이 현명한 자세이다. 가령 불이 난 상황에서 불이 더 이상은 안 번지고 잘 꺼질거라는 막연한 ‘긍정적’ 태도는 합리적이지 못한 것이다. 상황이 심각함을 이해하지 못했거나, 상황에 대해 의도적으로 무관심하고 나태한 경우일 텐데, 진료에 대한 반응이 심상치 않은 환자를 마냥 긍정적 태도로만 방치하다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대가를 치르는 경우와 다르지 않다.

물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는 심원한 긍정의 동아줄을 놓치지는 말아야하겠지만….

21세기 대한민국 치과계는 스스로에 대해 깊이 생각해야할 사건들을 부쩍 많이 경험했다. 늘 물과 공기처럼 쉽고 당연히 주어지던 주변 여건요소들이, 관심과 노력 없이는 허락되지 않기 시작했고, 시대와 사회는 여러 명분을 들어 신뢰로 채워지던 부문들을 시간과 비용과 규제로 환산하고 개입하려 들었으며, 정치적 규모에선 약자인 치과계로선 감당하기 벅찬 여러 가지들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앞뒤를 살펴볼 때 3만여 치과의사 전체의 관심과 의지가 모아지지 않는다면, 기존의 문제들은 점점 심화될 것이고 새로운 문제들도 끊임없이 고개를 들 기세이다. 기발한 대책과 대대적 사업, 훌륭한 리더, 모두 필요하고 중요하다. 그러나 모든 것에 우선하여 찾고 모아야할 것은 우리 치과의사 한 분 한 분의 우리 스스로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다. 기운차게 출발했던 처음 그 밝은 곳의 우리 스스로를 되찾아야 한다.

많은 곳에 희망이 숨어 있겠지만, 우리 치과계를 구성하는 3대 부문인 개원가와 대학과 협회의 모든 선·후배, 동료 치과의사들이, 세대와 출신과 그 모든 흩어짐의 이유들을 뒤로하고, 한 마음의 관심과 애정으로 우리의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모아진 곳, 그 곳에 제일 큰 희망이 빛나고 있을거라 믿는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용호 서울 중구회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