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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두 번 울리는 ‘황당한 통계’

월 억대 매출 등 부정확 보도 확대 재생산…“가뜩이나 개원환경 힘겨운데” 분통∙허탈

전체 월평균 매출 9399만원, 서대문구 신촌동 월평균 매출 2억3300만원, 압구정동 상위 20% 월평균 매출 5억6455만원. 누구나 관심 있는 돈 이야기인데 특정 업종의 월평균 매출이다. 모 칼럼에 인용된 월 매출액이 꽤 높은 이 업종은 다름 아닌 치과 이야기. 당사자인 치과의사는 이런 수치에 황당함을 금치 못하고 있다.

김용수 서대문구치과의사회장은 “어떻게 이런 통계가 나왔는지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할 수가 없다. 도대체 나올 수가 없는 수치”라며 “치과 개원 환경이 점점 나빠지고 있는데 이런 잘못된 통계가 확산되면 곤란하다”고 개탄했다.

# 현실 동떨어진 통계로 상실감 커

시사 경제 전문 주간지인 A 지는 전문가칼럼을 통해 진료과목별 병·의원의 매출을 분석한 바 있다. 이 칼럼은 환자 본인부담금만 계산한 매출금액이라고 전제하고, 치과의 전국 월평균 매출액은 9399만원, 이 가운데 상위 20%는 2억1400만원, 하위 20%는 1385만원으로 분석했다. 또 치과가 잘 되는 동은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으로 2억3300만원으로 나타났고, 안양시 범계동이 2위로 2억원, 서초2동이 1억9000만원으로 3위에 랭크됐다.

하지만 일선 개원가에서는 전혀 납득할 수 없는 통계라고 분개하는 입장이다. 이런 통계 오류는 모 치과전문지 칼럼에서도 게재된 적이 있다. 이 칼럼에서는 동네 상권분석을 분석한다면서 압구정동은 월평균 1억6000만원, 청담동은 2억원, 압구정동 상위 20%의 월매출이 5억6000만원으로 묘사됐다. 해당 칼럼을 집필한 모 세무사는 결국 독자에게 사과를 표명하면서 사태가 일단락 된 바 있다.

지방의 한 개원의는 “이런 과장된 통계는 신문뿐만 아니라 방송에서도 다루는 걸 들은 적이 있다”면서 “‘통계 내용이 사실일까? 난 뭐하고 살았나’ 하는 생각이 솔직히 든다. 개원이 잘 안 되는 것을 아는 저도 이런 내용 때문에 상처받는데 치과의사의 어려움을 알지 못하는 일반인은 뭐라고 생각하겠느냐”며 허탈한 마음을 표현했다.

통계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최용근 원장은 “칼럼에서 인용된 N 사에 통계의 기반이 된 자료를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며 “통계 모델링은 영업비밀이고, Raw Data도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N 사 관계자는 “통계에 있어서 오류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치과의 경우 건수가 많지 않아 카드 사용 데이터를 가져오는데 있어서 오류가 있었다”며 “부정확한 내용이 나가지 않도록 치과만의 특수성을 반영한 통계를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