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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말이 옳을까?

월요시론

사람들이 모여 살다보면 항상 시비가 붙게 되고 옳고 그름을 따지다 보면 내 편, 네 편이 생겨나게 됩니다.

그러다가 감정이 격해져서 개인간이나 사회, 국가간의 다툼과 분쟁이 일어납니다.

아마도 사람들이 존재하는 한 없어지기 어려울 것 입니다.
부부간이나 지역사회간이나 국가끼리의 문제도 옆에서 살펴보면 사실 일방적으로 한 손을 들어주기가 어렵습니다.

싸우고 있는 부부에게 다가가서 남편의 말을 들어보면 부인이 세상에서 인간성이 제일 나쁜 여자 같고, 부인의 말을 들어보면 남편이 세상에서 제일 무책임하고 비도덕적인 남자 같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비난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이건 단체이건 국가간이든지 모두 자기의 위치와 입장이 있습니다.
그 위치에서 보면 그렇게 보일 것입니다.

서울의 남산 타워를 강북에서 바라보는 모습과 강남에서 보는 모습은 다릅니다.
제 각각의 위치에서 보면 그 모습이 맞습니다.

맞기 때문에 확신을 가지고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고 목숨까지 불사하면서 다투게 됩니다. 강북 사람이 강남에 가서, 강남 사람이 강북에 가서 바라보지 않으면 서로 이해하고 화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정신의학에서도 그렇게 자기를 떠나서 상대방의 입장으로 되돌아가서 역할 바꾸기를 시도함으로써 해결 방안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자기나 사회, 국가의 정체성을 교육받고 자라왔기에 무의식적으로 내 입장에서 보는 것이 습관화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노력을 많이 하지 않으면 나를 객관화 시키기 어렵습니다.
내 입장에서 보면 모든 것이 이해가 되고 옳게 보이기 때문에 반대 의견을 만나면 부당하게 보이고 화가나고 억울한 생각이 올라옵니다.

그래서 내 생각이 주관적인 의견이 아니라 객관적이라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서 동조자들의 의견을 끌어 모으고 누구나 인정하는 책을 인용하기도 하고 학술적인 보고서도 언급합니다.

이렇게 내 입장에서만 살다보면 사는 것이 힘들어 지고 억울한 일도 많이 생기고 다툼이 끊이질 않아 한 평생이 상처 뿐입니다.
내 의견과 같거나 비슷하면 좋아하고 애정이 생기고 그렇지 않으면 미워하며 적대적 감정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러다가 상황이 바뀌면 애정이 원수로 원수가 친구가 됩니다.

차를 운전할 때 과속으로 달려오던 차가 나를 앞지르려 하면서 접촉사고를 냈을때 내 입장에서 보면 불법 과속 운전이기에 화가 나고 거기다가 음주까지 했다면 이것은 용서할 수 없는 일로 경찰서에서 최대한의 처벌을 요구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 운전자가 집에서 술을 먹고 있다가 아내가 갑자기 출혈이 오면서 쓰러져 생사를 다툴때 응급실로 가는 도중이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 화를 내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것은 상대방이 잘해서가 아니라 나를 떠나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했기 때문입니다.

연락없이 직장에서 늦게 일하다가 집에 들어왔을때 문을 열어주는 아내가 버럭 화를 내면서 말이 거칠어 집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온 남편은 따뜻한 미소는 고사하고 화내는 얼굴에 짜증이 올라오면서 서로 다투게 됩니다.

남편은 연락없이 안들어오는 아내의 기다리는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기다리지 않으면 화낼 일도 없습니다.

아내는 남편의 얘기를 들어보지 않고 자기의 입장에서 쌓아온 감정을 폭발 시켰습니다.

우리는 항상 모든 문제에 부딪칠때 옳으냐, 그르냐고 하는 이분법적 사고에 습관적으로 반응합니다.

그것이 항상 자기의 입장에서만 보기 때문에 개인간이나 사회적, 국가간의 피할수 없는 갈등을 불러옵니다.
자기의 입장을 떠나서 세상을 본다는 것이 그리 쉽지 않아 보입니다.

강남사람이 남산 타워를 볼때 그 모습이 절대적으로 옳고 나머지는 그르다고 할때 그러한 입장으로 살아가는 개인이나 사회, 국가는 늘 충돌을 피할수 없고 화합되고 소통되는 유연한 개인, 사회가 아니라 딱딱하고 경직된 어두운 세계에 살게 됩니다.

상대방에 대한 이해는 내가 손해보고 내가 그르다는 것이 아닙니다.
이해하면 내가 편안하고 행복해지게 되고 개인, 사회적 소통으로 인한 이익들도 많이 찾아오게 됩니다.
요즘 언론에서 보면 개인적, 사회적, 국가간의 이해의 충돌이 심하게 나타납니다.
이러한 갈등의 사회에서 자기의 입장을 떠나 상대방을 이해함으로써 화합되고 소통되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간절히 바래봅니다.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