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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 그리고 플라즈마

월요시론

‘꽃보다 청춘’이라는 예능프로그램에서 아이슬란드를 방문하는 내용을 방영하였습니다. 화제가 되었던 오로라는 주로 극지방에서 관찰되며 Iceland의 Reykjavik, 캐나다의 Yellowknife, 노르웨이의 Tromso, 알래스카의 Fairbanks 등이 오로라로 유명한 관광지라고 합니다. 저 역시 아직까지 직접 본적은 없습니다만 신비롭고 아름다운 오로라 현상은 지구의 자기장과 플라즈마가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합니다.

플라즈마란 초고온에서 음전하를 가진 전자와 양전하를 띤 이온으로 분리된 기체 상태를 말하며 전하 분리도가 상당히 높으면서도 전체적으로 음과 양의 전하수가 같아서 중성상태가 됩니다.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볼 수 있는 인공적인 플라즈마 상태로는 형광등, 수은등, 네온사인, PDP(plasma display panel) 등이 있습니다. 태양으로부터 지구로 전달되는 플라즈마인 태양풍(Solar Wind)은 강력한 에너지를 가진 양성자나 전자 그리고 감마선이라고 하는 중성입자 등을 포함하고 있어 생명체에 해롭습니다. 이러한 태양풍의 방사능을 막아내는 기본원리가 바로 지구를 감싸고 있는 지구의 자기장이며 이 부분을 반앨런대(Van Allen Belt)라고 부릅니다. 지구의 남극과 북극을 연결하는 자기장이 지구의 보호막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자기장이 수렴하는 극지방에서 우리는 태양으로부터의 플라즈마를 지구 자기장이 보호하는 모습을 우리의 눈으로 볼 수 있으며 그 것이 바로 오로라 입니다. 오로라를 본다는 것은 지구가 자기장에 의해 보호되고 있다는 것이며 해로운 방사능이 튕겨져 나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대목에서 우리 치과계를 대입해보게 됩니다. 치과계를 보호하며 또 전문직이라는 의료인의 위치를 보호해주는 지구의 자기장과 같은 존재는 무엇일까요? 흔히들 불법 네트워크 치과가 나쁘다고 합니다. 그 것을 막기 위해 1인 1개소의 원칙은 매우 중요하다고 합니다. 올바른 생각을 가진 치과의사가 지금부터 3일은 도심에서, 3일은 전원주택 근처에서 진료를 하다가 서서히 나이가 들어가며 전원주택 쪽으로 치과를 옮겨가는 모습을 나쁘게만 볼 수 있을까요? 불법 네트워크가 아니더라도 서너 명이 각자의 명의로 여러 곳의 치과를 개설하여 돌아가며 진료를 하거나 후배명의로 또 다른 치과를 개원한 치과의사도 있습니다.

1인 1개소 원칙을 피해 사욕을 채우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과연 법이 의료인의 전문성을 지켜주고 있을까요? 의료광고규제가 풀린다고 걱정이 많습니다. 지금 당장 인터넷 신문기사의 하단을 보십시오. 낯뜨거운 광고들은 모두 지금의 심의를 교묘히 통과한 것들입니다. 이벤트를 내건 광고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의료광고 사전심의와 같은 규제가 그러한 것들을 막아주고 있나요? 지금 여러분은 극지방의 오로라와 같이 치과의사의 전문성이 보호받고 있다는 증거를 찾아볼 수 있습니까? 최근 개원을 앞둔 후배들을 대상으로 직업윤리에 대한 강의를 하였습니다. 환자에게 서비스업으로 인식되어버린 치과의사의 존재감, 동료를 믿을 수 없게 되어버린 현실, 치료비 할인과 이벤트 등을 하고 있는 주변의 선후배. 이러한 환경에게 개원을 해야만 하는 후배들에게 선배로서 미안하다는 말을 수 차례 했습니다.

치과계의 오로라는 전문가로서의 직업윤리입니다. 컨설팅이나 마케팅이라는 명목으로 치과의사를 노리는 비윤리적인 사람들로부터 치과의사를 지켜내는 방법은 스스로의 직업윤리를 확고히 하는 일입니다.

이제 막 개원을 시작하는 후배들을 그리고 앞으로의 대한민국의 치과의사의 자존감을 지켜주도록 선배들은 직업윤리를 보다 확고히 하여 든든한 보호막을 만들어 주어야 할 것이며 대한치과의사협회는 그러한 보호막이 작동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오로라와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박창진 미소를만드는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