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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않은 길, 가보지 못한 길

시론

2014년 4월 16일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너무나 안타깝고, 부끄럽고, 가슴 아픈 날이라 아니할수 없다. 다시는 상상조차 하기 싫은 그날이지만 얼마후면 벌써 사건 2주기가 된다.

특히 안산시 치과의사회 회장으로서 재임중 일어난 일이라 더욱더 뼈 아프게 느껴진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건, 성수대교 참사, 판교 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건 등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이른바 후진국형 재난이 재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고만 나면 안전 점검 미비에 대한 반성, 안전교육에 대한 중요성 강조, 사고 발생 방지를 위한 대책반 마련 등 사후 처방에 대한 미봉책만 난무하다가 어느 순간 슬그머니 그것 마저도 사라지고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익숙한 일상으로 돌아가길 반복하고 있다.

어느 강의에서 들은 얘긴데 피아니스트가 뮤지션으로 되는건 어렵지만, 좋은 선생님 밑에서 열심히 노력하면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뮤지션에서 아티스트로 가는 길은 피아니스트에서 뮤지션 되는 것보다 몇 천배이상 어렵다고 한다. 피아니스트에서 뮤지션으로 가는 길은 있는 길을 가는 단계지만 아티스트는 항상 창의적이고 창조적이어야 한다.

즉 남이 가지 않은 길을 먼저 보고, 없는 길을 열면서 가는 단계로서 난이도는 상상을 초월하게 달라지는 것이다. 이러한 아티스트는 피아노를 완벽히 구현해서 음악을 표현하는 뮤지션단계에서 인간을 표현하는 경지에 이르는 탁월함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가 중진국 레벨까지는 있는 길을 가는 단계에서 눈부신 성장과 발전을 했다. 하지만 더 이상 선진국 레벨에 진입하지 못하는 이유가 위에 뮤지션과 아티스트의 차이로 설명되지 않을까 한다. 있는 길을 가는 단계에서는 큰 성공을 거뒀지만 창의적이고 창조적이어야 하는 선진국 레벨에 진입하기는 아직도 많은 노력과 지성적 활동이 필요하다.

얼마전 EBS방송에서 서울대에서 A학점 받는 법이란 프로그램에서 우리나라 대학교육의 문제점을 심각하게 제시해 주었다.

서울대에서 2학기 이상 A학점을 받은 학생들 중에 자기의 공부방식을 기꺼이 공개하겠다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도 몇시간하고, 수일동안 각 학생을 관찰하는 등 꽤 정밀하게 조사하였다고 한다. 헌데 과에 상관없이 그 학생들의 공통점이 발견되었다.

A학점을 받은 학생들의 공통점은 노트 필기시 요약해서 필기 하는 것이 아니라, 강의 내용을 하나도 빠짐없이 필기한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교수님의 농담까지 적는다고 하니 놀라운 사실이 아닐수 없다. 시험 답안도 개인의 창의성이나 다양성은 온데 간데 없고 오로지 교수님의 강의 내용을 잘 옮겨놓은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받고 자기의 생각을 적은 학생들은 안좋은 성적을 받고 있다고 한다.

A학점을 받은 학생들한테 만약 교수님과 너와의 생각이 틀리다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두말없이 ‘교수님이 저희보다 많이 배우시고, 더 잘 아시니까 교수님이 맞겠죠’라고 대답하였다고 한다. 이 방송을 시청하고나서 우리나라 최고의 지성인들이 계속 남이 간 길만 열심히 달리는 중진국적 트랩에 갖힌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암울하다 할 것이다.

다양성과 창의성이 배제된 교육환경에서 상상력과 창조적 힘이 피어오르기는 힘들것이며, 이러한 자연과학에 기반하는 상상력과 창의력이 없다면 세월호 사건같은 후진국형 사건은 끊임없이 일어날 것이다.

일본에서는 바이러스 대유행(pandermic)에 대비해서 5년동안 보관할 수 있는 물을 준비하는 등 매뉴얼이 있다고 한다.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과 상상력을 동원해서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믿는대로 보지말고 보이는대로 믿으라는 아인슈타인의 말이 필자에 피부속 깊이 와닿는다.
세계운동에 대해 자기의 기준이나 신념, 개념갖고 세계운동을 본다면 왜곡되고 놓칠수 있는 부분도 많지만 세계가 움직이는대로 보고 편견없고 기준없는 생각에서 거기에 대한 적절한 반응이나 예측이 상상력이나 창조적 힘이 아닐까 싶다.

필자에게 재수하는 둘째아이가 있는데, 재수를 하면서 멘탈이 많이 약해졌다.
미래를 걱정하고 자기 성격상 사회생활 하기도 힘들거 같다는 등 소설을 쓰고 할때면항상 하는 말이 미래는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준비하는 것이라고 얘기 해주곤 한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준비하지 못하면 암울한 미래만이 우리를 기다릴 것이다.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하상윤/하상윤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