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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신형

시론

한 명 종신형을 살리면 나머지는 절대로 안 합니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지난 SBS 스페셜은 ‘성형외과의사의 고백’이란 제목으로 방영되었습니다. 오늘 제 이야기는 그 프로그램에 대한 것입니다. 간호사가 지방흡입수술을 하는 장면의 CCTV로 프로그램은 시작됩니다. 원장이 교육을 시킨 직원들이 지방흡입을 하고 봉합까지 시행합니다. 의사가 할 일을 다하는 체계적으로 되어 있는 병원이라고 화면을 보며 누군가 한탄스럽게 이야기하는군요. 몇 개의 부작용 사례들이 인터뷰로 처리되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대한성형외과의사회에서 회장을 포함한 5명의 성형외과의사가 공식인터뷰에 응했습니다. 방송국 현장에 5명이 모두 나와 앉아서 촬영해온 화면을 보며 이야기를 합니다. 직원이 무언가를 하는 CCTV 화면을 보며 “이렇게 하면 안됩니다” 라고 단호하게 이야기합니다. “의사들 하는 거 어깨너머로 보고 배운 사람들이… 무식해서 용감한 건지… ” 대한성형외과의사회 법제이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자꾸 우리가 쉬쉬하고 저 병원장이 의사니까 용서해주자 이런 분위기는 굉장히 바람직하지 않다” 윤리이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 행위자체(유령수술, 유령무면허수술, 시술)는 분명한 범죄행위다.  환자가 모르는 신체 상해행위를 한 것이다” 라며 단호한 의지를 밝힙니다.

봉직의로 근무한 성형외과의사는 다음과 같이 증언합니다. ‘환자가 많아 소독을 돌릴 시간이 없어 세척도 없이 소독액에 담근 후 사용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상담실장 혹은 상담코디네이터가 고객에게 권한 수술(시술)을 임의로 변경하지 말라는 지침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광고를 보고 병원을 선택한다는 답변이 전체 환자의 30.4%, 그렇기에 광고만 잘하면 한 달에 10억을 벌 수 있으며 카페 운영자를 매수하고 이를 이용해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인터넷 댓글의 반은 다 사기이며 수술 후기 등은 환자를 돈으로 매수한 결과’라고 줄줄이 털어놓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불법적인 일들이 점점 더 작은 병원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 곳을 나와 개원을 하는 과정에서 기존 병원의 직원들을 영입하여 똑같은 방식으로 병원을 운영하는 것입니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의 임원진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더 커지는 건 일단 막아야 하기 때문에 이 자리에 나왔다. 사법부에서 판단을 내려달라.” “상담실장이라는 정체불명의 사람들은 사기를 치게끔 고도로 훈련 받은 사람들이다. 반드시 의사하고 이야기하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위 유령수술이라는 것이 없어질 가능성이 있느냐는 진행자의 말에 단호하게 대답합니다. “의지만 있으면 깨끗이 사라질 수 있다. 한 명 만 종신형 살리면 나머지는 절대로 안 한다. 법정최고형을 내려야 한다. 일벌백계 해야 한다.”

우리는 어떤가요? 성형외과의사들이 더 이상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지금의 그 비윤리적인 상황과 많이 다른가요? 소공을 덮어놓은 후 치과의사는 사라지고 직원이 교정장치를 부착하는 치과, 상담실장이 초진을 하고 치료계획을 세우는 치과, 인터넷 광고와 돈 주고 적은 후기들로 도배가 되어 있는 치과 검색창. 

“레진수복은 치과의사가 해야 하는 보존치료입니다” 라고 대기실에 써 붙여 놓았다는 후배치과의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성형외과의 현실이 결코 다른 세상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며 그 비윤리적인 일부 치과의사의 행태가 다른 선의를 가진 치과의사들과 환자들에게 미치는 악행의 고리를 이제는 과감히 끊어내려는 시도를 해야만 한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협회가 보호하고 지켜내야 할 회원은 누구인가에 대해 명확하게 보여준 대한성형외과의사회에 이 자리를 빌어 경의를 표합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박창진 미소를만드는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