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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옳으면 상대방은 그른 것이 됩니다

시론

이 세상에 태어나는 모든 사람들은 모두가 다 다르게 태어납니다.
생긴 모양도 그렇지만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이 모두 다르게 돼 있습니다.
그것은 사람마다 작동하는 프로그램이 달라서 다르게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비슷하고 공통적인 부분도 있지만 같을 수는 없습니다.
이렇게 사람마다 모두 다르니 사람들이 모이면 시끄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시끄러움 속에서 의견을 나누고 항의를 하고 수긍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사람들의 사는 모습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러나 세상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소통하기가 어렵습니다.
그것은 내 위치에서 본 것을 전부라 생각하고 내가 옳다라는 것에 집착하기 때문입니다.
내 앞에 놓인 항아리를 보더라도 보는 위치에 따라 모양이 모두 다르게 보입니다.
내 위치가 한 곳에 고정되있으면 다른 곳에서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면 대화와 소통이 곤란해집니다.
소통이 곤란해지면 내가 가지고 있는 여러 형태의 힘을 이용하여 상대방을 굴복 시키려고 노력합니다.
그렇게 되면 크고 작은 충돌이 일어날 수 밖에 없고 늘 사는 것이 힘들어집니다.

자기 확신이 강하고 내가 옳다는 생각이 강한 사람일수록 자연히 주위 사람들과 부딪칠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옳으면 상대방은 옳지 않은 것이 됩니다.
내 위치에서 보면 내가 옳게 보입니다.
그러나 내 위치에서 벗어나 보지 못하면 상대방의 의견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가 힘들어집니다.
내 의견이 보는 위치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한 부분이라는 것을 인식하기가 어렵습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항상 옳고 그르고 좋고 나쁘고 길고 짧고 등등 모든 것을 이분법적으로 분별하면서 사는 것을 교육받고 자라온 탓에 무의식적으로 내 생각과 다르면 기분이 언짢아지고 상대방이 틀렸다는 마음이 올라옵니다.
그래서 상대방을 설득시키려고 하고 그것이 잘 안되면 분쟁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가정에서나 사회에서 국가적 단위에서 항상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이번 선거에서도 정치인들의 행동에서 보이듯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항상 우리는 소통과 통합을 부르짖고 있습니다.
그것을 항상 부르짖는다는 것은 잘 안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서두에 언급했지만 세상 사람들은 똑같은 사람이 한 사람도 없이 모두 다르고 생각도 다릅니다.
그 다르다는 것을 서로 인정해야 대화와 소통의 출발선에 선 것입니다.
그러나 옳고 그르다는 논리에 빠지면 대화보단 강요가 소통보단 불통이 찾아옵니다.

부부유별(夫婦有別)이란 단어가 있습니다.

이것은 차별이 아니라 유별, 다르다는 것입니다.
수직적 개념이 아닌 수평적 개념인데 과거의 정치체계에서 수직적 개념으로 바꿔버렸습니다.
부부사이도 서로 서있는 위치가 다르고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소통이 이뤄지고, 사회나 국가적으로도 서로간의 처해있는 위치를 이해할 때 대화가 가능할 것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이기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모든 것을 내 위치에서 생각하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내 생각은 내 위치에서 본 것이고 다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위치에서 본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무의식적으로 옳고 그른 것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 위치에서, 내 주장에서, 내 고집에서 벗어날 때 소통이 되고 화합과 통합이 이뤄지고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행복과 평화가 올 것입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박태관 한솔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