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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전원생 이렇다” 편견 “NO” 선배들이 갔던 길 가는게 행복

창간 50주년 특집 연중기획 : 세대공감 좌담회 (4)조선치대· 치의학전문대학원


치전원에 와 보니 치과간판 이렇게 많았나 싶어
치의 아버지한테 속았구나…힘든 직업 실감 중


본지가 창간 반세기를 맞아 대한민국 치과계의 ‘미래’를 만나는 장도에 나섰다. 지금 배움의 길을 걷고 있는 학생들은 여러 선배 개원의들의 ‘과거’이자 동시에 ‘미래’라는 점에서 앞으로 우리가 함께 할 50년의 비전을 오롯이 짊어지고 있다. 이번 창간 50주년 기획 시리즈를 통해 예비 치과의사들의 고민과 갈등, 희망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해 치과의사 세대 간 간극을 좁히고 상생의 접점을 고민하기 위한 ‘디딤돌’을 제시할 예정이다<편집자 주>.

■세대공감 좌담회

‘고구마 현실, 사이다 토크’
나이 서른이 되도록 각자가 선택한 길 위에서 열심히 달렸다. 그러다 새롭게 찾은 치과의사라는 꿈을 안고 낯선 도시 광주로 모인 네 젊은이. 이들에게 조선대 치의학전문대학원은 스무살 설레임을 갖고 입학한 첫 대학 같았고, 앞서 지나온 대학은 고교시절과 같은 추억일 뿐이다. 민주화 운동의 성지 광주에서, 그것도 5월 18일에 이들을 만나 예비치과의사로서 바라보는 현 치과계와 꿈을 들어봤다.

문승삼 : 건축과 치의학은 닮았어. 심미를 추구하고 설계에 따라 알맞은 재료를 고르고. 서울대 건축학도, 광주에서 치과의사로 재탄생.(이하  문)  

강신구 : 기공실습 나를 따라 올 순 없을걸. 치기공과 출신의 치의학도. 군대는 해병대. 선배들 반만 벌어도 만족할 듯. 어렵다 하지마. 니들이 세상을 알아? (이하  강)

박연주 : 정치외교 전공의 나무보다 숲을 보는 여장부. 미모까지 갖췄다. 치과계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생각하고 활동하는 여치 될 것.(이하  박)

이남권 : 치과의사 아버지를 따라 오랜 시간 꿈꿔온 미래. 제주도 맑은 섬에서 자라 마음이 맑은 어른아이. 환자가 행복해야 나도 행복할 듯. (이하  이)

Q 치전원 밖에서 바라본 치과의사, 이제는 예비치의 시각에선?


문: 치전원에 들어와 보니 거리에 이렇게 치과간판이 많았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치과의사나 의사나 그저 비슷한 의료계통이겠거니 생각했는데 확실히 치과의사가 손 스킬을 많이 사용한다는 생각이다. 임상적 스킬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 실습이 아무리 어려워도 열심히 하고 추후에도 실력을 계속 업데이트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박: 치의학 공부를 할수록 돈을 많이 번다는 부분보다 정말 힘든 3D 직업이라는 것을 느낀다. 감염에도 취약하고 많은 부분에 있어 어려움이 많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고민이다. 제대로 된 치료가 우선이라는 인식의 중요성을 느끼는 중이다. 

이: 아버지가 치과의사이신데, ‘아버지한테 사기 당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를 통해 치과의사의 장점만을 봐 온 것 같다. 막상 들어와 보니 평생 공부해야 하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Q 치과도 클리닉푸어 시대?

강: 선배들이 힘들다, 힘들다 하지만 경제적인 부분이나 환자상담, 인력관리 등 어떤 부분이 힘든 건지 정확히 얘기해 주지 않으면 아직 ‘공감할 수 없는 힘듦’이 아닐까. 지금으로서는 선배들 반만 쫓아가도 행복할 듯하다. 과거와 비교하지 않는다면 조금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도 어떤 선배에게 “눈물 젖은 빵 먹어봤냐? 열심히 한다고 다 되는게 아니다”라는 말 들었을 때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이 있었다.


Q ‘치전원생은 이렇다더라’ 편견, 동의할 수 없어!

이: 치전원 졸업생들은 실력도 안 좋고 마인드도 안 좋다 하는데 이는 개별 캐릭터 차이라는 생각이다. 치전원 졸업 1년차를 공보의 출신과 비교하며 실력 없다 하는데, 치전원 졸업 후 4년차와 비교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

문: 치전원 출신이 동료의식 없이 개원한다면 지탄 받아야 하지만, 한두명 그렇다고 다 그렇다는 선입견은 없었으면 한다. 치대 출신 선배들과 같이 소통하는 기회가 더 많아진다면 이런 오해는 사라지지 않을까. 우리도 의사자격만 따러 들어온 학생들이 아니고 선배들이 갔던 길 중간에 있을 뿐이라고 봐 줬으면 좋겠다.

박: 조선대 치전원 차원에서는 교수님이 다른 학부를 거쳤다는 생각을 버리고 처음 대학에 들어왔다는 마음으로 공부하라는 점을 강조해 소속감이 크고 단합도 잘 된다. 예과생과 차이 안두는 분위기가 좋다.

Q 개원 어디까지 생각해 봤니

이: 치전원생들에게 레지던트를 선택하는데 나이가 족쇄가 되는 경우는 생각만큼 많지 않다는 생각이다. 결혼한 사람의 경우 일부 그런 측면 있겠지만 오히려 전문과목을 해야 전문성을 갖추고 경쟁력을 갖춘다는 생각에 수련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다.

 박: 여자들의 경우 특히 수련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 바로 페이를 구하기 힘들거나 어린 친구들의 경우 바로 개원을 겁내하는 경우도 있어 더 전문성을 가지려 한다. 요즈음은 서울이나 경기지역이 치과의 무덤이라 한다는데 지방에서 개원하는 것도 장점이 있다는 생각이다. 환자 컨트롤적인 면에서 더 수월하다는 얘기도 있다. 지방에서 치전원을 다닌 것이 먼저 지역사회 개원가 특성을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1학년 때와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문: 마음속으로 누구나 내 병원을 꿈꿀 것이다. 과정이 다를 뿐 최종적으로는 모두 개원이 목표이지 않을까.  

Q 그럼에도 희망은 있다. 내가 꿈꾸는 치과의사

이: 사람을 되게 좋아한다. 환자 페인 컨트롤이 주 업무이지만 환자 개인감정을 공감하고 소통하는 치과의사가 되고 싶다. 환자가 행복해야 내가 행복할 것 같다. 아울러 치과의사로서 자부심과 자존감을 지켜나가고 싶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로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기도 하지만 이는 도덕적인 자세를 먼저 갖춘 다음의 일 아닐까. 

박: 나중에 개원을 하면 내 병원에서의 생활이 가장 큰 부분이 되고 같은 일상이 반복될 것이다. 이때 환자와 나만 생각하는 작은 시각에서 벗어나 치과계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까지 생각하는 치과의사가 되고 싶다. 원래 전공이 정치외교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사회적·정책적 부분도 생각하며 치과의사에게 유리한 제도를 만드는데 신경 쓰고 싶다. 

강: 막연히 훌륭한 치과의사 되겠다가 아니라 이제는 현실이기에 많은 고민 중이다. 이 일은 환자가 없으면 의미가 무색해 지는 직업이란 생각이 든다. 입안의 불편감 뿐 아니라 환자의 모든 아픔을 헤아려주는 치과의사가 되고 싶다.  

문: 과거를 생각해 보면 치과치료를 받으며 충분한 정보전달을 못 받았단 생각이 든다. 이제 그 과정을 알아가며 설명에 대한 부분을 많이 생각하게 된다. 단순히 병보다 사람을 대한다는 마음으로 환자에게 신뢰감을 주는 치과의사가 되고 싶다.
정리·사진 = 전수환 기자


돌발 질문============================================


나에게 광주란?

민주화 성지, 빛의 도시
제2의 고향,  처갓집

강: 광주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시발점으로 광주시민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민주주의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이 민주사회로 갈 수 있는 희생이 있었던 곳.

이:  광주가 빛 광자를 쓰는데. 민주주의의 빛. 내 인생에도 빛. 치의로서 인생 살기 위해 빛이 되어준 도시. 이 빛을 얻어 내가 빛을 뿌리는 날을 기다린다.

박: 처음 치전원 면접 보러와 충장로에 숙소를 잡았는데, 주변 시민들이 이곳이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적전지라는 얘기들을 했다. 그때 아직도 광주 시민들에게는 그날의 자부심과 슬픔 같은 것이 많이 남아있구나 생각을 하며 시민들의 열정을 느꼈다. 이제 나에게 광주란 제2의 고향. 내가 사는 곳이다.

문: 치전원 면접 보러 처음 왔다. 그런데 이제는 이곳에서 만난 사람과 가을에 결혼을 할 예정이다. 나에게 광주란 치의학 공부와 결혼을 하게 해 준 곳. 광주는 이제 내 처갓집이다.

Interview_ 김흥중 조선대 치의학전문대학원 원장================

"동료애=환자애
술기·인격 갖추며
천천히 함께 가야"

“1~2등을 하는 것보다 동료들과 천천히 함께 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김흥중 조선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원장은 평소 학생들에게 이 점을 강조하고 학생교육에 있어서도 ‘1~2점 높은 학생을 뽑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치과의사를 만드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학생교육과 지도에 임하고 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원장실과 연구실은 학생들이 편하게 들어와 고민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김 원장은 “학교는 학생이 중심이어야 하고 학생들이 즐겁고 편하게 학교에 다니도록 해야한다”고 학생을 최우선적으로 염두에 두면서 “팀웍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천천히 함께 갈 수 있도록 함으로써 졸업 후에도 동료의식을 갖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동료의식과 팀웍을 중요시하는 인성교육을 위해 조선치대는 동창회와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으며, 4학년 때 소록도병원에서 3박4일 현장교육, 동문들과 멘토-멘티제도, 동창회가 주최하는 신입생 환영회 등과 같은 프로그램 운영하고 인문학도 강조하고 있다.

현재 치과대학으로 전환해 선발한 예과 1, 2학년생들의 인문학 강의도 크게 늘렸고, 수업시간 외에도 봉사, 문학, 학회활동도 중요시 하고 있다. 3, 4학년 때 이뤄지고 있는 직업교육도 스타를 초청해 특강을 하는 것 보다 다방면에 있는 이들을 초빙해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방침과 동창회와 끈끈한 관계가 치대 출신이냐 치전원 출신이냐에 상관없이 1회부터 37회 졸업생이 단일 기수를 사용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명칭과 같은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써 조선치대 출신의 동료애를 형성하는 톡톡한 역할을 했다.

치전원장을 한차례 연임함으로써 3년차를 맞고 있는 김 원장은 “치과의사는 환자에 대한 사랑, 휴머니티를 가지고 있어야 하고 동료애와 동료간의 팀웍이 교육에 녹아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1등을, 수재를 길러내는 교육이 아니라 모든 학생이 양질의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김 원장은 최근 치과계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부 문제도 팀웍이 붕괴돼 발생하는 것임을 지적하면서 국회의원, 구청장이 되는 것도 필요하지만 사회에서 솔선수범하면서 절제하고 겸손해하는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하는 ‘진정한 리더’가 되라고 강조하고 있다.

물론 김 원장은 인격과 함께 술기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술기와 인격 어느 하나가 커도 적어도 안된다. 자기 전공에 대해 기본진료는 완벽하고 깔끔하게 할 수 있도록 교육받아야 하고 이를 판단할 수 있는 인격도 갖춰야 한다.” 

김 원장은 “변화되는 환경에서 너무 급하게 가지 말라”고 학생들에게 강조했다. 예전과 달리 치과의사의 현실적인 수입과 사회에서 바라보는 위치가 떨어졌다고 하지만 천천히 생각하면서 단계적으로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하나씩 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항상 자기가 속해있는 집단이 어느 방향으로 갈지 고민하라’고 김 원장은 학생들에게 당부했다.

이윤복 기자 bok@dailydenta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