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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아니다’보다 합리적 고민을

사설

치협이 지난 5일 치과의사 보톡스 시술 관련 ‘대국민 성명 및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 6월 의협이 기자회견에서 ‘치과의사가 미간, 이마 등에 미용 보톡스 시술을 하면 안 되는 열 가지 이유’라는 책자를 배포, 사실을 왜곡함과 동시에 국민과 대법원의 판단을 흐리는 행태를 보임에 따라 더 이상 이를 좌시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의협 기자회견에서는 동료 의료인인 치과의사를 폄훼하는 듯한 발언까지 서슴없이 나와 의료인으로서의 기본 양식마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는 분위기도 전해진 바 있다.

치과계가 이 같은 풍파 속에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난세 속에서 얻은 것도 있다. 치협이 나서 치과진료 영역에 대해 올바로 인식할 수 있도록 대국민을 상대로 홍보함으로써 구강악안면외과를 전혀 알지 못했던 국민들도 이에 대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뿐만 아니라 치과의사 보톡스 시술과 관련한 일련의 치과계 대응은 치과의사들이 힘을 합치면 못할 것이 없다는 ‘치과계의 힘’을 보여줬다.

전국에서 치과진료 영역을 사수하기 위한 성금이 치협에 답지하고 있어 대법원 보톡스 재판을 위한 법률비용 및 홍보비용으로 사용될 전망이다.

또 이번 기자회견에서는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 대한안면통증·구강내과학회, 대한악안면성형재건외과학회도 함께 참석해 한 목소리를 냄으로써 치과계가 결코 만만치 않음을 보여줬다.

아울러 구강악안면외과를 전공한 치과의사들이 팟캐스트 방송, 인터넷 블로그, 세미나 개최 등을 통해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치과계 내부적으로도 더욱 끈끈하게 단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치과의사의 보톡스 시술이 법정으로 비화되고 기자회견까지 열면서 서로의 입장에 열변을 토하는 현 상황이 일면 비극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전화위복이 돼 의료인 간 협진체계가 합리적으로 확립되고 환자들이 보다 양질의 전문적인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치과의사와 의사가 함께 고민하는 기회가 될 수 있길 바란다. 그것이 진정 국민을 위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