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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흥망성쇠 같이하는 공동운명체”

'동네치과 원장끼리 식사합시다' <19> 부여군치과의사회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하는 관계…단합 전국 최고

“우리는 공동운명체랑게~. 아마 전국에서 단합이 잘되기로 몇 번째 안에 들거여~.”


본격적인 여름휴가가 시작되기 전인 7월 25일 계백장군의 후예들을 만나러 백제의 고도부여군에 내려갔다.

이날은 충남 부여군치과의사회(회장 유일용) 회원들이 지난 4월 초에 베트남에 다녀온 뒤 3개월만에 갖는 정기모임이 있는 날. 보통 두달에 한번씩 마지막주 월요일 저녁에 모인다. “평소에는 김치찌개 등으로 저렴하게 먹는데 오늘은 외부에서 손님이 온다고 고기집에서 모였다”는 노현창 총무이사의 너스레가 옆동네 출신인 기자에게는 정겹게만 들린다.

부여군에는 작년과 재작년에 개원한 3개의 치과를 포함해 모두 15개다. 이 가운데 대형치과는 한곳도 없다. 부부치과의사 4명을 포함 총 19명밖에 안되는 조촐한 모임이지만 단합은 전국 최고라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인구수가 7만명정도인 소도시이다보니 두달에 한번씩 모여  식구나 형제들처럼 정을 돈독히 나누고 있다. 이들에게 백마강 달밤에 오르는 부소산과 낙화암, 백제왕릉원, 궁남지 등 백제역사의 숨결이 흐르는 유적지와 현대식으로 지어진 부여리조트, 롯데아울렛 등은 가까이에 있어 산책하기에 좋은 곳이다.

이날 모임에는 원로격인 김석진·양인영 원장을 비롯해 막내인 김각태 원장까지 12명이 6시 30분부터 모여들기 시작했다. 먼저온 원장들이 노승식 원장에게 ‘한옥집 짓고 있는 거는 잘 진행되고 있는 지’와 같은 최근 근황에서부터 백제대교가 몇 년도에 세워졌는 지, 군민들의 숟가락이 몇 개일정도를 다 알고 있다는 김석진 원장의 60년대말 고증까지 즐거운 대화가 계속 이어진다.


“전체를 생각해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다보니 단합이 잘 될 수밖에 없다. 아등바등 하는 치과없이 모두 잘 지내고 있다. 진료도 일찍일찍 끝내고 여유가 있어 참 좋다”는 말로  양인영 원장이 부여군 치과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같이 가족같은 분위기이다보니 부여군 치과는 모두 다 날을 정해 같이 쉬자고 결정하면 당번을 제외하고 모두 다 병원문을 닫을만큼 단합이 끝내준다. 양원장의 말대로 같은 공동운명체임을 확실히 보여주는 단합력이다.

“우린 중국과 러시아를 빼놓고 웬만한 동남아 국가는 다 가봤어~”라는 말이 농담은 아니듯 부여군 회원들끼리 홍콩, 태국, 필리핀, 일본 등을 함께 여행하며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다. 지난 4월 초에는 그동안 적립해둔 비용으로 12명이 베트남 호치민시로 단체여행을 다녀왔다. “베트남에 다녀오느라 회비가 다 바닥났응께 빨리 회비 좀 내주쇼잉~”라며 노현창 총무의 채찍질이 이어진다.


유일용 회장은 “날도 더운데 진료하느라 고생이 많습니다. 제일 중요한 건 건강하게 치과진료를 오래하는 거라며 건강을 챙기라”는 말로 이날 모임에서 인사를 하면서 회원들의 건강과 치과의사회의 발전을 기원했다.

부여군 치과의사 회원들은 몇 년에 한번씩 해외만 나간다고 놀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평일에 골프팀 1팀을 꾸리기도 어려울만큼 골프에 관심이 많아 보이지도 않고 모임도 9시 전에 일찍 끝내는 편이다. 얼마 전에는 밤 11시까지 임플란트 세미나에 열중하기도 했다. 물론 원로들이 가장 앞에 앉아 열중하는 모범을 보였다.

“인근까지는 오긴왔는데 부여에는 아직 이상한 치과가 없어요. 서로 싸우지 않고 날세우지 않고 지내는 게 부여만의 큰 장점이지요. 어떻게 하면 보다 즐겁게 지낼까 궁리만 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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