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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없는 환자 부끄럽지 않은가

사설

의료진은 안중에 없고, 주변 환자의 심기가 불편하든지 말든지 아랑곳 않는 밉상 환자들이 문제다.

치과대기실을 마치 커피숍처럼 착각하고선 커피에, 신문에 게다가 고성으로 전화통화를 하면서 몇 시간 씩 업무를 보는 환자, 급한 진료도 아니면서 치과 마감시간을 넘겨 내원해 꼭 진료를 받아야겠다고 우기는 환자, 애완견을 ‘우리 아기’라고 하면서 진료 받을 때 항상 동행하는 환자, 대기실 물품을 자신 개인의 물품처럼 함부로 사용하거나 가져가는 환자, 심지어 욕설이나 폭행까지도 일삼는 환자. 이처럼 자신만 우선시하는 환자들 때문에 치과의사와 직원은 고달프다고 하소연한다.

물론 이런 평범한 범주를 벗어나는 극단적인 환자의 모습은 극히 일부의 실상이겠지만 개원가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일이기 때문에 의사와 환자 관계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치과의사라는 면허를 취득함으로써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경제적으로 유복함이 보장됐던 시대는 이미 오래전에 지나갔다. 하나의 사업체를 운영하는 경영주 마인드는 기본이고, 직원에게는 모범적인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며, 환자를 진심으로 보살펴야 하는 박애주의 정신까지 겸비한 전인적인 의사상이 요구되는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의료계는 다른 직업군보다 높은 도덕성까지도 요구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내부적으로는 자율적인 정화운동이 지속적으로 펼쳐져 왔다. 치과계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자연치아아끼기운동이나 우리동네 좋은치과 캠페인, 치과의사 윤리선언 등은 더 좋은 치과의사가 되기 위한 자발적인 실천 운동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환자들도 의사에게 요구만 할 것이 아니라 변해야 한다. 의료진에게 더 높은 윤리의식과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환자들도 이에 맞는 예의를 갖춰야 하지 않을까. 의료진은 지역사회의 공공의료를 위해 일익을 담당하고 있으며, 병?의원은 공공장소라는 것을 환자들은 유념해야 한다. 의사에게만 좋은 의사가 되라고 요구하라는 법은 없다. 이젠 좋은 환자 윤리강령이라도 제정돼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