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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성 피부누공 환자 진단까지 평균 7.9개월 소비

만성 치아질환으로 치통 못 느끼는게 주원인
오진으로 피부과·성형외과 전전 치료시간 낭비

치성 피부누공(odontogenic cutaneous sinus tract) 을 진단 받은 환자의 상당수가 정확한 병명 진단 후 본격적인 치료를 받기까지 타 의료기관을 전전하며 평균 7.9개월을 허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치성 피부누공 환자 대부분이 만성적인 치아 질환이 서서히 진행되면서 ‘치통’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치아가 원인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한 환자들은 대부분 피부과 등 의과를 먼저 찾았지만 의료진들 역시 치아문제를 간과해 ‘오진’하면서 오랜 기간 불필요한 치료를 시행한 경우가 많았다.

김성준, 감세훈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치과학 교실 연구진이 지난 2009년부터 2015년까지 7년간 제주 소재 대학병원에 내원해 치성 피부누공으로 진단 및 치료를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추적,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흔히 관찰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닌 만큼 7년간 추적 조사한 환자 수는 8명이었다.

8명 환자 모두 치과에 초진으로 내원해 진단한 경우는 없었으며, 병원내 타과에서 의뢰가 됐거나 타 진료기관에서 진료 받은 적이 있었다.

방문한 타과 및 타 진료기관수는 평균 2.8회였다. 피부과(6회), 성형외과(8회), 이비인후과(3회), 개인치과(1회), 종합병원치과(2회) 기타의원(2회)등이었다.

환자들은 이들 기관에서 생검, 절개 및 배농, 레이저 치료, 주사 치료, 누공절재 수술과 더불어 전신적 항생제 복용 등 오랜 기간 불필요한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치료과정에서 일시적 완화와 재발을 반복해 타 병원으로 내원 하거나 전원 됐다.

마지막에 치과로 내원 후 치근단방사선 사진촬영, 치과용 Cone beam CT 촬영, GP Cone tracing 시행 등으로 ‘치성 피부누공’을 진단 받은 환자는 7명. 이들 중 6명은 근관치료, 1명은 발치 후 피부누공에서 배농이 사라지고 재발이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장기화된 피부누공으로 대부분 ‘흉터’가 남았다.

# 80%가 하악 치아와 연관

연구진은 과거 연구들에 따르면 치성 피부누공의 형성 및 발향은 원인 치아의 위치, 중력 등에 의해 결정된다고 알려져 있는데, 약 80% 가량이 하악 치아와 관련이 있고, 20% 정도는 상악치아와 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상악의 경우 중절치, 견치, 제1소구치는 순측, 제2소구치와 대구치는 협측으로 치근단 농양이 확산되는 경우가 많고, 비강이나 안검 내각 및 비순 주름에서 흔히 관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악의 경우 중절치와 견치는 순측, 측절치는 설측, 소구치와 대구치는 협측으로 진행이 쉬우며 턱 주위에서도 흔하게 관찰됐다.

이번 추적 연구에서도 누공의 위치가 하악턱 끝 주위가 3증례, 뺨, 코 주변부가 3증례, 하악체 및 악강이 2증례였으며 상악이 3증례, 하악이 5증례로 동일한 비율로 나타났다.

# 암이나 중병 오인해 심적 고생도

연구진은 또 “이번 연구는 차트를 통한 후향적 연구이기 때문에 이로 인해 초진기록지에서 이전 치료에 대한 기록이나 최초로 발병한 시기가 정확하게 기술되지 않은 경우도 있다”며 “이를 고려한다면 7.9개월 보다 더 긴 기간동안 치성 누공을 오진해 불필요한 치료를 계속 받거나 잦은 재발로 인해 암이나 중병으로 오인해 심적으로 고생한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특히 “여러 의료기관을 거치는 중에 치과에서도 환자가 치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치아와 관계된 검사를 소홀히 하거나 방사선 사진촬영이나 보조적인 GP cone tracing을 시행하지 않아 정확한 진단을 하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면서 “안면부에 발생한 피부 누공의 진단시 치아질환이 의심되면 구강검진과 방사선검사를 시행해 누공의 위치와 개통된 원인 치아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