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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건강=전신건강” 세계가 한 목소리

“지금이 치과계 발전 호기”
박영국 치전원장, 정책연전문가과정 강연

“UN을 비롯해 WHO, FDI 등 세계적 기구들이 구강건강과 전신질환에 대한 상관관계를 강조하면서 각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는데, 유독 한국만 이 흐름에서 비켜나 있는 것 같다. 지금이 치의학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니셔티브를 잡아야 한다.”

지난 23일 신흥 본사에서 진행된 치과의료정책연구소(소장 홍순호·이하 정책연) 정책전문가 과정 3강의 연단에 선 박영국 교수(경희대 치전원장)는 “지금이 대한민국 치의학계가 발전할 수 있는 적기이며, 최적의 구강건강을 위한 이니셔티브를 주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사진>.

이날 ‘치과의료정책의 방향 및 과제’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 박영국 교수는 ‘자율성(autonomy)과 이타주의(altruism)’이라는 근간에서 사회중심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정책의 방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신질환의 게이트키퍼’로서 자리매김 하고 있는 각국 치과의사회와 세계 기구의 노력에 대해서 장시간 설명했다. 박 원장은 “급격한 사회변화로 전통적인 치과의사-환자-사회 관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며 “급변하는 사회환경에서 치의학의 명확한 가치설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서두를 뗐다.

# 자율성+이타성 결합 사회중심가치 실현해야

박 원장이 ‘사회중심가치’의 실례로 거론한 사례를 기술해 보면 이렇다. 첫 번째로 2012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42차 세계경제포럼. 이 자리는 자본주의의 위기 못지않게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비전염성질환(NCD: Non Communicable Diseases)에 대해 강조됐는데, 중요 테마 중 하나가 구강질환이었다.

이 흐름을 타고 2013년 이스탄불에서 열린 세계치과의사연맹(FDI)에서는 “구강건강이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인 동시에 전신건강과 행복한 삶을 이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선언을 채택한다. 구강건강이 인간 기본권의 영역으로 주창된 기념비적인 선언으로 평가된다.

2014년 세계보건총회(WHA)의 마거릿 챈 의장이 충치와 당뇨병과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강조하면서 구강건강이 전신건강을 담보하는 첫 걸음임을 공식적으로 언명했다.

이 지점에서 일본치과의사회(JDA)의 활동이 눈에 띈다. JDA는 2015년 세계보건기구(WHO)와 함께 이른바 ‘건강지속권을 위한 구강보건 도쿄선언’(이하 도쿄선언)을 채택하고, 구강건강 역시 인간의 중요한 기본권임을 선언했다.

박영국 원장은 “JDA의 경우 일본 사회의 노령화라는 화두를 끝까지 놓지 않고 구강건강 정책의 목표를 명확하게 끌고 나가고 있다”며 “가령 심혈관 질환이라든가 노인성 폐렴 등과 치과 치료와의 상관관계에 대한 에비던스 등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가면서 일본정부를 압박, 정부가 노인 및 자국민의 구강건강에 대해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올해 3월 열린 세계구강암포럼(Global Oral Cancer Forum)에서는 33개국이 참여, 세계적으로 매년 50만 명이 걸리고, 15만 명이 사망하는 구강암에 대한 심각성과 구강건강의 중요성을 공유했다. 우리나라는 참여하지 않았다.

박영국 원장은 “치과의사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이 우호적이지 않은 이유는 우리 스스로 사회와의 관계 구축에 미숙했던 탓이 아닐까?”라고 반문한 뒤 “이렇듯 치의학과 관련한 세계의 여건이 매우 좋은 상황인데, 이때 자율성과 이타성을 핵심으로 하는 사회중심가치를 정책 방향의 중심에 놓으면 치과의사의 직업적 자존감과 미래의 먹거리,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