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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제에 따른 언론의 역할과 책임

양영태의 시사평론

치과계에도 직선제가 시작됐다. 많은 우여곡절 끝에 선택된 직선제이니만큼 여느 단체 직선제보다 제대로 치러져서 후대에 많은 귀감이 될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첫 단추를 잘 여며야 나머지 단추도 잘 마무리되듯이 내년에 치러지는 첫 직선제는 보다 공명정대하고, 보다 더 도덕적이며, 보다 정책적인 선거가 돼야 할 것이다. 그동안 선거 때마다 치과계까지 불필요하게 정치인 흉내를 내며 악성루머와 상대에 대한 비난을 일삼는 일이 비일비재했지만 이제 그런 추악한 모습은 더 이상 치과계에 보여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보다 직선제를 하면서 가장 먼저 걱정되는 것은 언론이다.

종전의 언론들은 비교적 나름대로 정론을 지키려고 애를 썼고 실제 선거에 관한한 다른 사견이나 불필요한 기사를 배출하거나 생산하지 않고, 있는 사실을 가지고 보도해 왔다. 그런 점에서 치과계 여타 언론들이 그동안 보여준 이러한 자세와 공평하고 합리적인 보도 행태를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직선제가 되면서 언론환경은 많이 달라져 보인다. 과거에는 대의원제이다 보니 설혹 언론이 직접 나서서 검증하는 절차가 없다고 해도 너무 잘 아는 후보들을 대하기 때문에 문제가 크게 없었지만, 직선제는 1만 7000여 명으로 추산되고 유효 유권자들이 후보들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언론에 의존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점이다. 유권자들에게 후보들의 진면목을 직접 전달하는 매체로서의 기능이 대폭 강화된 것이다.

언론의 입장에서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실제 후보들을 이리 저리 검증할 수 있는 것은 언론의 기본적인 기능이자 역할이다. 그러한 역할과 가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니 앞으로의 치과계 언론에게 주어진 역할은 매우 커진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려되는 점은 이 좁은 치과계라는 울타리 내에서 언론이 어느 한 후보를 지지하며 일방적인 보도를 할 때 치과계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또한 반대로 어느 한 후보를 낙선시키려고 작정하고 비판을 가장하여 비난기사를 양산해 내며 갈등을 일으킬 때 치과계는 어떻게 감당하고 대응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최남섭 집행부가 들어선 이래 치과계는 일부 언론의 횡포로 많은 몸살을 앓아왔다. 치과계를 정치판으로 내몰고 있는 일부 세력과 결탁한 결과물이라는 것이 중론이지만, 그 피해는 집행부에 국한되지 않고 3만여 치협 회원들에게도 막대한 폐해를 입힌 꼴이 됐다.

갈등을 조장하는 언론은 결코 언론이 아니다. 언론의 사명은 궁극적으로 사회전반과 사회를 이루는 구성원인 국민의 삶을 윤택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일이다. 그러기에 정의가 필요한 것이고 부패와 부정직한 것에 대한 환경 감시가 필요한 것이다.

언론이 이런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시각의 공평함과 공정성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3년 내내 갈등을 조장해 왔던 치과계 일부 언론에게는 그러한 기본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최남섭 집행부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조롱과 폄훼일색이었다. 이를 건전한 비판이었다고 해봐야 추악한 얼굴을 손가락으로 가리는 격이 아닐까?

더욱이 가관인 것은 최근 후보로 나서고 있는 두 후보예정자에 대한 상반된 기사를 보더라도 이 언론은 균형감각을 상당히 잃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 후보 예정자에게는 있는 그대로 후보의 포부와 포럼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가감 없이 보도했지만, 또 다른 후보에게는 비난과 의혹 불리기에 치중했다. 기가막힌 언론의 횡포라고 말할 수 있겠다. 다른 언론에서는 공평하게 양 후보 예정자의 행보를 있는 그대로 보도한 것과 매우 대조적이었다.

치과계 전 회원들이 자신의 손으로 회장을 선발하는 첫 직선제를 가동하는 이 역사적인 순간에 이러한 언론의 횡포를 그대로 방치할 수 있는가?

앞으로 구성될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이를 통제할 수 있는지 모르지만 치과계 전체가 합의를 이뤄 치과계 언론의 건전한 보도 역할에 대해 논의를 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선관위를 폭넓고 정의로운, 나아가 치과계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치과인으로 임명해야 할 것이다.

자칫 언론에 재갈 물리냐는 지적이 있을 수도 있으니 그러한 오해가 없도록 합리적이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보다 세심하게 언론들의 선거보도 기준 또는 규약(?)을 자체적으로 만든다든지, 합의로 만든다든지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다.

중요한 것은 치과계 선거를 여의도 정치판으로 끌고 가서는 안되기에, 더욱이 언론에 의해 그런 잡스러운 현상이 일어나서는 결코 안되겠기에, 이 시점에서 이러한 논의를 공개적으로 언론들과 함께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

치과계 선거가 더 이상 극소수 일부 편향된 언론과 일부 세력들의 전유물이 되지 않으려면 치과계 전체 언론의 역할이 공정하고 공평해야 하기 때문이다.

치과의사협회 회원들이 이번 처음 시작하는 역사적인 직선제 선거에 ‘환경 감시자’ 로서의 정의로운 역할을 반드시 수행해야 할 불가피성을 새삼 느끼는 것은 필자의 기우인가?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양영태
여의도 예치과의원 원장
전 치협 공보이사, 시사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