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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서로 돕고 살지 제 욕심만 안 차려”

'동네치과 원장끼리 식사합시다' <29> 김천시치과의사회

 텃세 없고 배우고 가르쳐 주며 화합
오지 산간지역 주민 진료에 큰 보람

지난 18일, 기자는 사드 배치 문제로 한동안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김천시를 찾았다. 이곳에서 개원하고 있는 치과의사들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김천구미역에 내려 택시로 약속 장소까지 이동하면서 사드 배치 반대 글귀가 적힌 현수막을 무수히 많이 볼 수 있었다. ‘사드’라는 태풍이 휘몰아친 도시에 온 것을 실감 나게 하는 풍경이었다.

12시 30분, 김천 시내의 한 식당. 점심 약속 시각이 되자 이날 만나기로 한 김천분회 소속 원장들이 속속 모습을 나타냈다. 맨 먼저 기자를 반긴 건 김동인 원장(김동인치과의원)이었다.

기자가 먼저 인사말을 건넸다. “요즘 사드 때문에 많이 시끄럽지요?” 이에 대해 김 원장은 “김천역 광장에서 매일 저녁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그런데 이 사안에 대한 시각 차이가 있고 정치적으로 워낙 예민한 부분이라 뭐라 말하기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고 답했다.

곧이어 도착한 김영출 김천분회 회장과 다른 참석자들도 사드를 둘러싼 우려의 마음을 나타냈다. 사드 배치 지역은 성주로 결정됐지만 전자파 피해가 인접지역인 김천까지 미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나고 자라 이젠 삶의 근거지가 된 고향 땅에 닥친 이 같은 운명에 우려가 생기는 건 너무 당연해 보였다. 비록 나라 전체로 봤을 때는 찬성과 반대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정치적으로 예민하게 여겨지는 사안이지만 말이다.

시장기가 점점 더해갈 때쯤 주문한 ‘설렁탕’이 나왔다. 화제는 김천분회에 대한 이야기로 옮아갔다. 김영출 회장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에 따르면 김천에는 모두 30여명의 치과의사가 개원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한두 명을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회에 가입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특히 매달 첫째 주 월요일마다 시간이 허락하는 사람끼리 모여 식사를 함께한다. 이 자리에서는 각자 사는 이야기와 고민을 나눈다. 형님, 동생 하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것이다.

김동인 원장이 한마디 거들고 나섰다. “우리는 서로 자기 욕심만 차리거나 동료를 경쟁상대로 여기지 않아요. 다들 서로 배우고 가르쳐 주면서 그렇게 화합하며 살지.”

이날 참석자 가운데 유일하게 김천 출신이 아닌 지면석 원장(제일부부치과의원)은 김천에 정착한 소회를 이렇게 전했다. “사실 여기 내려오기 전에는 배타적이고 보수적인 동네일 거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전혀 그런 걸 못 느끼고 살아왔다. 텃세 같은 게 없는 도시다(웃음).”

김천분회의 활약상에 대한 자랑도 이어졌다. 무료 진료봉사에 힘쓰고 있다는 게 대표적이다. 김천분회는 이동진료차량을 이용해 산간 또는 오지 지역 어르신들을 정기적으로 찾아가 진료봉사를 하고 있다.
김영출 회장은 “지난해 김천시에서 이동진료차량을 구입했다. 이 차량을 이용해 오지나 산간지역 주민들을 찾아가서 진료해주고 있다”며 “김천도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다 보니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많이 진료하게 되는 데 너무 좋아들 하신다. 그 모습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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