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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부산싸나이’들의 펄펄 끓는 동료애

'동네치과 원장끼리 식사합시다' <30> 부산진구 분회

매월 월례모임 통해 유대감 다져

부산진구는 부산의 중심이다. 부산이 한국전쟁 와중에 임시수도가 되면서 부산의 가운데 자리 잡은 부산진구는 서면(부전동)일대를 중심으로 도시의 세를 키워 나갔다. 지금도 ‘서면로터리’ 일대에는 의료기관을 포함해 금융기관, 백화점 등 각종 주요시설이 포진해 있다. 부산시는 서면 일대를 ‘메디컬스트리트’로 지정하고, 의료관광의 메카로 육성하고 있다.

실제 약속장소로 가기 위해 저녁 7시 경, 서면역 출구로 나왔을 때 서면로터리 일대는 치과를 비롯해 성형외과, 피부과 등 의료기관의 간판으로 ‘불야성’을 구축하고 있었다. 

이곳의 터줏대감인 이동한 원장(하버드림치과그룹)은 “한번은 하도 궁금해서 서면로터리 인근 치과를 하나하나 세어봤더니 50개가 되는 기라. 30년 전에 처음 개원할 때는 부산시 전체에 치과가 120개 남짓이었는데, 지금은 부산진구에만 이보다 더 치과가 더 많습니다”라고 자기 터의 역사를 소개했다.

# “우리 분위기 참 좋지예?”

지난 10월 25일 부산진구 분회의 월례모임을 찾아 이 지역 원장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잘 뭉치는 걸로는 부산에서 둘째가라면 서럽다’는 부산진구 분회는 매달 한 번씩 월례모임을 갖고, 반회 모임까지 지원해주고 있었다. 이날 모임에도 원로 원장들을 비롯, 30대 신참 회원까지 총 30여 명이 참석해 식당이 온통 떠들썩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부산진구 원장들은 부정청탁방지법(속칭 김영란법)을 두고, 기자를 겁박(?)했다. “여기는 소고기가 싸지만 마 김영란법이 있으니께네 한 세 점만 드시고, 술은 드시지 마소.” “껄껄깔, 거 참 젊은 그래 놀려서 되겠노. 다섯 점 정도는 괜찮다 안카나.”

술이 몇 순배 돌자 구회 회장을 지내고 현재 부산지부 수석 감사를 맡고 있는 조일제 원장이 후배들에게 수삼을 직접 먹여주며 우애를 뽐냈다. 조 원장은 “우리 분위기 좋지예? 서울이 아니라 부산 어디에도 부산진구처럼 지내는 분회는 많지 않을 겁니다”라고 서두를 뗐다. 이어 서울에서 내려와 부산 개원 30년이 돼가는 김장한 원장이 말을 보탰다.

“부산진구에 치과가 제일 많이 몰려있으니 아무래도 경쟁이 느슨할 리는 없겠죠. 근데 원래 치열할수록 서로 자주 섞이고, 맞대야 돼. 안 그러면 뒤로 별짓들을 다 한다고. 부산진구는 원래 잘 뭉치기로 유명했지만, 회장단을 비롯해 원로 선배님들이 분위기를 잘 만들어 줘요.”

현재 부산진구 분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상화 원장은 부산진구에 터 잡고 있다는 자부심이 대단해 보였다. 이상화 회장은 “부산에서도 한 달에 한 번씩 이렇게 모임을 가지는 구회가 흔하지 않다”면서 “치과의사를 하면서 행복이란 게 뭐냐? 건강, 긍정적 사고, 이웃 사랑인데, 이웃동료의 얼굴을 자주 보면서 정을 섞으면 내가 행복해지고 나아가 치과 사회 전체가 행복해진다”고 말했다.

# 과열경쟁 우려감은 여전해

하지만 역시 과열경쟁에 대한 우려감도 만만치 않았다. 부산시가 외국인 환자의 의료관광을 유치하기 위해 ‘관변’ 메디컬스트리트를 조성하고, 잦아든 부작용이 적지 않아 보였다.

서면로터리 인근에서 개원하고 있는 김선창 원장은 “외국인 환자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면서 “성형외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는 한데, 그것도 사실상 구색 맞추기지 실질은 빈약하다”고 전했다.

최근 부산지역에서 논란이 된 부전동 대형 ‘먹튀치과’에 대한 논란도 여전했다. 이 치과는 호텔과 함께 문을 연 대형병원에 오픈했다가 갑자기 문을 닫으면서 약 100여 명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등 부산 개원가의 골칫거리가 됐었다. 한 원장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거길 거쳐서 온 환자 말이 교정 원장이 수시로 바뀌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다른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비급여 수가 파괴 현상에 대해서도 우려감을 쏟아 냈다. 한 원장은 “55니 66이니 노골적으로 간판을 달고 ‘치과 영업’을 하는 통에 지역 개원가가 골치를 앓고 있다”면서 “치협에서도 지부 일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해법을 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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