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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관계가 행복을 결정한다

시론

  • 등록 2016.11.15 14:06:35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다양한 상황의 많은 일에 직면하게 되고 그 일들은 잘 해결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아 힘든 시간을 갖게 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는 ‘무엇이 행복을 결정하는가?’라는 누구나 한번 쯤 생각해 볼 수 있는 질문을 하게 하게 된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 교수 로버드 월딩어는 75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의 ‘행복’에 대한 추적 연구 끝에 ‘행복’과 ‘만족감’에 관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관계(Relationship)가 인생에서 행복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만약 우리가 인생 전체를 한꺼번에 파노라마처럼 펼쳐볼 수 있다면, 사람들의 10대 시절부터 노년까지 무엇이 사람들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하는지 볼 수 있다면 어떨까? 로버트 월딩어 교수의 연구에서는 1938년부터 75년간 다양한 직업군의 724명의 인생을 추적, 해마다 그들의 직업과 가정생활, 건강 상태에 관해 설문했고, 최초의 연구대상 724명 중 60여 명이 생존해 있으며 지금도 그들은 이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모든 연구 대상자에 대한 자료와 설문조사, 의료검진, 인터뷰 등의 자료 축적 후 연구 시작 후에는 매 2년마다 방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는 참가자의 직업, 건강, 결혼과 가정생활, 사회적 성취, 친구관계 등 삶의 전반에 걸쳐 이뤄졌고 주기적인 뇌스캔과 피검사 같은 건강검진도 진행했다. 이러한 75년간의 연구 결과 분명한 메시지는 행복은 부나 성공, 명예, 혹은 열심히 노력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생활하면서 사람과의 ‘좋은 관계’가 우리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75년간 축적한 많은 자료의 인생 데이터를 통해 조사 시작 때 대상자들의 삶의 목표는 대부분 부와 명예였으나 이들이 50세 이후에 이르렀을 때는 행복하고 건강한 삶의 조건으로 ‘인간관계’를 가장 중요하게 꼽았다는 사실이다. 고독을 느끼지 않고 양질의 관계를 쌓는 것이 행복한 삶의 비결이고 행복한 삶을 위한 관계가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를 얻을 수 있었고 행복을 결정하는 이러한 ‘관계’는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 교훈은, 사회적 연결은 유익하되 고독은 해롭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 가족·친구·공동체와의 사회적 연결이 긴밀할수록 더 행복하고 신체적으로도 건강하며, 긴밀한 사회적 연결이 부족한 사람들보다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독은 매우 유해한 것으로 중년기에 건강이 더 빨리 악화되고, 뇌 기능이 일찍 저하되며, 외롭지 않은 사람들보다 수명이 짧았다 .

하지만 군중 속에서도 고독할 수 있고, 결혼해도 고독할 수 있다. 그래서 두 번째 교훈은 친구가 얼마나 많은지, 안정적이고 공인된 관계를 갖고 있는지가 아니라, 관계의 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근거로 갈등 속에서 사는 것은 우리 몸에 아주 나쁜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바람직하고 따뜻한 관계는 건강을 지켜준다. 바람직하고 친밀한 관계가 나이 먹는 고통의 완충제 역할을 해주는 셈이다. 세 번째 교훈은 좋은 관계가 우리의 몸뿐만 아니라 뇌도 보호해 준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상대방이 자신들이 힘들 때면 의지가 되어줄 거라고 믿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기억력이 더 선명하고 오래 가고 건강함을 나타냈다.

실험의 연구대상들도 젊은 시절에는 대부분 부와 명성, 높은 성취를 추구해야만 좋은 삶을 살 수 있으리라고 진심으로 믿었다. 그러나 75년 동안 연구를 통해 가장 행복한 삶을 산 사람들은 그들이 의지할 가족과 친구와 공동체가 있는 사람들이었다. 인간관계가 인생에서 중요하다는 것은 모두가 인지하고 있고 그렇게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잊어선 안 되는 점은 실제로 75년의 연구결과가 실제로 ‘그렇다’라는 사실,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가 부·명예 등 다른 요소보다 우선해서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우리 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치과의사로서의 진료영역에서도 많은 관계가 형성되고 연결된다. 동료와 환자와 진료스탭과 또한 다양한 사회활동으로 연결되는 많은 관계들을 얼마나 긍정적으로 잘 어우르는가는 미래의 우리들의 행복척도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