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장애인 진료사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약 15년 전으로 기억 됩니다. 매주 목요일 천안으로 대학원 수업을 들으러 다니던 청주 지역의 원장님들과 의기투합이 되어 시작한 일이 매주 일상이 되고 정착이 되어 지금까지 쉼 없이 이어오고 있습니다. 당시 약 300여명의 장애인이 생활하고 있는 충북재활원에 정부 지원 사업으로 치과유니트와 간단한 진료 장비를 갖추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그런데 공중보건의 배정 등 추가적인 의료인의 지원이 이루어지지 못하여 여러움을 겪던 중에 진료봉사를 하게 되었고 꾸준한 이 경험이 씨앗이 되어 약 10여년 후인 2014년부터 더 많은 치과의사가 참여하고 청주시와 장애인 단체가 협력하는 형태의 재가장애인을 위한 작은 진료소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이 과정에서 쌓인 장애인 진료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으로 작년부터는 청주시의 모든 치과유관단체들과 뜻을 모아 청주맹학교에서 구강보건교육, 불소도포, 구강검진, 치과치료 등을 동시에 진행하는 ‘장애인 구강건강 사랑나눔’ 행사를 개최하기 시작하였고 올해도 많은 치과가족들의 자발적, 적극적 참여와 후원으로 무사히 봉사활동을 진행하였습니다.

장애인 진료사업은 보건의료 수혜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실질적인 혜택이 되는 동시에 그들을 돌보면서 심리적으로 지쳐가고 소외되어 가는 주변 가족들에게 위로와 격려가 되는 매우 의미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갖는 한계도 많이 있습니다.

저는 요즈음 치과계의 관심사업인 아동주치의제 처럼 모든 장애인에게도 치과영역에 특화된 장애인주치의제가 필요하다고 생각 됩니다. 개인이나 자선단체에 의존하는 봉사활동이 아니라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모든 장애인을 아우르는 시스템이 구강보건 분야에도 필요합니다. 사회적인 약자를 배려하고 품어주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품위를 회복·유지시켜 주는 성숙한 복지 시스템입니다.

우선 충북지역에는 아직 장애인만을 위한 치과진료 시설과 이를 지원하는 체계가 없으니 장애인 구강보건센터와 비영리 지역장애인치과병원이 설립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모든 장애인시설과 교육기관에 구강보건실을 설치하고 치과의료인을 상주시켜 구강건강관리와 예방사업을 담당하는 것입니다. 장애인치과병원 설립으로 양질의 체계적인 진료를 위하여 서울이나 천안으로 찾아가는 번거로움을 없애고 치료비를 지원하여 문턱을 낮추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모든 것들의 장기적인 실현을 위하여 최근 새로이 시작하는  장애인진료사업에는 청주시와 지역의 장애인 단체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며 치과의사와 주변 유관단체들과 함께하는 진료사업으로 점차 확대해가고 있습니다.

이제 첫걸음 이지요! 첫 장애인진료를 시작하고 10여년이 지나서야 여기까지 왔으니 체계적인 시스템이 지역사회에 안착되기 까지는 또 그 정도의 시간과 노력과 많은 사람들의 헌신적인 참여가 필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참여하고 계시는 많은 치과의사, 치과위생사, 치기공사, 사회복지사, 그리고 다양한 방법으로 도와주시는 많은 분들에게서 희망을 봅니다. 불편한 시설이지만 자부심과 고마운 마음으로 기다려주시고 이용해 주시는 지역의 장애인과 그 가족들도 이사업을 이끄는 큰 힘입니다.

아주 오래전 충북재활원 진료소에 찾아오신 치의신보 기자님의 인터뷰를 매몰차게 물리치며 적어도 10년 이상 한 우물을 파고나면 그때에 다시 보자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는 그동안의 누적된 경험과 노력과 공감대가 시스템으로 발전하여 정착되고자 하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저희 지역의 장애인 구강보건 체계의 발전에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시고  도움을 구하는 시기가 되었을 때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문은영 청주평화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