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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계 선거엔 정치꾼(?)이 필요없다!

양영태의 시사평론

협회장의 사상 첫 직선제가 이제 3개월여 밖에 안 남았다. 치협은 첫 직선제를 치르기 위해서 많은 준비를 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첫 직선제를 맞이하면서 예견된 오류는 줄이고 예기치 않은 문제에 대비해서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대비를 철저하게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치과계 역사에 한 획을 그을만한 직선제 선거 시일이 다가오면서 혹시나 하는 노파심과 기우가 문득 가슴 가득 차오르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왜 이렇게 걱정스러운 것일까?

그것은 언젠가부터 치과계 선거에 정치꾼(?)이 판을 치고 있는 것을 익히 봐 왔기 때문인 것 같다. 치과계 선거가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선의의 경쟁은 고사하고 매우 수준 낮은 선거운동으로 인해 아름다웠던 치과계 분위기가 혼탁해져 가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물론 사람이 사는 곳에 정치가 없을 수 없다. 아무리 전문가 단체인 치협이라고 해도 대정부 대회원 대언론에 대해서는 뛰어난 정치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가 선출해야 할 21세기 리더의 능력으로는 당연히 출중한 정치력을 꼽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러한 ‘뛰어난 정치력’의 의미를 제대로 깨달아야 한다. 중상모략과 권모술수, 음해 공작 등 야비하고 비인간적인 선거 공학을 악용하고 있는 비열한 정치꾼(?) 또는 선거꾼(?)들이 저지르는 비정상적인 암수나 꼼수를 ‘뛰어난 정치력’으로 착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자칫 행여나 그러한 음흉한 수법에 능통한 인물들을 정치력이 뛰어난 전략가나 정치가 정도로 칭송하거나 높이 치켜세우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현재 치과계가 첫 직선제를 맞이하면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중상모략과 꼼수로 일관하는 정치꾼(?)들의 세치 혀다. 이들의 간교한 혀는 일견 정의를 내세우지만 사악하며, 일견 진실을 얘기하는 듯 하지만 거짓되다. 화합을 내세우지만 분열을 좋아하며, 겸손을 내세우지만 교만하다. 용서와 화해를 말하지만 복수심에 가득하며. 그 야비한 본색이 비열하고 교활하다.

그들은 분열과 갈등으로 성장하며 내 편과 네 편으로 나누어 싸우기를 좋아한다. 그러나 의외로 그들은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다. 자신들의 음습한 본색을 정의와 진리의 본질로 그럴듯하게 가식적으로 포장하여 대중들에게 호소력을 가지고 감언이설로 설득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끈기까지 있어 진솔함까지 갖춘 것처럼 보이기 십상이다. 그러기에 선량한 대중들은 그들에게 깜박 모르고 속아 넘어가기 일쑤다.

과거 치과계는 이러한 정치꾼(?)들이 판을 치지 못했다. 그들의 존재가 없지는 않았겠지만, 주류를 이루지 못하고 항상 비주류로 자리했기 때문에 설혹 그들의 세치 혀가 준동한다 해도 치과계의 고아한 품격에 밀려 항상 이런 정치꾼(?)들은 아웃사이더로만 존재해 그 영향력이 미미했다.

그러다 보니 협회장 선거는 그야말로 선의의 경쟁이 주를 이뤘다. 선거를 하다보면 때로는 마타도어 등도 심심치 않게 퍼져나가곤 했지만 오늘날과 같이 간교하지 않아 그다지 치과계에 큰 타격이 되지는 못했다. 전문가 단체인 치협에서의 선거는 아마추어적인 요소가 강했기에 상대적으로 기성 정치인과 같이 오염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 대한치과의사협회라는 곳은 정치꾼(?)이 필요가 없는 곳이다. 그러나 협회구성원들이 다양화 돼 가면서 이러한 양상들은 변질돼 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수년전부터 선거 때가 되면 으레 정치꾼(?)들이 나서기 시작한 듯 보이며 회원들의 순수하고 다양한 욕구를 양식으로 삼아 서서히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는 듯 느껴지기도 한다.

정치꾼(?)들이 판을 치는 협회는 과거와 달리 단합해도 부족할 터인데 분열되어 갈등의 골만 커져가고 있으며 거짓을 진실인 것처럼 말하면서도 부끄러움이 없어 치과계 내부의 단합을 점점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개탄하는 이들도 많다.

다른 의료인 단체 역시 이러한 현상은 두드러진다. 일부 의료인단체들은 협회가 정치세력화한 세력들부터 연일 음해 공작성 공격을 받다보니 대외적으로 싸워나가야 할 에너지를 안에서 갈등을 수습하느라 제 역할을 제대로 해나가지 못하는 안타까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로 안에서 헐뜯은 결과가 밖으로 드러난 현실이다.

우리 치과계도 이런 현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매번 협회장 선거가 정치꾼(?)화 돼있는 이들에 의해 혼탁해져 가는 것도 모자라, 현 집행부 때는 어떤 세력들이 협회장 3년 임기 내내 안에서 협회장을 끌어내리는데 열중한 나머지 안에서 쓸모없는 에너지를 쏟게 하여 대외적 활동의 폭을 치과계 스스로 좁혀야하는 서글픈 결과를 빚기도 했었다.

그러다보니 치과계가 한 목소리를 내어도 현안해결이 어려운 판국에 분열과 갈등으로 각기 현안마다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일이 비일비재해졌고, 이로 인해 대정부 대국회 대언론 관계가 종종 틀어지는 일이 벌어졌던 것이다. 다행히 이러한 어처구니없는 난맥상에도 불구하고 현 집행부가 이를 잘 극복하고 현안해결에 주력하여 여러 성과를 크게 냈지만 아쉬운 것은 대내적으로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성으로 써야 했던 현실이다.

이제 내년 5월이면 새 집행부가 들어서게 되는데 정치꾼(?)들이 협회를 장악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가 왔다. 첫 직선제로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우리 회원들이 제대로 우리의 주권을 사용하기만 하면 된다. 회원들이 현명한 선택을 할 경우에는 치과계를 분열시켜 혼돈으로 가려고 시도하는 정치꾼(?)들의 입지가 좁혀질 것이기 때문이다.

3만여 회원들의 미래는 우리 손에 달렸다. 치과계의 미래를 위해 누가 치과계를 하나로 뭉치게 하여 대정부 대국회 대언론 관계에서 제대로 된 정치력을 발휘하여 회원들의 권익을 확장시킬 수 있는지 모든 회원들이 잘 판단하기 바랄뿐이다. 각 후보의 면면을 잘 살펴보고 학연 지연을 떠나 진정한 일꾼이 누구인지 헤아리는 일은 생각보다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 치과계는 내부에서 판을 치는 정치꾼(?)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대외적으로 뛰어난 정치력을 발휘할 일꾼이 필요한 때임을 상기하면 될 것이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회원들을 진정으로 위하는 권익단체이자 친목단체이다.

우리의 건강한 대한치과의사협회를 더욱더 건강하게 만들 책임과 의무는 3만여 우리 치과의사들의 뜨거운 가슴과 올바른 후보를 가려낼 줄 아는 현명한 눈에 달려 있다.

치과계의 가치를 위하여, 3만여 회원들은 눈을 부릅뜨고 최초의 직선제 협회장 선거에 임해야 한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양영태
여의도 예치과의원 원장
전 치협 공보이사, 시사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