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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추천도서-독서와 등산

  • 등록 2017.01.06 14:59:53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저자



저는 등산을 즐겨하지는 않지만 산을 좋아합니다. 체력이 좀 달려서인지 처음 시작은 여유롭다가 숨이 턱까지 차오르면 바닥 한번 보고, 정상 한번 보고 힘들게 헐떡거리며 오릅니다. 그런데 등산을 즐기고 산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주변을 살피고 왔던 길도 돌아보시는 여유가 있습니다. 좋은 장소에서 전망도 즐기고, 쉬지 않고 산에 대한 수많은 얘기를 들려줍니다. 책을 읽는 과정을 등산과 비교해보면 어떨까요? 우리는 지나치게 책을 완독하는 것을 목표로 읽는 경향이 있습니다. 책은 꼭 끝까지 읽지 않아도 됩니다. 흙바닥만 보고 정상에 오르는 것이 산을 오르는 것이 아니라 모든 풍경을 눈과 마음에 담아야 하는 것이 진정한 등산이라면 독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책을 몇 권 읽느냐 하는 숫자에 얽매인 목표보다는 책 하나를 읽더라도 모든 풍경을 눈과 마음에 담아야 진정한 책읽기라고 하겠습니다. 새해에 단순히 책 몇 권을 읽겠다는 목표를 잡기보다는 정말 읽고 싶은 책을 천천히 음미하고 즐기면서 읽겠다는 목표를 세워보세요.



신화와 역사, 문학이
버무려진 면역인문학
『면역에 관하여』 열린책들, 2016
학생때 면역학이라는 과목은 내게 너무나 난해했습니다. 지금도 그 분야에 대해서는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없는 무지함이 남아있습니다. 이 책은 이런 내게 면역학 책을 다시 한 번 찾아보게 해줬습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분야라는 사실이 놀랍네요. 저자의 아버지가 의사이고 어머니가 시인이라는 사실이 큰 의미가 있지는 않겠지만 아버지와 어머니의 영향을 모두 받아 정말 그럴듯한 면역인문학책이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은 아이를 출산하고 맞닥뜨리게 되는 두려움에 맞서는 것에서 시작해, 백신과 예방 접종이 실제로 아이와 우리의 삶을 어떻게 구원하고 있는지 규명하고 있습니다. 또 신화와 역사,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골고루 살핌으로써 우리 내면에 자리한 두려움의 실체를 밝히고, 강력한 은유를 통해 우리가 질병과 면역을 바라보는 관점을 확장시킵니다. 공중보건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치과의사의 입장에서도 꼭 한번 일독을 권합니다.


과학 어려워하는 중고생
호기심, 상상력을 깨우다
『사이언스 빌리지』 동아시아, 2016
이 책에 관심이 있으셔서 구매 의사가 있으시다면 한 가지 미리 알고 계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책이 큽니다. 학부때 치의학 전공서적 같은 부피감입니다. 그래서 왠지 더 익숙한 느낌이 나는 것은 왜일까요? 책의 크기가 큰 이유는 읽다보면 알게 됩니다. 다름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그림을 보면서 생각할 수 있게 배려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가지고 다니는 책이 아니라 책상이나 식탁에 놓고 아이와 하나의 주제와 그림을 가지고 이야기하면 그만인 책입니다. 실제로 저자가 아이와 나눈 대화를 토대로 쓴 것이어서 아주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습니다. 내용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중고등학교의 과학교과 수준입니다. 아이에게 같이 읽자고 했을 때 얼굴빛이 좋지 않았습니다. 공부할 것도 많은데 만화책도 아닌 이런 책을 같이 보자니. 하지만 조금씩 아이의 생각도 달라졌습니다. 그만큼 재미있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빛과 파장에 대해서 정말 잘 정리해 놓았습니다. 다른 주제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깁니다. 그 책도 아이와 함께 읽고 싶습니다.


고집있고 개념있는 요리사
추억의 음식 맛깔난 이야기
『미식가의 허기』 경향신문사, 2016
베스트셀러가 아니어도, 새로 나온 책 코너에서 소개가 되지 않아도 찾아서 보게 되는 저자가 있습니다. 박찬일 주방장의 책이 바로 그렇습니다. 그의 책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를 물론 제일 좋아합니다. 아직 접하지 못하신 분이라면 그 책을 먼저 읽기를 권합니다. 저자는 셰프로 불리기보다는 주방장으로 불리는 걸 좋아합니다. B급 주방장의 에세이를 표방한 이 책은 그의 전작보다 훨씬더 A급의 글솜씨를 보여줍니다.  B급 주방장에 맞는 글이 오히려 아쉬울 정도입니다. 상술에 휩쓸리지 않는 이런 고집있고 개념있는 요리사가 있다는 것. 그리고 음식에 대해 이렇게 맛깔나게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대한민국에 있다는 게 너무나 행복합니다. 제가 이렇게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음식 이야기를 통해 새롭게 기억하게 된 나만의 추억들이 너무 많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지난 추억이 그리우시다면 이 책에 나오는 음식들을 통해 만나보세요. 색다른 경험의 시간이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