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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비 인상을 바란다

기고

제가 능력부족으로 감사를 사퇴하고 이런 글을 올릴 자격이 되는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협회의 사정이 좋지 못한데 전직 임원으로 ‘걱정은 할 수 있지 않나’라는 심정으로 글을 써 보았습니다. 여기에 사용한 통계는 비교적 정확한 통계입니다. 해석은 다분히 저의 주관이 들어갔습니다. 2년의 짧은기간 협회를 살펴보았고 저의 아둔함으로 모자란 부분이 많겠지만 걱정의 눈으로 바라보았다는 점을 이해해주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협회비 인상의 선제조건은 투명한 회계입니다. 지금 우리 협회가 과거에 비해 많이 투명해 졌다고는 하지만 회원들의 눈높이에는 모자라는 점이 많습니다. 우리가 이익단체라 투명하기 힘들다는 말은 이제는 김영란법의 시행으로 더 이상 핑계를 대기 힘듭니다. 제가 모자라서 그런지 협회의 회계를 정확히 감시하기는 역부족 이었습니다. 반드시 외부 회계감사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최선을 다한다지만 전문가의 회계감사를 받아보면 협회의 시스템을 정비해야 될 부분이 많을 걸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협회재정에 거품이 분명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대표적인 것은 협회대상 상금입니다. 심사위원이 상을 받고 그 상금은 회원 33명의 1년 회비입니다. 이러한 구석구석 거품은 반드시 찾아내 없애야 합니다.  

우리 협회가 협회비를 2006년에 5만원 인상 이후 2010년 정책연구소분 인상은 있었지만 일반회계를 위한 인상은 없었습니다. 직원숫자가 늘지 않았다 하더라도(실제 직원 숫자가 많이 늘었고 보험 등의 부분은 총회에서 늘려야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호봉상승 등 기본 물가상승이 있는데 어떻게 협회를 유지했을까?

회원수의 증가와 협회비 납부율이 올라 2006년 협회비 납부금액이 28억원이었는데 2015년은 36억원이 되었습니다(정책연구소분은 제외하였다-별도회계).

증가분이 8억원 정도인데 그사이 고정비용(인건비 각종공과금 관리비 등등)증가가 8억원을 훌쩍 넘어갑니다. 지금 협회 직원들 연령대를 보면 50대가 15%, 40대가 30%, 30대가 55%로 비교적 균형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회비에서 급여로 나가는 부분은 점점 늘어 날 것입니다. 한의사협회가 우리보다 직원 숫자가 조금 더 많습니다. 구조조정은 그 자체가 어렵고 설사 가능하다 하더라도 초기비용이 우리 예산으로 감당하기 힘듭니다(위로금, 퇴직금 등-적립금을 사용한다지만 그 또한 회원들의 회비이다).

2006년 사업비 규모가 19억이었는데 2015년 26억원 이었습니다. 26억중에는 상근임원 급여가 3억 포함되어 있습니다. 3억을 제하면 23억인데 2006년에 비해 3억~4억 증가했습니다.

10년에 약 20%가 증가되었는데 출장 및 각종 회의시 물가상승에 의한 경비증가, 각종 보조금의 증가, 신설위원회 예산 등을 보면 실제 사업비는 감소되었습니다. 이사들이 발품으로 그 부분을 해결하고 있지만 그도 한계가 있고 개업의인 임원들에게 과도한 희생을 요구하는 것도 문제가 있습니다.

협회비 증가분으로는 기본경비 충당도 되지 않는데 협회를 운영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잡수입입니다. 합법적인 리베이트, 고유목적 사업비, 각종 위탁업무 수수료 등으로 해결을 했는데 그 부분 수입이 항상 불안정하고 최근 급격히 줄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리고 법무비용의 급격한 상승은 협회 재정에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28대때도 10억 이상 지출되었고, 29대때도 거의 10억정도 지출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이 부분은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집행부는 새로 출범하면 의욕적으로 사업을 하려 하는데 재정의 한계로 벽에 부딪치면 다른 방법을 모색합니다. 성금, 기부금 혹은 적립금 사용 등등. 문제는 그것들 또한 회원의 부담입니다. 차라리 회비를 올리는게 낫습니다.

3년마다 바뀌는 집행부의 정책 연속성과 이사의 과도한 업무, 일관된 대관업무를 위해 상근 이사들이 최소 2~3명 필요합니다. 법제는 일주일에 회의만 2~3일 참석해야 하는데 개업의가 하는 건 무리이고 보건복지부를 담당하는 상근이사가 꾸준히 인맥관리해 집행부가 바뀌어도 일관되게 설득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합니다. 국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불법로비가 아니고 우리의 정책을 설득할 수 있는 창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보험담당 부회장의 활약으로 1년에 수가협상에서 20만원 상승하면 1억 연봉의 60배의 효과가 있습니다(정확히 계산하기 어려운 부분 이지만 이보다 훨씬 도움이 되었다 생각한다).

협회 직원들도 전문가로 키워야 합니다. 직원들의 친절교육도 반드시 필요하지만 수십년 협회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게도 투자를 해 협회에 필요한 인재를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필요하면 외부기관에 교육도 보내야 합니다.

어느 심리학자의 얘기에 의하면 애를 보는 게 참 힘든 일인데 많은 사람이 행복을 느끼는 건 의미부여에 있다고 합니다. 직선제로 뽑히는 새로운 리더는 치의신보를 포함 사무국 직원들에게 의미부여를 해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회원들에게 혜택이 돌아갑니다.

물론 요즘 같이 어려운 시기에 회비 30만원(정책연구소분 포함)이 상당히 부담되지만 현재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이 만만치 않아 협회비를 인상해 미래를 대비해야 합니다.  

이 글은 전적으로 저의 개인 의견입니다. 제가 감사때 보니 협회 재정이 많이 부족해 여기저기 편법성 지출이(불법은 아니지만)많이 답답했습니다. 협회장들은 협회비 인상보다는 다른 방법으로 재정을 확보하려고 합니다. 전술하였지만 협회재정에도 낭비 요소가 있습니다. 이는 과감히 정리해야 되고 회계 외부감사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협회비 인상은 이제 논의할 시점이 되었습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황상윤 전 치협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