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치과계 역사 세우기 계속돼야

사설

대한민국 최초 치과의사인 함석태 선생의 흉상 제막식이 지난 6일 치과의사회관 로비에서 거행됐다. 일제강점기인 1914년 2월 5일 조선총독부로부터 한국인 최초로 치과의사 면허를 부여받은 지 100년이 조금 지난 시점에서 토선 함석태 선생의 흉상이 세워졌다는 것이 참으로 감개무량하면서도 현재 치과계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근대적 복장을 갖추고 중절모와 동그란 안경을 쓴 채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선생의 모습에서 치과의사로서의 당찬 기개와 자긍심이 절로 느껴진다. 선생의 흉상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닌 치과의사들의 역사 바로 찾기 노력의 결실이자 그의 업적을 기리면서 앞으로 치과계가 더욱 발전해 나가는데 방향타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성치과의사회 초대회장이자 고미술품 수장가, 독립운동가이기도 했던 선생의 흉상이 제막되기까지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의 연속이었다. 한국 치과의사 면허 1호임에도 선생과 관련된 사진 및 자료를 찾는 과정도 순탄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선생의 개원지와 그와 연관된 역사적 흔적을 찾기 위한 치협 및 서울지부 협회사편찬위원회와 대한치과의사학회를 비롯한 치과의사 뿌리를 찾기 위한 일부 치과의사들의 신념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굳이 비용을 들여가며 고리타분하게 흉상을 설립할 필요가 있냐는 생각도 할 수 있겠지만 이는 매우 편협하고 근시안적인 시각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처럼 과거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 아무리 현재 대한민국 치과계가 세계 치과계를 리드하는 반열에 올라 서 있더라도 이는 허장성세(虛張聲勢)에 불과한 것이다.

본지가 지난해 12월 15일 창간 50주년을 기념해 1966년 12월 15일 칫과월보 창간호부터 2008년 12월 29일자 신문까지 PDF 사업을 완성한 것, 서울대치의학대학원 및 동창회에서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의 전신이자 한국 최초의 치의학교육기관인 경성치과의학전문학교 표지석을 세우려고 하는 노력도 역사를 소중하게 이어가려는 정신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의과대학에 의사학교실이 오래전부터 설치돼 운영되고 있고 전국에 의학 및 한의학박물관이 여러개 존재하는데 비하면 치과계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전국에 치과의사학교실이 제대로 갖춰져 있고 치의학역사박물관이 체계를 갖추고 운영되는 곳은 거의 전무하다고 봐야한다. 이번 흉상 건립을 계기로 앞으로도 과거를 통해 현재와 미래가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이어가고자 하는 노력이 계속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