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양악수술 의료시장 정상궤도 찾나?

성형외과 대부분 손 떼…고용 치의도 속속 이탈

비정상적으로 팽창했던 양악수술 의료시장이 제자리를 찾고 있다. 양악수술을 미용목적으로 광고해 환자를 끌어모으고 무분별한 수술 시행으로 각종 의료사고와 부작용 논란을 일으키던 일부 대형 성형외과가 양악수술 의료시장에서 발을 빼기 시작하면서다.

이런 흐름과 함께 대형 성형외과에 소속돼 일하던 일부 구강악안면외과 출신 치과의사들도 최근 대부분 이곳을 나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악수술을 하지 않는 성형외과가 늘어나고 성형외과 의료시장이 침체기에 빠져들면서 생겨난 결과로 분석된다.

# “성형외과의사…양악수술 어렵다 인지”

복수의 구강악안면외과의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최근 몇 년 사이 대형 성형외과에 소속됐던 구강악안면외과의사 중 상당수가 이곳을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이들 병원에서 구강악안면외과의사가 이탈하게 된 배경은 최근 양악수술을 하지 않는 곳이 늘어나고 성형외과 의료시장이 전반적으로 어려워진 데 있다는 분석이 많다.

이와 관련해 구강악안면외과의사 A원장은 “양악수술 환자가 줄어들고 성형외과 개원가가 어려워지다 보니, (페이로 쓰던) 구강악안면외과의사를 내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구강악안면외과의사 B원장도 “최근 양악수술 의료시장이 많이 죽었다. 수익이 나지 않는 구조가 되니까 (성형외과에서) 거기 고용된 구강악안면외과의사들을 내치고 있는 것 같다”고 짚었다.

양악수술을 하지 않는 성형외과가 늘어나는 이유는 환자 수 감소로 인한 의료시장 축소와 함께 성형외과의사들이 구강악안면외과의사보다 이 수술을 더 잘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결과라는 주장도 나온다.

구강악안면외과의사 C원장은 “객관적으로 증명하긴 어렵지만, (그들 내부적으로) 성형외과의사가 양악수술을 하는 건 어렵다는 인지가 있다. 실제로 성형외과에서 계속 문제가 생기고 있다”며 “예전처럼 경기가 좋을 때는 (구강악안면외과의사를) 고용해서라도 (양악수술을) 하겠지만 지금은 성형외과 자체가 잘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턱수술 사망 사고 건수를 비교해봤을 때 치과보다 성형외과가 훨씬 많음을 확인할 수 있다. 황종민 원장(앵글치과의원)이 지난해 11월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지 등에 발표한 ‘언론에 보도된 턱수술로 인한 사망 사례에 관한 분석’이라는 제목의 논문은 이런 사실을 뒷받침한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지난 2000년 1월 1일부터 2016년 3월 31일까지 사망 사고가 발생한 곳은 성형외과가 12건으로 가장 많았고 치과에서 수술한 경우는 1건, 대학병원에서 수술했으나 진료과가 명시되지 않은 경우가 1건이었다.

# 수가 덤핑, 무분별한 수술 경계해야

대형 성형외과가 양악수술 의료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몇 년 전 양악수술 붐이 한창 일기 시작할 때부터다. 양악수술이 ‘돈이 된다’는 판단을 한 일부 대형 성형외과는 거대 자본력을 바탕으로 연예인 등을 동원한 마케팅을 벌여 환자를 유치했다. 환자들에게는 양악수술의 장점을 부각하며 무리하게 수술을 권했다. 이 결과 의료사고와 부작용 사례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일부 대형 성형외과는 ‘유령수술’(대리수술)을 시행한 사실이 드러나 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양악·윤곽수술 등이 가능한 구강악안면외과 출신 치과의사를 고용하고 협진을 가장한 대리수술을 한 것이다.

이 같은 ‘유령수술’이 벌어진 근본적인 원인은 일부 대형 성형외과의 지나친 상업주의에 있다고 보는 게 옳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유령수술 문제가 불거질 때면 이 모든 게 마치 구강악안면외과의사의 부도덕함에서 비롯된 것인 양 언론에 보도돼 치과계의 공분을 샀다.

극소수의 구강악안면외과의사가 대형 성형외과에 소속돼 이러한 논란의 중심에 서는 상황에서도 대부분의 구강악안면외과 개원가는 무분별한 양악수술을 경계하며 적정 진료를 위해 노력했다.

일부 대형 성형외과의 과도한 영리 추구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팽창했던 양악수술 의료시장이 본래 모습을 되찾고 있는 만큼, 앞으로 미용목적의 무분별한 양악수술이나 수가 덤핑이 벌어지지 않도록 구강악안면외과 개원가에서 더욱 자정 노력에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구강악안면외과의사 D원장은 “어떻게든 환자를 많이 유치하기 위해 수가 덤핑을 하는 곳이 일부 있다”고 지적한 뒤 “무엇보다 양악수술을 무분별하게 하지 말고 꼭 필요한 환자에게 해야 한다. 또 치료 결과가 좋아야 하기에 스터디 모임을 활성화해 서로 공부하고 정보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