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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계획 충돌 있지만 서로 든든한 존재감

‘환자 C.C.해결에 사활 걸라’ 가르침 늘 되새겨
협회 차원 덤핑·사무장치과 일벌백계 해줬으면
2017 기획시리즈-나의 개원 분투기 <4>신가람 원장(청주 예부부치과의원)

안녕하세요? 저는 충북 청주시에서 ‘예부부치과의원’을 개원하고 있는 신가람 원장(39)이라고 합니다. 서울에서 학부를 졸업하고, 치과의사가 되고 싶다는 일념으로 광주광역시의 한 치의학전문대학원으로 유학, 인턴을 하고 지난 2015년 8월 이 자리에 부부치과를 개업했습니다. 진료에 열중 하면서 동시에 청주분회 복지이사를 맡아 회원 선배님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개원 생각이 별로 없었습니다. 페이닥터를 하면서 일단 임상술기를 향상시켜야 겠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제가 있던 치과의 ‘스승님’께서 개원을 독려해 주셔서 용기를 냈습니다. 그런데 개원 계획이 생각보다 너무 앞당겨져서 개원 입지를 둘러보기에 충분한 시간이 없었죠. 결혼은 두 번 해도(와이프가 이 기사를 보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개원은 두 번 못한다는 말처럼 입지 선정에서부터 인테리어 디자인, 재료 선정, 직원 구인, 기공소 선정, 환자분들의 동선 파악까지 2주 동안 잠을 3시간 이상 잔 날이 없을 정도로 분주하게 준비를 했습니다. 몸이 힘든 것은 괜찮았지만, 인생에서 가장 큰 금액의 돈을 대출하면서 이 돈을 앞으로 어떻게 갚아나갈까 하는 불안감이 저를 가장 힘들게 했습니다. 채무자의 실존적 고뇌라고 해야 할까요? 하하.



인생 최초의 개원(?)을 부부치과로 시작하는 것에 대해서 신기해하는 사람이 간혹 있는데요, 와이프와 저는 치전원 동기라서 개원을 하게 되면 당연히 같이 하겠다고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할 말은 아니지만, 주변에서 부부치과를 개원하면 겪게 될 가정 분쟁(?)에 대해 우려하면서 부부치과 개원을 말렸지만, 요즘도 와이프와 ‘같이 개원해서 참 다행이야’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이 기사는 와이프가 꼭 읽었으면 좋겠네요. 하하하!

저는 청주 출신인데다 부모님께서 교직에 오래 계셨기 때문에, 초반에 학부모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덕분에 어린이 환자들도 많은 편인데요, 이럴 때 와이프의 존재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릅니다. 우락부락(?)한 저를 보고 겁을 먹었던 아이들은 와이프의 자비로운 얼굴을 보고는 큰 안도감을 느끼지요. 이게 부부치과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행히(?) 와이프 성격이 좋아서 병원의 분위기도 밝고, 치과위생사 선생님들과의 관계가 훨씬 좋아지는 것도 저희 부부치과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한 병원에 동등한 치과의사가 두 명이다 보니 가끔씩 치료계획으로 충돌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금세 조율이 됩니다.

# 임상 공부는 죽을 때까지 하는 것

“환자의 C.C.(Chief Complaint)를 해결해 주는 데 사활을 걸어라.”

페이닥터 시절 제게 가르침을 주신 조재현 원장(청주분회장)님께서 해주신 말씀인데요, 너무나 지당한 말 같지만 치과의사로서 가장 어려운 과제이기도 합니다. 항상 환자의 CC를 염두에 두고, 다시 내원 하셨을 경우에도 CC가 해결됐는지 여쭙습니다. 자연스럽게 저는 요새 임상에 대한 고민을 가장 많이 하고 있습니다.

주말마다 세미나를 찾아다니면서 임상 공부를 하고, 특정 케이스에 대해 더 나은 술식이 있는지 주변 선배님들께 여쭙기도 하며, 뜻을 같이 하는 동료들과 대화방에서 임상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피드백을 얻는 게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역시 치과의사는 죽을 때까지 공부하는 존재여야 하죠. 서울을 오가느라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환자의 CC를 말끔히 해결해 주겠다는 일념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제 곧 대한치과의사협회의 선거가 있는데요, 훌륭한 공약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개원을 앞둔 젊은 치과의사들은 협회의 역할과 가입의 이유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더 많은 정보가 전파됐으면 합니다. 또, 뼈아픈 얘기지만 치과는 상대적으로 환자들에게 불신을 사고 있는데요, 대부분은 오해에서 비롯됩니다. 양심적이고 깊은 고민을 하며 진료를 하는 대다수의 치의들이 상처 받지 않게끔 협회가 나서서 저질의 덤핑 진료를 내세우는 치과와 사무장 치과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얼마 전에 어렵게 얻은 아들이 태어나서 요새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아들에게, 기본을 지키면서 환자의 불편감을 해소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는 아빠로 남고 싶습니다. 모든 치과의사분들도 파이팅입니다!

정리=조영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