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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일리톨의 충치 예방 효과 그 진실과 현실

기고

2000년 이후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하는 ‘국민구강건강실태조사’를 통해 볼 때 우리 국민들의 구강건강상태 특히 치아우식증과 관련된 공식 지표들은 지난 15년간 40%이상 감소되었다(12세 아동의 DMFT Index : 2000년 3.3개, 2015년 1.90개). 하지만 아직까지는 다른 OECD국가들 수준에는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러한 치아우식증의 감소는 90년대 말부터 우리나라에서 시작한 수돗물불소농도조절사업, 치면열구전색사업, 학교불소용액양치사업, 학교구강보건실 설치 등의 구강보건정책사업과 함께 불소치약의 광범위한 사용과 자일리톨의 도입 등도 영향을 미쳤으리라 추정하고 있다.

설탕은 단맛을 대표하는 식품으로 전 세계 인류가 가장 좋아하는 식품이다. 17세기 이후부터 설탕이 감미료로 사용되어졌으며, 특히 설탕은 치아우식증의 발생과 깊은 관련이 있음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우리 치과계에서도 치아우식증 예방을 위해 ‘설탕 덜 먹기’ 캠페인을 벌인 적이 있다. 그러나 실제 아이들에게서 단맛을 빼앗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단맛이란 인류 고유의 생존과 관련된 본능적인 감각이라고 한다. 꿀과 과일같이 단맛이 나는 대부분의 식품은 식음이 가능한 것으로 깊이 각인되었기 때문에 입에서 느끼는 달콤함은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실제로 뇌는 인체 영양분의 20% 이상을 소비하는데 특히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즉 “포도당 줄게, 스트레스 풀어다오.”라는 주문이 적합한 것이다. 뇌는 예민하고 복잡하여 에너지 소비가 큰 만큼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뇌가 원하는 대로 포도당을 주면, 세로토닌(행복호르몬)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생겨나서, 우리는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이와 같이 인류에게서 단맛을 빼앗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설탕의 단맛을 대치할 솔비톨, 자일리톨, 만니톨, 사카린, 아스파탐, 타가토오스 등 과 같은 식품감미제가 소개되었다. 이들 중에서도 특히 자일리톨은 천연의 5탄당 당알코올로써 침 분비를 촉진하여 치아표면의 산을 중화시키거나 치아우식증 원인균인 뮤탄스균의 산 생성을 감소시키고 성장을 억제시켜 수적인 감소를 가져오며 모자간의 수직감염의 예방은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2000년대 초부터 우리나라 사회를 휩쓴 큰 이벤트 중 하나는 ‘Happy drug’이다. 치료보다는 먼저 예방에 힘쓰자는 획기적인 메시지를 가져온 강력한 사건이며, 이는 Self-medication 시대를 열게 되었다. 특히 비아그라로 대표되는 발기 부전 치료제는 모든 강장제, 보양제 심지어 한방의 보약 부분까지를 대체하였으며, 식품 중에서는 자일리톨 껌과 같은 기능성 껌이 등장하여 시장을 석권하게 되었다.

자일리톨을 식품에 함유시킨 제품으로는 껌, 로젠지와 타블렛 그리고 시럽과 치약 등의 제품들이 있는데 이 중에서도 특히 자일리톨과 껌과의 만남은 (1) 저작기능을 강화하여 뇌 혈류량을 증진시켜 기억력에 긍정적이 영향을 줄 수 있다. (2) 타액 분비를 촉진시켜 구강 내 자정작용과 소화기능을 강화시킨다. (3) 긍정적인 호르몬(파로틴, β-엔돌핀) 분비를 촉진시켜 근육과 뼈를 강화시키고 행복감도 느끼게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긍정적인 기능을 수반한다.

우리 치과계에서 불소만큼 광범위하게 오랫동안 연구된 테마는 없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불소반대론자들은 불소가 독극물이며 절대로 음용해서는 안된다고 하지만 우리 생활 가운데 불소는 더욱 널리 활용되고 있다. 불소 다음으로 자일리톨의 효능에 대해서도 지난 40여 년간 연구되어 왔다. 그 동안 우식예방효과가 미약하다는 부정적 견해도 있으나 많은 연구자들이 그 효능에 대해 긍정적 연구결과를 입증해 왔다.

그 실례로써 예방치과학의 교과서로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Primary Preventive Dentistry (Harris N.O. etal.) 2004년판인 Vol.6에서는 자일리톨에 관한 내용이 반 페이지 미만이 소개되었지만 2014년 Vol.8에서는 한 페이지가 넘는 정도로 자일리톨 관련 내용이 기술되어 있으며, 유럽 쪽의 교과서인 Comprehensive Preventive Dentistry (Limeback H.)에서는 12 페이지에 걸쳐서 자일리톨과 껌에 대해 설명되어 있다.

그러면 최근 왜 우리나라 언론에서는 자일리톨의 효능이 과장되었고, 실제로 우식예방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다고 보도한 것인가? 대부분의 국민들은 그 뒷배경은 알지 못하고 다만 알려지고 있는 몇몇 방송의 터뜨리기 식 기사가 100% 진실인 것처럼 인식하게 된다.

자일리톨 껌과 같은 건강기능성식품은 제조 시 약품과는 다르다는 차별성을 위해 ‘충치예방에 도움이 되는 자일리톨’을 함유하고 있다는 문구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 받게 된다. 그러던 중 건강기능성식품의 맹신이 불러온 ‘백수오 논란’이 일게 되고, 올 해 1월 감사원은 식약처의 “일반식품의 유용성 표시, 광고 인정 범위에 대한 지침서”에서 신체조직과 기능의 일반적 증진을 주목적으로 하는 성분에 대해 제품에 표시할 수 있는 내용의 법규정을 과대 해석하여 운용하여 왔다고 그 지침을 백지화 시킨 행정 부처 간의 시정 명령을 내렸다. 이런 이유로 인해 건강기능성식품 중에서 유일하게 최상위 등급을 유지해온 자일리톨 껌마저 충치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을 기재하거나 광고를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언론은 전 후 사정을 다 잘라버리고 자일리톨 자체가 아무런 효능도 없고 하루 열 개나 스무 개 이상의 자일리톨 껌을 씹어야 하는데 누가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라고 소비자들에게 의문을 제공한 것이다.

우리 교실에서는 지난 2000년 이후 자일리톨 관련 연구를 하면서 핀란드로 몇 차례 방문하였다. 핀란드의 모범적 사례로 1992년부터 전 국민들을 대상으로 “Smart Habit”이라는 자일리톨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우리나라 TV광고에 ‘휘바, 휘바’ 라고 알려진 것처럼 식후와 자기 전에 자일리톨을 씹는 습관을 가지자는 것이다.

우리 치과계도 새로운 집행부가 출범하면 전 국민의 구강건강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불변의 큰 캠페인이나 구호 하나는 만들어 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미국 내 치아우식증 관리를 위한 자일리톨 함유 식품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1) 치아우식증 발생 위험이 있는 환자들은 매일 불소와 함께 자일리톨이 함유된 식품을 섭취하도록 추천한다.
(2) 하루에 적어도 5g의 자일리톨을 섭취하면 뮤탄스균에 최적의 예방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3) 매일 3~4번으로 나누어서 섭취하며, 껌은 적어도 5~10분 정도 씹도록 한다.
(4) 타액 분비를 촉진하는 자일리톨 상품의 사용이 권장되며, 단위당 자일리톨이 많이 함유된 제품을 권장된다.

이상과 같이 지금까지 알고 있는 내용들은 변함이 없으며, 비가 온 다음 땅이 더욱 단단해 지듯 환자들뿐만 아니라 주위에서 만나는 일반인들에게도 자일리톨과 함께하는 건강한 삶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송근배 교수
경북대치전원 예방치과
충치예방연구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