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식당에서 자장면과 짬뽕을 선택하는 문제는 언제나 발생하는 고민 중의 하나이다. 자장면을 먹자니 좀 느끼하고, 그렇다고 짬뽕만 먹기엔 자장면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 그래서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메뉴가 짬짜면이다. 이런 사례는 우리 주변에서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양념반 후라이드반, 콜팝(콜라와 팝콘) 등.

이것은 사람이 무언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안의 가치들을 모두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선택한 절충안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반드시 한 가지만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간단하게 탕수육은 2만원이고, 자장면이 5000원이라면 대부분 탕수육을 선택할 것이고 자장면을 포기하는데 탕수육을 선택한 것에 대한 ‘기회비용’은 5000원이라고 한다.

A라는 선택을 하면서 소모된 비용을 ‘명시적 비용’으로, A라는 선택을 했을 때 잠재적인 비용을 ‘암묵적 비용’이라고 하는데, 회계학에서는 ‘명시적 비용’만을 비용에 포함시키지만 경제학에서는 두 가지 개념을 모두 포함하며 화폐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시간적인 비용도 포함될 수 있다.

예를들어, 연봉 5000만원을 받는 직장인이 회사를 그만 두고 인터넷 쇼핑몰을 개업하려고 한다. 1년 동안 쇼핑몰을 만들고 운영하기 위해 2000만원을 투자하면 1년 동안 8000만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 이때 쇼핑몰을 운영하기 위한 기회비용은 7000 만원이 되는데, 이때 잠재적 비용 이란 만약 이 쇼핑몰을 하지 않았더라면 1년 뒤에 연봉 5000 만원의 수익을 올리게 되므로 본인의 연봉 5000만원이고, 명시적 비용은 실제 사업을 위해서 투자한 돈 2000만 원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쇼핑몰을 통해서 8000만원 수익을 올린다면 기회비용이 7000만원이기 때문에 1000만원 이익이므로 쇼핑몰을 오픈 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다른 예를 살펴보자.
연봉이 1억 원인 치과의사가 그동안 저축한 돈 1억 원(예금이자율 연 2%)과 닥터론 대출 2억 원(대출이율 연 4%)을 합쳐서 개업을 하려고 한다고 할 때의 기회비용은 어떻게 될 것 인가?

여기서는 저축한 돈과 대출금액은 지출하는 비용이 아니라, 투자에 들어가는 ‘매몰비용’으로 봐야하는데 그 이유는 대부분 병의원은 단기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 운영을 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매몰비용이란 이미 발생하여 회수가 불가능한 비용을 말한다. 이미 지불하여 돌이킬 수 없는 일련의 비용들은 미래의 비용이나 편익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비용들이다. 따라서 경제적 판단이 필요할 때, 이전에 투입된 비용이 합리적으로 지출되었든 비합리적으로 지출되었든 간에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 기회비용은 연봉 1억원과 저축액 1억원의 연이자 200만원(1억 원×연이율 2%) 그리고 개업을 할 경우 내야 하는 대출이자 800만원(2억 원×대출연이율 4%)을 합한 1억1000만원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경우는 개업을 하는 경우 연봉보다 1000만원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하므로  개업을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기회비용이란 개념이 사람의 만족도나 미래의 효용까지 정확히 숫자로 반영할 수 없는 한계가 있지만, 개업과 같은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에는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하는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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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민                                      
㈜엠비에이코리아 대표이사
병의원전용 경영 ERP프로그램 “부엉이”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