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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정(七情)을 사단(四端)으로 컨트롤하자

시론

역사가 기록된 2800년 전 호메로스의 일리아드, 오디세이에서도 죽음의 의미, 삶에 대한 인식이 지금까지도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을 보면 과거나 지금이나 인생사는 비슷하다고 생각 된다.

오히려 2500년 전 그리스의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와 동양의 공자, 맹자, 석가모니 등 요즘보다 더 많은 성인, 현자들이 나온 것을 보면 과거가 현재보다 철학적으로는 더 깊이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또한 예수의 탄생, 로마 시대 313년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기독교 국교화, 그 후 5세기의 로마 멸망, 흑사병의 창궐, 8세기 중세 교황청의 종교재판, 면죄부 판매와 무슬림의 출현, 그리고 11세기의 십자군 전쟁,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 단테의 신곡 출현으로 시발된 그리스 로마문화를 동경하고 돌아가려는 르네상스 시대, 산업혁명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

무엇보다 역사에서 보면 종교적인 문제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에서도 히틀러가 종교적 믿음으로 아우슈비츠에서 유대인 600만 명을 살해한 것을 비롯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종교 전쟁으로 5000만 명이 살해되는 것을 보면 양심의 문제, 참나를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런 면에서 율곡 이이의 생각이 양심과 이성을 찾는 인문학의 답이라고 필자는 제시하고 싶다.

양심, 즉 참나는 사단(四端), 물에 빠진 아이를 보면 건져내고 싶은 사랑의 씨앗이 되는 측은지심(仁), 정의로움의 씨앗인 수오지심(義), 예절을 나타내는 사양지심(禮), 지혜의 씨앗이 되는 시비지심(智), 즉 인의예지(仁義禮智)이다. 사단이 있어야 인간이다. 또한 이를 성실하게 실천하는 것이 신(信) 이다. 사단은 호선오악(好善惡惡)으로 선을 좋아하고 악을 싫어하는 대아적인 효율성의 의로운 참나, 본성, 이데아이다. 이것이 부처요 예수의 마음이다.

칠정(七情)은 희(喜)·노(怒)·애(哀)·락(樂)·애(愛)·오(惡)·욕(欲)으로 호리피해(好利避害), 즉 이익을 취하고 해로운 것을 피해 이익을 좇는 소아적인 효율성, 다시 말해 욕심의 단계이다.

누구에게나 욕심, 즉 칠정이 있다. 욕심이 있지만 인의예지의 사단, 다시 말해 양심에 벗어나지 않고 양심적으로 남에게 피해 주지 않으면서 최선을 다해서 자신의 꿈을 이루어 가는 것이 바람직한 성인이다. 사람은 욕심이나 욕망에서 나오는 칠정으로 살지만 양심, 즉 인의예지를 보듬는 사단으로 이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이다.

퇴계 이황은 사단과 칠정이 서로 다른 이기이원론을 주장하고 사단을 중시하는 주리파이다. 율곡 이이는 칠정을 더 중시하는 주기파로서 이기일원론을 주장했으며, 필자는 율곡 이이의 주장에 더욱 공감한다.

우리 사회에 양심적인 사람이 많을수록 밝은 사회다. 세월호 사고의 경우에도 양심을 갖고 내 아들, 내 딸들이라고 생각했다면 먼저 도망가는 사람은 없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사람은 기세붕이 말했듯이 “꼴리는 대로 사는 것(꼴리는 것이 욕망이고 칠정)”이다. 즉 자신의 욕망대로 사는 것이다.

이 욕망을 양심적으로 컨트롤하는 것이 중요하다. 양심이 참나, 진리, 이데아, 자연의 섭리, 신의 섭리이다. 양심에서 보면 ‘나와 남’은 없다. 나와 남을 똑 같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인문학이다. 남의 입장이 되어 보는 역지사지의 마음이다.

오늘도 우리는 사랑하는 환자와 우리 직원들, 가족들,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항상 헤아리는 삶을 살아야겠다. 또한 대통령이나 치과협회장 등 지도자는 욕심인 칠정을 양심인 사단으로 잘 컨트롤하는 훌륭한 인격의 소유자가 되었으면 한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최병기 좋은얼굴 최병기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