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그래도 봄이 오는군요

Relay Essay 제2212번째

올해도 어김 없이 봄이 왔습니다. 올 봄은 정말로 많이 기다려진 봄입니다. 워낙 어둡고 답답한 겨울이 길었기 때문이겠지요.

혹시 이런 제목의 글이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봄은 다시 온다.”

어릴 적에는 누구나 꿈을 꾸며 지냅니다. 꿈도 거창하게 ‘대통령이 되어서 이 세상을 한번 휘어 잡고 싶다’라는 거대한 꿈도 꿔 봅니다. 나도 그 중의 하나였지만, 꿈을 꾼다는 것처럼 건강하고 아름다운 것은 없을 것입니다. 꿈이 있기 때문에 힘든 줄 모르고 도전하는 것이 우리 인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런데, 꿈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라고 누군가 이야기 했던 것 같습니다만, 수 천 년의 인류의 역사 속에서 셀 수 없이 무너진 꿈들이 있었을 텐데, 사람들은 그래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도 꿈을 꾸며 삽니다. 참 묘한 것이 인생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수년 전, 보스턴의 하버드대학을 견학한 적이 있습니다. 에듀베리 교육연구소의 조우석 소장이 유학중이었는데, 그의 안내를 받으며 그렇게 가고 싶었던 대학을 한 번 둘러 볼 수가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이것이 저의 머리 속에 가득했던 이유는, 저도 더 행복해지고 싶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버드대학의 가운데에 있는 대강당 앞에 이르렀을 때, 조우석 소장이 나에게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선생님, 하버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강좌가 어떤 것인 줄 아세요?” 생각해 본적이 없었기에 대답이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뭔가요?” 이렇게 되물을 수 밖에 없었는데, 조 소장으로부터의 답변이 참 놀라웠습니다.

“행복에 관한 강좌입니다.”
행복에 대한 강좌라… 이 행복할 곳에서 그런 강좌가 가장 인기가 있다니, 왜 일까?
그는 “하버드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이렇게 부언을 하였습니다.

이 대학의 교수인 조지 베일런트가 쓴 ‘행복의 열쇠’에는 하버드대학 출신들의 70년간의 종단적인 행복에 관한 연구내용이 기술되어 있습니다. 읽으신 분들이 많으시리라고 생각합니다만, 이 연구와 더불어 보스턴의 저소득층의 종단연구, 그리고 스탠퍼드 대학의 연구가 함께 기술되어 있습니다.

행복에 관한 많은 통찰을 얻을 수 있었는데, 해답은 어려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다만, 저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으로부터 갑작스럽게 그 해답을 향하여 나아갈 수가 없었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들은 평생에 걸쳐 여러 가지 시도를 해 보며 삽니다. 운이 좋으면 사회적으로 크게 성공을 해서 자기도 좋지만 남 보기에도 좋은 삶이 되고, 반대로 어려운 처지에 떨어져 헤매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만, 아마도 후자가 훨씬 많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더욱이 지금과 같은 치열한 경쟁사회에서는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일본 유학시절, 논문을 마무리 해야 하는데, “과연 이 정도의 연구로 학위를 받을 수 있을까……”하며 고민하고 있었을 때였습니다. 당시에 경희대학교 소아치과 이긍호 교수님께서 수 개월간 와 계셨는데, 이런 고민을 들으시더니, “오 선생, 오 선생이 유학을 시작하던 때의 눈으로 지금의 모습을 한번 보세요”라고 말씀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말씀에 따라 나의 지금을 보니, 생각보다 괜찮은 것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고무가 되어 논문을 완성하고, 학위를 취득해서 귀국을 하였습니다.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던 것이, 조그만 생각의 전환으로 일사천리로 나아갈 수 있게 해 준다는 사실을 그 때 깨달았습니다. 물론 그 후에도 그 조그만 생각을 하지 못해서 놓친 기회가 많지만 말입니다.

이렇게 보니, 우리는 해답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런 생각, 저런 생각, 이런 걱정, 저런 걱정에 주저주저 하다가 기회를 놓치는 일들이 너무도 많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에듀베리 교육연구소의 조우석 소장이 펴낸 책 중에서 ‘행운사용법’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그 책에 이런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실패하는 사람은 성공 직전에 포기한다.”

참 옳은 말 같습니다. 그것이 진리인가 아닌가 하는 문제는 따로 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는 자에게는 반드시 성취가 있다는 사실을, 알기 쉽게 말해 주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봄은 다시 왔습니다. 물론 봄이라는 계절은 지구가 존재하는 한은 매년 한 번씩 올 것입니다. 하지만 봄이라고 같은 봄은 아닐 것입니다.

이 봄이 우리들에게 행복한 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늘 행복한 봄으로써 우리를 찾아오기를 바랍니다.


오성진 명예회장
한국레벨앵커리지교정연구회
(오성진 치과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