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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산진면목(廬山眞面目)’

시론

우리 대한민국치과계에 때가 이르러, 일상의 진료현장은 아닐지라도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한 이슈일 수 있는, 우리들의 리더를 선택하는 이벤트에 ‘모두 관심을 기울인다’라는 옳은 결정과 ‘참여’의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존경하고 친애하는 우리 치의님들 모두, 그 곳이 어디였든, 어떤 목소리였든 각자 보여주신 치과계에 대한 사랑의 몸짓이었고 헌신의 실천이셨음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어느 길목에서는 서로 고개를 갸우뚱할 수 밖에 없던 순간들도 있었었지만… 그건 왜였을까라는 질문에 이런 싯구를 떠올려봅니다.

‘여산진면목(廬山眞面目)’
                             -소동파-
횡간성령측성봉  橫看成嶺側成峰
원근고저각부동  遠近高低各不同
불식여산진면목  不識廬山眞面目
지연신재차산중  只緣身在此山中

횡으로 보면 산줄기, 측면을 보면 봉우리,
멀고 가깝고 높고 낮음이, 보는 이마다 다르니,
진정 알 수 없노라, 여산의 참모습을.
그것은 이 몸 산중에 있기 때문이리라.

이제 사위를 덮었던 안개도 걷히고, 대략 산중을 벗어나 원경을 바라볼 자리로 돌아들 오신 듯 싶습니다. 여산의 ‘참모습이 무엇이다’ 라고 뜻을 모으기 힘들었던 까닭은, 우리 모두 그 산에 오른 길, 머물렀던 자리, 내려온 길이 서로 다르다보니 바라보았던 풍경도 산세도 다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겠지요.

곰곰 생각해봅니다.

여산은 우리 모두가 사랑하고 아끼는 산인데, 그리하여 필생에 누구나 한 번은 구경하길 소원한다는 그런 名山인데… 어쩌면 우리 한사람 한사람이 여산 속의 그 아름다운 봉우리들을 이루고 있는 것일텐데… 그 아름다운 여산이 바로 우리들 하나하나의 모아짐임을 새삼 믿고 기억한다면, 지금은 필히 ‘인드라망의 구슬들’처럼 함께 모여 시간이라는 여정 속으로 용감하고 슬기롭게 나아가야할 때라고 믿습니다.

물론 산을 함께 지나오며 가파른 굽이의 돌무더기와 험한 계곡의 여울에서 있었던 오해와 상처들이 어찌 없겠습니까마는, 그것들을 들여다보고 있기에는 지금 우리 치과계에 다가오는 추위와 바람이 만만치 않고 심상치 않습니다. 오히려 이 매서운 바람이, 우리가 과감히 잡고 올라타 멀리 그리고  높이 날아야 할 기회임을 알아보고 함께 하나 되어 비상하고자 한다면, 산중에서 있었던 오해와 상처와 섭섭함들은 이해와 치유와 너털웃음이 되어 시원스레 바람 속으로 사라질 거라는 소망이 필자만의 것은 아니리라 생각해 봅니다.

대부분의 치의세대가 처음 경험한 이번 직선제 협회장선거에서 보여진 모든 것들이, 우리 치과계를 진심 아끼고 사랑하는 분들의 깊은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의 몸짓이었다고 믿어 마지않으며, 결과의 향방을 넘어, 애쓰신 모든 분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