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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의학 박물관

Relay Essay 제2221번째

지난 4월 12일 서울대치의학 대학원 명예교수 간담회에서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작년말 본부 감사에서 본교에 박물관과 기록관이 있는데 “치의학 박물관”이 있어야 하는가? 교육연구 재단에서 운영비를 지급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는데…

대학원에서는 1922년 “경성치의학교”로 개교한 이래 5년후 100주년을 앞두고 준비사업을 하고있다고도 하였습니다.

치과의사학 전임교수나 교실이 없다는 것과 미국서 매릴랜드 치의학 박물관이 국립박물관으로 승격되었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서울대 치대 요람에는 “치의학 박물관((Museum of Dentistry)은 일본인에 의해 서양치과 의학을 우리나라에 소개하기 시작한 이후를 중심으로 각종 치과관련 의료기기, 약품, 문서, 서적 등 1,500여종, 총 6,0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는 국내 최초의 치의학 박물관으로 우리나라의 근대 치의학의 발달과정, 각종 치과용 기구의 변화, 그리고 서울대 치대의 역사와 관련된 자료의 수집과 보관 및 전시에 주목적이 있다.
치의학 관련 유물을 수집하고 전시하여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후학들에게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치의학의 역사를 보존하는 자료 보존소의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의 부속기관으로 2000년 5월 12일 설립 되었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그리고 치의학 박물관 안내 팸플릿 개요에는 “치의학 박물관은 국내 최초의 치의학 전문 박물관으로 서울대 치대 1층 40여평 규모의 전시실에 1,000여점의 치의학 관련 유물을 상설 전시하고 있습니다.

1922년 경성치과의학교로 개교한 이래 경성치과의학전문 학교를 거쳐 국립서울대학교로 편입된 치과대학의 역사는 한국 근·현대치의학사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런점에서 치의학 박물관은 학국 근·현대 치의학의 도입과 발전을 살펴 볼 수 있도록 치대 역사와 치의학사라는 두 주제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라고 적혀 있습니다.

서울대 의대 부속병원 본원이 10여년의 긴 건축 공정을 마무리 하면서 (당시 김홍기 병원장과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작품으로 설계가 몇 번 변경되었고, 공사중 원인 불명의 대형 화재도 몇 차례 있었음) 100여년이 넘는 낡은 붉은 벽돌의 시계탑 건물 2층을 “의학 박물관”으로 리모델링 하였을 때 치대 구성원의 한사람으로서 부러움이 있었습니다.

1993. 5. 18일 창경초등학교 자리에 치과병원이 신축되어 이전 함에 따라 본관 1층에 여유 공간을 전시장으로 확보하였기 때문에 치의학 박물관이 독립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2000. 5. 12일 치의학 박물관이 설립된 된 것보다 19년 전인 1981. 5. 20일 경향신문 대학가 소식란에 ‘서울치대 치학 박물관 설립키로’라는 제목 아래 다음과 같은 기사가 실려 있습니다.

‘서울대 치과대학은 올해 안에 대학구내에 치학박물관을 설립키로 했다. 이 박물관 건립은 치대 동창회의 협조로 추진되고 있는데 박물관이 건립되면 구한말 일제시대때 사용된 치과기구, 한국의 치과학 및 치과의사에 관한 모든 기록 등을 전시할 예정이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1981. 5. 21일 후생일보 치과계 뉴스란에도 ‘치과 박물관 기초비품 헌납-서울치대 15회 졸업 20주년 맞아’라는 제목 아래 ‘치의학에 관한 역사적인 자료를 영구히 보존하기 위해 서울대 치대가 추진하고 있는 치학박물관의 설립이 동교 15회 동창회에서 보존물의 진열에 필요한 박물함 등 기초 비품을 헌납 함으로써 구체화 돼가고 있다.

서울치대 15회 동창회 (회장·이응순)는 16일 오후 6시 서울 롯데호텔에서 졸업 20주년 기념식을 갖고 모교가 추진 중인 치학박물관 설립을 위해 박물함 등 기초 비품을 김영해 학장에 헌납했다.

‘서울치대 졸업 20주년 기념 행사’는 아마도 1981년 15회인 저희 동기들이 처음으로 시작한 일 이었습니다.

그전에는 졸업 10주년 기념행사를 많이 해왔는데 여러 어려움이 많을 때라서 20주년 행사는 크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만일 법대 졸업생이 졸업 10~20년 후 한자리에 모였다면 그곳에는 부장판사나 검사도 있으나 전과(주로 경제사범?) 4~5범도 있으니 서로 불편하여 한자리에 마주 앉아 있을수는 없겠지요.

그러나 치대 졸업생은 10년후에 만나도 특별나게 출세하였거나 생활고로 파산한 사람도 없이 그저 그만 그만 하니 졸업 20주년, 30주년 후에도 부담없이 만날 수 있겠지요.

졸업 20주년 기념행사 준비중에 대학에 기념이 될만한 것이 없겠는가? 라고 기념행사 준비 위원들이 의논하던중 소공동에서 연건동으로 교사를 이전 하면서 상당수의 자료나 역사적 유품들이 버려지는 것을 보아 온 저는 이 유품들이 더 유실되기 전에 보관함 (박물함)을 만들어 보존하면 장차 역사 전시관 (박물관)이 되지 않겠느냐고 제안 하였습니다.

그때 자료를 전시할 진열대나 박물함이 경향신문에는 박물관으로 잘못 기사화 되었습니다. 당시 15회 동기회에서는 박물함 기금을 교수 회의실에서 학장님(안형규 교수)께 전달하였습니다.

그때는 공간이 부족하여 진열장은 임시로 교수회의실 뒤편에 설치하고 전면 모서리에 컬러 알루미늄 샷시로 국립박물관의 전시함과 같은 모양대로 제작한 박물함을 놓아 두었습니다.

그런데 교수 수가 증가하고 회의용 테이블이 늘어나면서 진열장과 박물함은 복도로 밀려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박물함은 교수회의실 안에서 조립 하였기 때문에 문을 나올수 없어 해체하여 복도에서 재조립하였던 일도 있었습니다.

전북대 김오환 학장이 나무로 만든 당시 80여년이 지난 유닛트 체어를 기증해 주었는데 적당히 전시할 곳이 없어 교수회의실 옆방 부속실에 보관하였었는데 그후 보직교수가 바뀌면서 쓰레기로 버린것 같아 지금도 그분에게 미안함과 아쉬움이 남습니다.

2008. 9. 1일자 치의신보에 학생실습동 준공과 함께 치대본관 1층 세미나실 (70년대 학생과 자리)을 터서 박물관을 넓힌다는 기사와 함께 치의학 박물관에 홍예표 치대 동창회장이 1억을 기증 하였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2017년 서울대 교직원 수첩을 보면 서울대 부속시설로 “박물관” 이 있고 치의학 대학원에 “치의학 박물관”이 있습니다.

의과대학·의학대학원에는 “인문학교실(구 의사학)”이, 법인인 서울대 병원에 “의학역사문화원”이 있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치의학 박물관”이 미리 대응하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김철위 서울치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