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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며

시론

30년 전 태어날 때 필자하고 너무나 똑 같아 신기했고 무엇을 보아도 중첩되어 나타나던 아들이 치과의사가 됐다. 그리고 그 아들이 얼마 전 결혼을 했다. 필자는 아들과 자랑스럽거나 안타까웠던 추억이 유난히 많은 편이니, 온갖 일을 추억한 뒤 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정리해 보자.

2살 때 자동차만 보면 차 종류를 다 알아 맞추어 천재인가 신기했던 일, 초등학교 때 전교 회장을 하면서 워커힐에서 악장으로 오케스트라 공연을 하던 일, 중학생 때 몽고 두르노고비에서 새벽에 천명의 환자가 기다리는 가운데 썩션을 잡아 주었던 의료봉사, 매년 강북 4개구 체육대회에서 필자와 같이 축구대회에 참가해 골을 넣었던 일은 즐겁고 가슴 벅찬 추억이다.

또한 고1 중간고사 때 엄마와 다투어 집을 나가 그 뒤로 매주 토요일 심리학 교수님과 식사를 싫다 하지 않고 3년 동안 한 일, 고 3때 엄마 몰레 아카펠라 대회를 나가 대상을 한 일,고 3때 9월 모의고사는 1등을 하고도 본 수능 시험을 잘 못 치르자 “애비도 그랬는데, 집안 내력인가보다”생각하며 가슴 아팠던 일도 있었고, 재수 4개월 동안 집을 떠나 외할아버지와 생활하면서 104㎏이던 몸무게에서 36㎏을 빼 너무나 놀라기도 했고 무언가 할 수 있겠구나 대단하게 생각했다.

 강화도 섬에 있는 대학에 내려 주고 마치 유배 보낸 마음으로 가슴 속으로 많이 울면서 집에 돌아왔고, 젊음을 포기하고 모든 점을 잘 참고 우수한 성적으로 DEET를 잘 치러주어 치대에 합격한 일 이러한 모든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가운데 아들의 새로운 시작을 축하하게 됐다.

며칠 전 국제치의학회에서 진행한 학술강좌에서 손자병법의 박재희 교수가 설파한 군자에 대한 강의가 필자의 평소 생각과 비슷해 새 출발을 하는 아들에게 들려주고자 한다.

첫째, 공자가 말한 ‘군자는 궁즉통’이다. 군자는 역경에 강하다. 필자도 4전5기로 늦게 치과대학에 들어가니 공부가 많이 즐거웠다. 지금도 이런 영향으로 새로운 내용을 공부하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 되고 있다. 어려움을 참고 견디면 훨씬 더 즐거운 일이 온다는 가훈 ‘전화위복’을 믿어라.

또한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이 학살을 당하던 아우슈피츠에서 유리로 면도하면서 어려움을 이겨낸 빅터 프랭클의 “내면과 본질에 가치를 두고 자신에게 한 발짝 타협할 수 있는 삶의 공간을 두라. 자신을 절망으로 내 모는 것은 상황이 아니라 본인 자신”이라는 말을 기억하라.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극에 대한 반응은 내 마음이 결정하는 것이다. 마음의 여유, 즉 공간을 갖도록 하자. 똑 같은 상황에서도 자극에 대한 반응은 나의 몫이다. 나를 세상에서 제일 소중하게 생각하고, 상대방도 나와 같다고 생각하고, 자신에게 긍정적으로 유리한 반응을 내도록 늘 마음챙김(mindfulness)을 하자.

둘째. 노자가 말한 ‘성인은 허즉통’이다. 공성신퇴, 즉 성공하면 자신을 낮추라는 말이다. 서번트 리더십으로 다른 사람을 섬기는 사람이 리더가 될 수 있다. 내가 잘 된 것은 나를 믿고 따라준 우리 직원들 덕분이고, 필자와 인연이 맞는 환자들 덕분이라고 늘 감사하게 생각하자.

셋째, 손자가 말한 ‘장군은 변즉통’이다, 전략은 끊임없이 수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니, 치의학도 계속적으로 발전이 되므로 새로운 개념을 받아들이고 늘 연구하는 자세로 진료하는 것이 좋겠다. 필자도 매년 다른 치료, 새로운 치료를 받아들여서 진료를 하니 처음엔 어려움이 조금은 있었으나 대부분은 치료도 쉬워지고 발전적으로 됐다.

‘권력이동’과 ‘제3의 물결’을 예견한 앨빈 토플러의 말처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새로운 속도로 새로운 지식으로 재무장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변화를 두려워 말자.

필자는 치아의 교합이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체득한 뒤 교합치료를 기본으로 하는 것은 물론, 모든 환자에게 항상 허리를 펴게 하고, 복식호흡을 하게하며, 필요하면 스프린트를 끼게 하고, 운동과 섭식방법도 교육하고 있다. 이것은 환자 스스로 면역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니 아들도 이러한 점을 환자에게 주지시켜 모든 인류가 건강하면 좋겠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최병기 좋은얼굴 최병기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