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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악안면외과 치과’ 벨트가 뜬다

강남대로 인근 밀집 추세 ‘특화거리화’
환자들 ‘양악=구강외과’ 확실하게 인식


성형외과나 대형 프랜차이즈 병원의 텃밭으로 인식됐던 강남대로에 구강악안면외과 치과가 속속 들어서면서 이른바 ‘구강외과 벨트’가 형성되고 있다.

이런 구강외과 치과 벨트는 소위 ‘컨벤션 효과’를 통해 국민들에게 구강악안면외과에 대한 인지도를 상승시키고, 동종업계의 ‘집적효과’로 각 치과의 역량을 동반 상승시켜준다는 점에서 구강악안면외과계, 나아가 전 치과계를 위해 바람직한 현상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특히 지난해 보톡스, 필러 관련한 대법원 승소 판결 이후 ‘치과의사=구강악안면 부위의 전문가’라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실질적으로 각인시켜주는 차원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로 평가된다.

# ‘가구의 거리’처럼 ‘구강외과 거리’로

현재 구강외과개원의협의회에 가입된 병원은 서울이 약 20개소 정도며, 지방이 10개 정도인데, 강남대로에 접해 있거나 인근에 자리를 잡고 있는 구강악안면외과 관련 치과는 11개소 정도로 절반이 넘는다. 협의회에 가입되지 않은 치과까지 합하면 몇 개소가 더 늘어난다.

최근에는 ‘구강악안면외과치과의원’ 식의 전문과목을 표방하면서 양악수술, 안면윤곽, 턱관절 등 전문진료를 특화하는 치과도 늘어나고 있지만,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양악수술을 하면서 나름의 입지를 다져온 치과도 많다. 강남대로 인근에 둥지를 트고 있는 구강악안면외과 관련 치과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강남대로에서 5년 째 개원하고 있는 A치과. 성형외과의 틈바구니에서 개원을 하면서 몸 고생, 마음고생을 했다는 이 치과 B원장은 “지난 5년은 이걸 계속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고 운을 뗐다. B원장은 “그럼에도 이렇게 강남대로 인근에 마치 ‘가구의 거리’처럼 구강외과가 모이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현재는 수술 수요가 많지 않아 일반치료를 하는 치과도 많지만, 이런 병원들이 지속적으로 자리를 잡아야 양악뿐만 아니라 안면윤곽까지 치과의 영역이라고 각인이 된다”고 말했다.

5~6년 전만 해도 ‘양악=성형외과’라는 등식이 확고했지만 지금은 치과에서 해야 한다는 의식이 매우 높아졌다는 게 B원장의 첨언이다. B원장은 “지금은 확실하게 양악에 대한 치과(구강외과)의 전문성을 환자들이 알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특정 지역에 구강외과가 자리를 잡게 되면 전체적으로 그 지역에 환자가 몰리는 것은 물론 환자들의 동선을 위해서도 좋고, 외국인 의료관광 차원에서도 장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압구정 인근에서 최근 강남대로로 옮겨와 ‘내집(수술장)마련’의 꿈을 실현한 C원장 역시 상황을 긍정적으로 인식한다. C원장은 좀 더 구조적인 문제에 강조점을 두면서 “도래하고 있는 전문의시대에 구강악안면외과라는 간판에 진료과를 명시하면서 공동으로 대국민 홍보에 앞장서는 효과가 있을 수 있고, 보톡스 판결 건에서도 보았듯이 (성형외과계에 대응해) 치과 진료영역 수호의 선봉대로 역할을 할 수 있으니 전체 치과계를 위해서도 좋은 일일 수 있다”고 역설했다.

지난해 5월 구강악안면외과를 표방하면서 개원한 D원장은 조금 신중하게 말을 이어갔다. D원장은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장기적으로는 이런 집적효과가 지난 대법원 판결 이후 구강악안면 부위에 대한 전문성을 공인 받은 구강외과 의사들에게 턱관절이나 안면윤곽 등 전문영역을 더 넓혀가는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지만, 반면 단기적으로는 수요가 한정돼 있는 양악수술만 보고 진입할 경우에는 아주 한정된 수요를 놓고 경쟁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