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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지헌택 선생님을 추모하며

추도사

지난 8일 토요일에 타계 하신 지헌택 선생님께는 돌아가신 이를 생각하여 슬퍼하는 추도 대신 돌아가신 이를 간절히 생각하는 추모의 글을 전하려고 합니다. 90여년 평생에 훌륭한 일을 너무나 많이 하시고 오신 곳으로 돌아가셨으니까요.

지난 4월 7일, 문안전화를 큰 따님이 받아 건네주어 나눈 선생님의 육성이 지금도 귓가에 맴돕니다. 한번 찾아뵌다고 한 것이, 적어도 백수는 하시리라 믿었는데 그만 영정을 마주하게 됐습니다.

선생님을 몹시도 존경하는 김규문 학형으로부터 첫 부고 문자를 받고는 멍하니 몇 시간을 보내고 나서야 올리버(APDF 사무총장)에게 부음을 전했습니다. 다음 날 받아본 올리버의 조문에 이어 스리랑카 가미니와 힐라리, 파키스탄의 알비교수가 조의를 전해왔습니다. 올리버 헤네디에게는 지선생님이 “brother”요, 우연인지는 몰라도 의사 따님의 사위는 한국인에 한복 입은 손녀 돌 사진을 품고 다녔습니다.

앞으로 인도에서 키키와 발리, 홍콩 웡과 제프리, 태국 피살과 포라니, 필리핀 디암포, 일본 쭈루마끼, 2009년 외국인에게 수여하는 최고의 ‘친선훈장’받은 몽골에서는 아말사이칸, 국제고아 처지의 대만 치과계가 국제사회에 복귀하는데 지선생님으로부터 결정적인 도움을 받은 대만 치과의사, 세계치과학사회 ICD회장 등 여러분들의 조문이 전해올 것입니다.

한국 치과위생사 역사가 50년을 넘기면서 의료인화를 도모하는 중, 창설자인 선생님의 타계로 7만여 회원을 대표하는 문경숙 회장의 영결시장에서의 슬픈 모습을 보셨는지요.

오래전에 타계한 야마자끼 전 FDI회장과 근래 세상을 떠난 필리핀 절친 프리모와 태국 홀라숱 전 APDF회장 그리고 말레이시아 라트나 전 FDI회장을 만나면 지난 이야기들을 나누겠지요. 그리고 치과계 위상을 높이기 위해 애쓰신 선배 이유경, 정보라, 김귀선, 김동순, 김규택외 여러분들을 만나면 한국 치과계가 사회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세계 속에서도 윤흥열 선생이 쌓아논 영광을 되찾기를 바라면서 옛정을 나눌 것입니다.

또한 배구협회 일을 많이 맡으셨고 특히 여자배구팀 단장으로 국제대회에 여러 차례 참가한 일을 생각하면서 터키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실력을 과시하고 이제 중국에서 활약할 김연경 선수의 앞길도 살피시리라 생각합니다.

희한한 소식 하나는 선생님께서 세브란스치과 과장으로 가르친 여러 제자 중 이혜련 선생이 지금 몽골에서 목사 남편분과 봉사 선교를 하는 중인데 바로 8일 늦은 시간에 ‘몽골치과대학교수와 저녁식사 중 그분이 지헌택 선생댁에 전화를 연결 해줬는데 편찮으셔서 통화를 못하신다’하여 대학동기인 제게 카톡으로 상황을 물어왔습니다. 곧바로 상주로부터 받은 부고를 전달하니 ‘수련을 하면서 도움을 받은 빚이 많아 미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국가면 지선생님을 먼저 찾아뵈려했는데…전화를 안 받으셨지만 하기를 잘했네요’라는 답신을 보내왔습니다.

1968년 5월 제게 보내주신 파란색의 항공봉함엽서로 ‘귀국해서 소아치과의 한 부분을 새로 개척하라’시며 연세의대 치과학교실의 전임교수 결정 건을 전해주신 이후 50년을 선생님의 그늘에서 치과의사로 지냈습니다. 1989년 14차 서울 아태치과회의를 마치고 회장으로 취임한 후 인도 대표에게 저녁을 대접하면서 다음 15차 아태회에서 저를 부회장으로 천거 한다는 사전 선거운동을 하셨지요. 1992년 아태 부회장을 하려고 뉴질랜드로 떠나 다섯 후보 중 네 명 선출에 선임자들을 제치고 제가 최다 득표로 당선한 즐거운 기억이 떠오릅니다. 이때 영어가 능숙한 선임자들을 제친 것은 선생님께서 회장 임기 3년간 이룬 획기적인 실적 중 하나로 JDA, JICA, WHO 협찬으로 모든 회원국에 치협대표, 치과 담당 정부대표, 대학대표 3명을 초청한 워크숍을 APDF부담으로 성사한 지도력과 88서울올림픽 이후의 후광 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008년에는 이수구 협회장에게 강권하여 저를 서울 FDI 유치위원장을 맡겨 브라질에서 유치를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도 하였습니다.

부디 선생님! 계신 그 곳에서 넉넉한 상급을 받으시면서 평안을 누리시고 틈나실 때 제 여생도 보살펴 주시기 원합니다. 그럼 또 뵐 때 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양정강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