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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 임금 인상에 개원가 고민 깊어진다

‘엎친 데 덮친 격’ 현실적 어려움 토로
인건비 부담 완화할 지원 대책 절실해


7530원. 2018년 시간당 최저 임금이 올해보다 1060원 올라 이같이 결정됐다. 최저 임금 인상 소식에 치과 개원가는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을 매우 우려하는 분위기이다.

특히 최저 임금 인상에 따른 급격한 비용 증가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적절한 지원 대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11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 임금을 올해 시급 6470원보다 1060원(16.4%) 오른 7530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하루(8시간 노동 기준)에 8480원, 1주일(40시간 기준)에 4만2400원, 월급(209시간 기준)으로는 22만1540원 오르는 셈이다.

이에 따라 최저 임금은 일급 기준 6만240원, 월급 기준(주40시간 근무·주휴수당 포함, 월 209시간 기준)으로는 157만3770원이 된다. 여기에다가 초과 근무와 주말 근무가 있는 치과라면 추가 임금이 발생하게 된다.

이번에 인상된 1060원은 최저 임금이 처음 책정된 1988년 이래 가장 높은 금액이며 인상률 16.4%는 역대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큰 폭의 최저 임금 인상으로 인한 개원가의 인건비 부담 증가는 불가피해 보인다. 더구나 문재인 정부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하겠다고 대선 때 공약한 상황이라 개원가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 “수가 인상률 높이는 지원책 필요”

최저 임금 인상과 관련해 영등포구에서 개원하고 있는 A원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최저 시급 1만원에 동의하지만, 동네치과 입장에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지금도 대형치과들이 주5일 37시간 근무에 기숙사까지 제공하면서 저년차 치과위생사를 싹쓸이해가고 있는데, 앞으로 복지와 급여 여건이 좋은 일부 대형치과로의 치과위생사 쏠림현상이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 섞인 전망을 했다.

한 지부의 B회장도 “가뜩이나 치과 개원가가 치과위생사 구인난으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최저 임금 인상이 큰 폭으로 이뤄져 매우 우려스럽다”며 “한 마디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앞으로 더 어렵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우려가 나오는 이유는 치과 매출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인건비만 상승할 경우 순수익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저 임금 인상에 따른 직원들의 급여조건 향상이 큰 충격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개원의에 대한 지원 대책도 반드시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최저 임금 인상과 함께 내놓은 ‘소상공인, 영세중소기업 지원 대책’가운데 치과계에 영향을 미칠 주요 내용을 보면 ▲상가임대차 계약의 90% 이상이 상가임대차법 적용 대상에 포함되도록 환산보증금 상향 ▲상가임대차 보증금, 임대료 인상률 상한(현 9%) 인하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 행사기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 ▲신용카드 우대 수수료율 적용 확대(연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 0.8%, 3억~5억원 가맹점 1.3% 적용) 등이다.

하지만 이런 지원 대책만으로는 최저 임금 1만원 시대를 맞게 될 개원가에 별로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궁극적으로 건강보험 누적흑자(약20조원)를 활용한 수가인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다.

강남구에서 개원하고 있는 C원장은 “병원 입장에서 비용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부분이 인건비인데, 최저 임금 인상은 기공비 등의 동반 상승을 의미하기에 부담이 상당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인건비는 자꾸 오르는데 수가는 그대로인 상황에서 그야말로 낭떠러지로 내몰리는 기분이다. 정부의 가장 근본적인 지원 대책은 수가 인상률을 높이는 것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