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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판결 1년, 치과 미용술식 현주소는?

부작용·오남용 우려 ‘무색’, “비정상의 정상화” 평가 유효

치과계와 의과계를 뒤흔들었던 대법원 보톡스 판결이 세상 밖으로 나온 지 어느새 1년이 지났다.

지난해 7월 21일 보톡스 판결에 이어 8월 29일 레이저 판결까지의 국면은 단순한 개인의 분쟁을 넘어 안면 진료의 ‘패러다임’을 치과계가 온전히 지켜낸 공방이었다는 상징적 의미 외에도 의료계 환경 전반에 상당한 변화와 파장을 예고한 ‘일합’이었다.

특히 판결 이후 의과계의 반발이 ‘여진’으로 남은 상황이긴 했지만 당시 치과계 내부에서는 미용술식 전반에 대한 일선 개원가의 수요가 늘어날 여건이 갖춰졌다는데는 큰 이견이 없었다.

저변 확대를 가로막고 있던 가장 큰 요인이 극적으로 해소됐다는 점에서 이들 판결이 중·장기적으로 치과 미용시장 진입의 문턱을 낮추는 ‘방아쇠(trigger)’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됐던 것도 사실이다.

# 미용술식 세미나 ‘빅뱅’은 없었다

그 후 1년, 치과 미용술식은 어디쯤 있을까. 판결 이후 일각에서 우려했던 오남용이나 부작용에 대한 후폭풍은 없었지만, 극적인 붐업(boom up)도 사실상 없었다는데 미용술식 전문가들은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미용술식을 다뤄왔던 다수의 세미나 그룹들은 물론 ‘보톡스, 필러 1세대’ 연자들 역시 자체 운영 연구회나 업체 관련 세미나에서 모습을 드러내면서 활동 반경을 넓혔지만 흥행몰이에는 역부족이었다.

안전한 술식을 화두로 내건 일부 세미나의 경우 잠깐 활기를 되찾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세미나 운영의 질적·양적 측면에서 이미 자체 동력이 떨어진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원인에 대한 분석은 다양하다. 대법원 레이저 판결의 당사자인 이성헌 원장(뉴욕M치과의원)은 ‘인식의 부족’을 첫 손에 꼽았다. 그는 “일련의 법적 공방을 지켜보면서 오히려 치과계가 더 깊은 ‘트라우마’에 빠진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술식 자체에 대한 저항감, 부담감이 형성돼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수가 하락이나 신뢰성 있는 교육 과정의 부족 역시 저변 확대를 방해하는 요인 중 하나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용술식 관련 제품을 취급하고 있는 한 업계 관계자는 “판결 전후를 비교해 보면 제품 문의나 매출에 사실상 변화가 없는 추세”라고 말했다.

# 비정상의 정상화, 장기전망 ‘그린라이트’

하지만 대대적인 현장의 반응보다는 현재의 차분한 분위기가 결국 치과계의 새로운 자산으로 굳어지는 자연스러운 과정의 일부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미 치과계가 ‘미래의 먹거리’를 명확한 형태로 지켜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진료 가치를 창출하는 동력으로 서서히 자리 잡을 것이라는 현장의 평가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반론이다.

보톡스 판결의 공개변론 당시 치협 측 참고인이었던 이부규 치협 학술이사는 “보톡스와 레이저 두 판결의 진정한 의미는 오히려 그 싸움에서 우리가 졌을 때를 상상해 보면 더 분명하게 와 닿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현재까지는 치과계가 잘 대처하고 있는 것 같다. 진료 퀄리티를 담보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내실을 다지며 진행을 하는 쪽으로 (치과계의) 컨센서스가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 이사는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그는 “대법원에서 그런 판결이 나왔다고 해서 무리하게 시술하기 보다는 관심을 가지는 치과의사들이 조금씩 늘면서 자연스럽게 저변이 확대돼 결국 장기적으로 개원가에 연착륙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