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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사회의 구강보건정책

시론

현재 우리나라가 직면한 문제 중 하나는 인구의 고령화이다. 고령화가 우리나라의 사회적 경제적 문제뿐만 아니라 보건의료분야가 직면할 당면 과제의 일차적인 원인이기 때문이다.

고령화는 생산가능인구의 비율을 줄이고 지출 부담을 증가시킴으로써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주된 요소로 작용헌다. 대부분의 고도산업화국가들이 인구의 고령화문제에 직면해 있지만, 특히 우리나라에서의 고령화는 심각한 수준이며, UN 보고서도 한국이 2026년에는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생물공학회는 우리나라 노인인구가 향후 7년 동안 60% 정도 증가하여 2024년에는 1,000만 명에 육박하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치매환자 역시 77% 증가하여 약 100만 명에 이르게 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치매증가율은 세계 어디에도 유래 없는 급격한 증가를 보이고 있다. 고령화는 사회안전망을 유지하기 위한 보건의료보장제도에도 심각한 위협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노인부양비의 증가와 더불어 보건복지 분야의 지출 증가는 국가 재정에 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KDI 박정호, 2015).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노년 부양 비용은 2014년 26.5%에서 2040년에는 57.2%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국회예산정책처).

구강보건에 소요되는 국가 비용 또한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다. 이미 2003년 WHO는 세계구강건강보고서에서 구강질환이 대부분의 고도산업화 국가에서도 이를 관리하기 위하여 네 번째로 고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질환임을 지적한 바 있다. 고령자의 구강건강관리의 필요성과 관련하여 WHO는 즉시 적절한 예방적 조처를 취하지 않으면 많은 나라에서 치료에 필요한 비용 조차도 감당하지 못할 만큼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임을 지적하고 있다.

노인의 경우 일반적인 보건의료문제에서와 같이 청장년과는 전혀 다른 구강건강 관리의 요구 조건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노인들은 여러 가지 전신적인 상태로 약제들을 복용하고 있으며, 이들 약물 중 약 400여종은 구강건조증으로 인한 충치나 구강감염을 병발할 수 있는 부작용을 보인다. 구강암 또한 흡연과 음주와 관련된 위험 요인이다. 구강암의 발생빈도는 담배 소비량과 비례적으로 증가되는 양상을 보인다.

구강건강의 문제는 곧 바로 전신적인 영향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으며 영양결핍이 즉각 나타나는 결과이다. 대부분의 노인요양보호사 조차도 노인들이 뭐라도 먹을 수만 있다면 아무 문제없을 것으로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입이야 말로 소화기관의 입구이므로, 저작 기능에 문제가 있는 경우 과일이나 야채와 같이 섬유질과 필수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는 음식은 씹고 삼킬 수 없기 때문에 기피하게 되고, 설탕이 다량 함유된 부드러운 가공식품을 찾게 됨으로써 영양결핍으로 인한 체중감소가 초래된다.
공중보건에서의 핵심은 구강건강 증진 사업이 비전염성질환(NCD) 및 만성질환의 예방과 통합되어 관리될 때 구강질환의 예방과 건강증진이 훨씬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일반 보건의료인력으로 하여금 구강건강이 전신건강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에 대한 통찰을 가지게 할 때 그 효율은 배가된다. 한 가지 간과하기 쉬운 사실은 치아 질환이나 상실이 초래하는 대인기피와 자존감의 상실로 몰락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정신심리학적 문제이다.

다행히 구강보건교육과 중재술 프로그램을 운영했던 다수의 선진국 사례는 구강건강과 관련된 대부분의 공중보건문제는 충분히 예방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인구대비 치과의사 수는 이미 최상위 선진국 수준이며 관련 의료산업기반 또한 탄탄하다. 이 기반 위에서 이제는 국가가 나서서 국민의 구강보건을 관리할 때이며, 특히 노인 인구에 대한 체계적 구강건강관리를 통하여 국가보건의료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정책입안자로 하여금 주지토록 해야 한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박영국
경희대치전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