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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추천도서-목차와 머리말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치과를 읽다>  저자


책 읽는 속도는 개인별로 차이가 많습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얘기할 만한 것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문학작품은 숨고르기를 하면서 천천히 읽는 것이 좋습니다. 함축적인 내용이 많이 숨겨져 있기 때문에 너무 빠르게 읽어 내려가면 그 의미를 놓치게 됩니다.

하지만 일반 교양서적들은 저자의 명확한 설명이 거의 드러나 있기 때문에 음미하면서 천천히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내용의 신비로움을 일부러 미리 드러내지 않으려는 문학작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목차와 머리말에 꽤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는 것이 대부분의 교양서인 인문, 사회, 과학 서적들의 특징입니다. 저도 머리말과 목차에 대한 고민을 가장 많이 하면서 책을 썼던 것 같습니다. 특히 머리말은 책 내용을 포괄적으로 그리고 전하고자 하는 의도를 가장 잘 요약하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따라서 책을 구입해서 읽을지를 결정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이 이 머리말입니다. 머리말을 읽어보고 목차를 살펴보면 마치 책을 다 읽은 듯 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어떤 기대감을 가지고 읽을지, 아니면 머리말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경우도 있습니다. 한번 읽었던 책에 대해서도 목차와 머리말을 다시 읽어보면 굳이 그 내용을 다시 들쳐보지 않아도 많은 내용들이 다시 생각이 납니다. 목차와 머리말을 잘 이용하시면서 독서를 해보신다면 훨씬 더 효과적인 책읽기를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유발 하라리가 예측하는
인류의 미래는 어떨까?

『호모데우스』 김영사, 2017
이 책을 읽기 위해서 유발 하라리의 전작인 『사피엔스』부터 읽었습니다. 두 권을 연속해서 읽으니 천 페이지를 훌쩍 넘어서 일반적인 책 4~5권은 읽어야 하는 시간을 투자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헛되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사피엔스를 더 재미있게 읽었고 호모데우스는 100여 페이지에 걸쳐있는 서론 부분만 읽어도 의미의 전달에는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유발 하라리 책의 묘미는 다양한 분야의 깊은 지식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것에 있습니다. 융합의 시대에 걸맞는 지식의 향연을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 인기가 많았습니다. 저자의 책은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깊은 지식이라고 보면 맞을 것 같습니다. 전작인 사피엔스에서 인간의 유래와 역사에 뛰어난 통찰을 보여주었다면 이번 책에서는 앞으로 인류의 미래에 대해서는 어떨지에 대해 보여줍니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이 궤변으로 들릴 수도 있고 비판적인 시각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닫힌 결말이 아닌 열린 결말로 책을 마무리하는 것도 저자의 의도라고 보입니다. 인류의 미래는 어느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단지 예측할 뿐이고 그 예측을 통해 준비하는 것이 아무 생각없이 사는 것 보다는 훨씬 나은 미래를 보여줄 것입니다.

스탈린 체제와 2차세계대전 속
예술가로서의 고뇌와 갈등

『시대의 소음』 다산책방, 2017
예술가의 일생은 그가 속한 시대적 배경에 따라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구소련의 예술가 중에서 쇼스타고비치는 단연 돋보이는 작곡가입니다. 그의 일대기를 소설로 구성한 이 책은 당시 음악가들이 가지는 고뇌와 현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자는 치밀한 준비를 통해 최대한 사실적인 내용을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따라서 이 책을 그냥 허구의 소설로 보기보다는 실존 인물의 인생을 그린 책으로 봐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역사적 배경을 알고 이 책을 읽으면 훨씬 더 좋습니다. 시대적 배경의 지식 없이 읽는다면 다소 지루할 수 있는 책입니다. 줄리언 반스의 책은 술술 잘 읽히는 책은 아닙니다. 하지만 소련의 스탈린 체제와 2차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예술가로서 어떤 결정을 내리면서 살아야 했는지에 대한 쇼스타코비치의 아슬아슬한 고뇌에 함께 공감한다면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쇼스타코비치를 기회주의자가 아닌 치열한 내적 갈등 속에서 자신의 예술을 끝까지 추구한 인물로 그려보입니다. 성공 뒤에 숨겨진 인간의 고뇌와 갈등은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항상 있는 일이기에 이 책은 큰 울림을 줄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의료의 민낯 고스란히
의료인이라면 한번쯤은 필독해야

『의료붕괴』 이데아, 2017
의료인으로서 이 책의 제목은 도전적입니다. 받아들이기는 싫지만 현 시점 대한민국 의료의 민낯을 보여주는 책이기에 의료인이라면 한번쯤은 필독해야 할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에 대해서 일부는 수긍하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료민영화, 메르스 사태, 영리병원, 과잉진료, 신해철의 죽음, 청와대 불법시술 등 끝을 모르고 추락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한국의 의료시스템에 대해 한번쯤은 파헤치고 대안을 고민해 봐야 하는 것은 모든 의료인의 과제인 것 같습니다. 현실적인 대안에 대해 제시하고 있는 상병수당, 국민주치의제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에 대해서도 의사의 입장에서 다시 한 번 고민해 봐야할 것 같습니다. 급변하는 시대의 의료를 대비하기 위해서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게 해주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