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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잠시 꺼두셔도 좋지 않을까요?”

Relay Essay 제2243번째

일을 마치고 올라 탄 지하철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만원이다.

요즘 같이 30도를 웃도는 고온에 장마철까지 겹쳐 습기까지 높으니 사람마다 표정이 좋지 않지만 그나마 빵빵한 에어컨이 더위와 습기에 찌든 꿉꿉함을 지울 수 있다는 게 천만다행.

“에어컨 없는 소싯적엔 어찌 살았을까?”

에어컨 덕에 더위가 좀 가시니까 본능(?)적으로 손에 쥐고 있던 핸드폰으로 손이 간다.
*톡을 통한 친구들과의 대화, 챙겨보지 못했던 드라마 섭렵, 포털 사이트에 뜬 메인 뉴스 등을 검색하다 보면 어느 새 다음역이 도착지다.

지하철에서 내리려 대기하고 있는데 눈에 띤 지하철 공익 문구.

문구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휴대폰만 보고 있으면 정작 옆에 있는 인연을 만날 기회를 놓친다는 내용이다. 휴대폰 사용을 적당히 하고 주위를 둘러보는 여유를 가지라는 공익성 광고인 듯하다. 과연 휴대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어 지하철의 사람들을 쭉 둘러봤다. 백이면 백 모든 사람의 시선이 핸드폰으로 고정돼 있다.

“과연 지하철에 공익광고로 등장할 정도로 휴대폰 과다 사용은 일상이 돼 버렸다.”

과거에 상상도 할 수 없는 만큼 똑똑해진 휴대폰이 상용화 되면서 몇 년 새 다양한 생활 풍속을 많이 바꿔 논 듯 하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지하철의 모습만 예로 들어도 멀지 않는 과거에 신문 보는 사람, 책 보는 사람, 옆 사람과 대화를 소곤소곤 하는 사람, 물건 파는 사람 등 다양한 모습들이 눈이 띠었지만 지금은 그런 모습이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심지어는 연인들이 즐겨 찾는 커피숍에서조차 둘이 마주보고 앉아서 서로의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는 현실이니.

문명의 이기를 즐기는 것이 인간의 속성이자 본능이지만 한 번 쯤 쉴 새 없이 들어오는 정보의 창을 모두 닫고, 삶을 뒤돌아보는 관조적인 삶의 태도를 한번 취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평소에 그냥 지나쳤던 여러 모습들이 눈이 들어올 수도 있지 않을까.

쉽지는 않겠지만 운명은 한 순간에 다가오는 법! 혹시 광고 카피처럼 “저 여기서 내려요”라고 수줍게 말하는 인연이 지하철 혹은 버스에서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


 
전두리 이손치과의원 치과위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