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황금연휴 전날, 치과에 낯익은 노부부가 들어왔다. 서울에서 대전 근처로 귀촌하신 분이신데 오랫동안 사용하시던 틀니가 헐거워져서 비닐 봉지에 싸가지고 고치러 오셨다. 대전 근처 치과에서 하셔도 되는데 일부 러 여러 번의 교통편을 이용해서 오신 거다. 수리가 되기를 기다리는 동안 할머니는 치과 근처에 있는 세 딸들의 집을 방문했으나 모두 문이 잠겨 있 어서 다시 치과로 오셔서 기다리고 계시다가 오후 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틀니 수리가 되었다. 늦어도 당신 집이 편하신지 대전으로 가려 하신다. 움직임이 편치 않아 보여 오늘 쉬시고 내일 가시라고 권해드렸다. 출가한 세 딸이 있으나 눈치가 보이시는지 둘째 딸이 성격은 못되어도 사위가 편하다고 하시며 그 집으로 가신다며 병원 문을 나섰다. 노인을 뵈올 때마 다 항상 나를 연관시켜 본다. 우리들의 현재와 미래가 투영되기 때문이다. 모두가 바쁜 생활로 가족이 모두 모이긴 정말 힘들다. 모처럼의 연휴로 가 족 모임을 하기로 했다. 모처럼의 맑고 화창한 날이다. 항상 자식들의 소 식을 기다리고 계시는 친정 부모님과 나의 세 딸이 모였다. 우린 낀 세대 가 된 것이다. 옛날 같으면 우린 노인이
졸업 40주년을 기념하여 동기들이 단체로 첫 해외여행을 하기로 했다. 초등학교 때의 소풍 날을 기다리는 어린아이처럼 설렘과 기대가 차올랐 다. 새벽 일찍 공항으로 향했다. 젊고 활기찬 모습의 동기들은 어느덧 희끗 희끗한 백발을 한 채 안단테의 발걸음으로 한 둘씩 모였다. 마음은 청춘이 라는 웃지 못할 현상이 우리들에게도 그대로 느껴졌다. 서로의 모습에 자 신의 모습이 투영되어 세월의 흐름을 거부할 수 없었다. 여전히 어린 아이 들처럼 40년 전 옛날 모습으로 돌아가서 깔깔거리고 웃어댔다. 기다림으 로 지루하던 탑승 전 시간도 순식간의 기다림으로 흘러갔다. 힐링이라는 의미가 이런 것을 뜻하는 것일 게다. 학창시절에 조용하게 지냈던 친구는 중년의 수다쟁이로 변해 있었고,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 치던 교수 친구는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스타일로 지난 이야기를 들려주어 웃음을 자아내게 하였다. 노년의 여유로움은 모두 어디로 보내고, 희희덕 거리는 철없는 아이들로 변해 버린 듯 여행은 사람들을 새로운 모습으로 만들어 버리는 듯했다. 오사카의 간사이공항에 도착하자 온 지천이 벚꽃동산이었다. 화창한 날 씨와 더불어 흩날리는 벚꽃처럼 친구들의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