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오랜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2016년 어느 날, 검진을 위해 집 근처 치과를 처음 방문했다가 방문 당일 한꺼번에 여러 치아의 보철 인상을 뜨고 진료비 기백만 원을 전액 지불한 일이 있었다고 한다. 친구는 평소에 타 치과에서 정기 검진을 꾸준히 받았던 터였기에 집에 돌아가서 생각하니 무언가 석연치 않다는 느낌이 들어서 다음날 해당 치과를 다시 방문하여 본인의 초진 상태에 대한 설명을 요청하였다. 그런데 영업방해로 경찰에 신고 되는 봉변을 당하였고, 결국은 진료비를 포기한 채 원래의 주치의에게 가서 삭제된 치아에 대한 보철을 마무리했다고 한다. 사실 친구가 처음 찾았던 치과의 원장(K 원장이라 하겠다)은 5년의 기간 중 차례로 두 곳의 치과에 개원하고 있는 동안 환자들의 불편 사례가 쌓였으며 ‘작년 8월 과잉진료로 피해를 입었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결과 피해를 입은 환자가 450명에 달하고’, 현재 ‘치과 과잉진료 의혹으로 소송 중’이면서 ‘치협 윤리위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1월 3일자 치의신보) 사람과 동일 인물이었다. 필자의 친구는 K 원장에게 직접 피해를 받았던 당시에는 그 원인을 본인의 불운 탓으로 돌렸지만, 주변의
에피소드 1. 20년 전 개원을 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47번 치아에 신경이 쓰일 정도의 통증을 겪었다.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다가도 씹을 때면 느껴지는 시큰함. 멀리 있는 선배에게 전화로 증상을 호소했더니 cracked tooth syndrome이 의심된단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토요일, 그 선배는 서울에서 내가 있는 대구까지 직접 왕진을 오셨다. 진료의자를 선배에게 내어드리고 유니트체어에 누었을 때의 안도감, 치아 삭제 후 임시로 씌워진 SS크라운으로 처음 씹었을 때의 사라진 통증에 대한 신기함 등이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기억된다. 에피소드 2. 2주전 토요일 오후, 자극적인 매운 음식을 먹는데 갑자기 예의 47번 치아에 심한 통증이 느껴지더니 그 이후 계속, 물 등 액체 종류가 닿으면 통증은 반복되었다. 며칠을 견디다가 갓 개원한 후배의 치과를 찾았다. 후배는 크라운을 제거하고 레진코어 수복 후 레진임시크라운을 장착해주었다. 아직도 가끔은 자극에 심하게 시리지만 후배의 권유대로 예후를 관찰 중에 있다. 20년 전, 멀리까지 달려와서 치료해주신 선배에게 당연히 감사한 마음은 가졌었지만, 개원의가 하루의 진료를 포기하고 낯선 곳에서 진료를 베
“살며 살아가는 행복 눈을 뜨는 것도 숨이 벅찬 것도 고된 하루가 있다는 행복을 나는 왜 몰랐을까….” 어느 날 딸이 보는 TV 앞을 지나치는데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당시 신인가수 선발 프로그램의 심사위원으로 나오는 모습만 자주 보다가 오랜만에 노래를 부르는 그 가수의 모습을 보자, 순간 나도 몰래 터져 나오는 말이 있었다. “프로다!” 그러자 딸이 하는 말… “어, 저 노래 제목이 ‘아마추어’인데요….” 내가 그 가수를 보고 “프로다!” 하고 말한 데는 남의 노래를 듣고 평가하는 모습보다는 직접 노래하는 모습이 진정 ‘그’다워서 한 것이었는데, 그 ‘프로’가 부르는 노래의 제목이 ‘아마추어’였다니 신기했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무엇일까. 대부분 프로는 긍정적으로, 아마추어는 부정적으로 쓰이지만, 나는 여기서 내가 아마추어일 때의 행복을 말하고 싶다. 학교 졸업 후 꽤 오랜 외유를 하여서 동기보다 훨씬 늦게 개원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자리에서 진료한지 벌써 만 20년이 되어간다. 지금도 진료실에서는 늘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일상을 살고 있지만 진료 시간 이후에도 업무와 걱정이 많았던 개원 초기에 비하면, 연차가 쌓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