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편하게/단편소설
언제나 편하게 오늘 밤이 어때? 감미롭게 넘어가던 와인이 목구멍에서 걸린다. 놀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그녀의 웃음이 부드럽게 살랑거린다. 뜻밖의 말이다. 뜻밖의 얼굴 표정이다. 마치 뜻하지 않은 연극 속 배우를 보는 듯하다. 20cm 거리의 그녀가 낯설다. 그녀의 숨소리는 잔잔하다. 와인 내음이 풍기지 않는다. 눈동자가 반짝인다. 내가 무슨 말을 했길래 그녀가 그런 대답을 했을까? 순간 기억이 가물거린다. 오히려 부드럽게 웃으며 나를 의아한 듯 바라본다. 그녀는 조용히 와인 잔을 입술로 가져간다. 웃음이 번지는 입술 속으로 와인이 스며든다. 옅은 초콜릿 색 입술이 선명하게 보인다. 어때, 오늘 밤? 그녀가 다시 한 번 나에게 선택을 강요한다. 와인이 스며든 그녀 목소리는 초콜릿처럼 달콤하다. 좀 더 나에게 다가오며 더 진하게 웃는다. 숨소리는 차분하다. 반쯤 남은 와인을 음미하지 않고 냉수처럼 벌컥벌컥 들이킨다. 와인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동안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오늘? 좋지. 쉽게 대답이 나온다. 취기 때문에 나온 대답이 아니다. 놀라움에 나온 대답이다. 그녀가 눈치 채지 못하도록 숨을 빠르게 가라앉힌다. 들숨날숨을 몇 번 크게 쉬면서 조용히
- 허택 원장(평화치과의원)
- 2019-10-16 16: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