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은 5년간 5명의 치과의사 명의로 사무장치과를 운영한 A씨에게 의료법 위반과 사기 혐의로 징역 2년 6월, 운영을 공모한 치과의사 B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명의를 대여하고 진료를 한 치과의사 3명 중 2명은 벌금 800만 원, 나머지 한 명은 벌금 500만 원에 처해졌다. 비의료인 A씨는 치과의사들에게 명의를 대여하면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사무장치과 운영을 제안했고 치과의사 B씨와 G씨는 사무장치과를 운영하며 각각 1억3,758만5,440원, 7,845만6,130원 상당 요양급여비용을 타낸 사기죄 혐의도 받았다. 보건복지부가 사무장병원을 척결하기 위해 진입단계에서부터 운영단계, 퇴출 단계별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행정력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사무장병원 역시 갈수록 지능화되고, 형태가 다양해 구별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며 ‘사무장병원’의 불법 의료행위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은 최근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서상 불법개설기관의 명의대여, 사무장(실운영자), 공모자, 방조자 등으로 적발된 불법개설 가담자 현황을 6월 14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2009~2021년, 13년간 사무
지난 7월 18일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에서 23살 2년차 교사가 교실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였습니다. 고인이 교실을 그 장소로 택한 것은, 교실이 아니면 자신의 죽음이 왜곡되거나 조용히 묻힐 것이라 생각해서 였을까요? 교내에서 발생한 교사의 자살 사건은 국내에선 처음 있는 일이기에, 교단과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이 사망사건은 선생님의 연령이 23살, 즉 교사 조직에서 가장 낮은 연령대에 속하고 우리 사회에 첫발을 내민 새내기라는 점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하였습니다. 자살은 개인의 선택이고 학교의 책임은 없다는 학교장 서명의 입장문이 발표되었고 개인 문제가 원인이라는 루머도 양산되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담임한 학생들에게 정성을 들여 쓴 손편지가 한 학부모에 의해 공개되며, 아직은 이기적인 타인의 마음에 훼손되지 않은 순수한 제자를 사랑하는 고인이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되었고, 고인이 평소 학교생활을 밝고 성실히 하였다는 증언이 더해졌습니다. 올해 복수의 학부모로부터 걸려오는 반복적인 민원전화에 작년보다 10배는 더 힘들어 했다는 동료 교사의 증언들도 이어졌습니다. 교권추락과 붕괴 속에서 사회적 안전장치나 보호장치 없이 훼손된 교사전문성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는 하루 하루입니다. 보통 우리나라에서는 장마를 마치고 학생들의 방학이 시작되면 휴가를 많이 가게 됩니다. 더위를 피해서 어디론가 떠나는 것이 있는 것이지요. 또 남은 한 해를 잘 보내기 위해서 숨 고르기를 하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같은 날입니다. 휴가는 쉴 휴(休)와 틈새 가(暇)로 쉬어 가는 틈을 이야기합니다. 경제적으로는 본래 근로의무가 있는 날이지만 근로자의 휴가 청구에 의해 근로 의무가 면제된 날이라고 정의하고 유급으로 휴가를 보냅니다. 쉰다는 의미의 휴의 의미는 여러 가지 측면으로 나눌 수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로 정말 행위적으로 보는 쉼입니다. 보통 쉰다고 하면 집에서 쉬는 것을 생각하거나 책을 보거나 영화를 보는 등의 소극적인 여가활동을 생각합니다. 이런 활동이 상당히 현대사회에서 특히 우리와 같이 진료를 보며 이런저런 것을 생각하고 계속해서 신경 써야 하는 직업군에서는 필요하다고 합니다. 바쁘게 살면서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현대사회에서 인간의 뇌는 과부하를 느끼기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 예를 들어 멍때리기와 같은 행위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쉬면서 정신을 이완할 때 창의적인 활동도 가능하고 지
본과 1학년, 아무리 해부학이 무시무시하다고는 하지만, 없는 시간을 내서라도 놀러 다니곤 했다. 실습으로 꽉 차 있는 본과 2학년 때는 스트레스를 푼다는 명목하에 음주를 즐기곤 했다. 폴리클과 원내생으로 슬슬 임상에 가까워졌지만, 학생이라는 신분을 벗어나지 못했던 건지 나한테 불리하다고 생각되는 병원 제도와 방식들이 불만족스러워 최대한 학교 밖에 있었다. 그렇게 몸은 학교에 마음은 저 먼 구름 위 어딘 가에 두며 본과 생활을 지내다 보니, 어느새 수련을 받을지 혹은 본교에 남아야 할지를 고민하는 본과 4학년이 됐다. 인생은 진지함에 약간의 유머를 더하는 것일 뿐. 농담이 반이나 섞인 농담 반 진담 반을 극도로 싫어하는 내가, 앞으로의 진로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할 때마다 머리가 무거운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였다. 그래도 머리가 아픈 김에 왜 이곳에 지원하게 됐는지, 초심은 어땠는지 두 눈을 감고 한 번 돌아봤다. “구강악안면외과를 전공해서 턱관절 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들을 치료하고 싶습니다.” 사실 치과에는 어떤 과들이 있고, 각 과가 어떤 환자들을 보는지 몰랐다. 1년 동안 채 썰어진 사과만 먹을 수 있었던 고등학생의 나를 구원해 준 치과 원장님이 구강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약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 동병원 소아치과 수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윤리 및 건강정책 교실 생명윤리 석사. 연세치대 치의학교육학교실 교수 저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역서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2018) 등. (가상 사례) 강 원장은 막 새로 치과를 연 개업의로, 최근 상황에 맞게 상당한 비용을 인테리어와 장비에 들였다. 보증금에 월세도 큰돈이 필요했기에, 강 원장은 꽤 많은 빚을 질 수밖에 없었다. 강 원장의 치과는 환자 수를 쌓아가고 있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빠르지는 않다. 월세도 압박이지만, 최근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의 부담이 무엇보다 심
가을에 접어들어 추석 즈음에 전남 영광군에 있는 불갑사는 온통 붉게 물드는 꽃을 보려고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데, 상사화 축제가 열리기 때문입니다. 흔히 상사화라고 알려진 불갑사의 꽃의 진짜 이름은 ‘꽃무릇(석산)’으로 영어 이름은 Spider lily입니다. 오늘 사진의 꽃이 ‘상사화(Magic lily)’입니다. 상사화는 한국이 원산지입니다. 보통 7월 하순부터 8월 중순까지 한여름에 피어나는데,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상사화 꽃이 지고, 9월에 꽃무릇이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불갑사에서는 꽃무릇과 함께 끝물의 상사화도 볼 수 있습니다. 상사화는 잎이 먼저 자란 뒤에 꽃이 피고, 꽃무릇은 꽃이 먼저 피고 나중에 잎이 자랍니다. 둘 다 꽃이 필 때는 잎이 없고, 잎이 자랄 때는 꽃이 없어서 서로 마주볼 수 없기 때문에 상사화(相思花)라 혼용되어 불리는 듯합니다.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오고 가는 시기가 서로 다르면, 조화롭고 아름다운 사랑을 이루어낼 수 없습니다. 지속적인 관심을 주고받아야 유지되는 인간관계에서도 서로간의 엇박자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았던 사람은, 정작 하고 싶어 할 때
“우리나라의 필수의료 인력이 급감하면서 국민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필수의료의 비 선호는... 후반 생략” “필수의료 인력의 부족으로 서울아산병원 뇌출혈 간호사 사망사건과 소아청소년과의 오픈 런 현상, 응급실 표류 사망 사고 등 심각한 의료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라는 기사가 있었다. 여기에서의 필수의료란 현재 우리나라와 같이 여러 가지 이유로 의사들이 지원을 기피하여 해당 과목의 전문의가 부족하여 필요한 지역에서 적시에 치료받지 못하여 환자의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필요한 의료를 의미하는 것 같다. 이미 대한의사협회도 2021년 <건강보험적용방안>을 보면 “필수의료란 진료가 지연될 경우 환자의 생명과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영역”이라고 필수의료를 정의하였는데 이는 사전적 의미를 가질 뿐이라고 생각된다. 어떤 질환이라도 진료가 지연되면 환자의 생명과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나? 이 정의에 의하면 모두가 필수의료인 것이다. 하지만 요즈음의 사건들을 보면 필수의료는 신경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 외상의학과 등을 먼저 생각하는 것 같다. 이들 진료과목들은 언급된 바와 같이 환자가 줄어서 생긴 경영의 어려움과 진료의 특성상 의료분쟁의 위험성이 높기
치과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아~ 다. 평소와 같이 체어에 누워 있는 환자에게 아~라고, 이야기하는데 뒤에서 다른 선생님이 아~라고 따라 하는 것이었다. 조금은 당황스러워 행동이 정지되었다. 나는 무슨 상황인가? 싶었고, 의아한 표정으로 “왜요?”라고 물었다. “선생님 아~는 뭔가 상냥하게 아~하는 것이 끝음을 끌듯 올려요!”라고 했다. 나의 말에 물결이 보인다는 반응 같았다. 그래서였을까? J씨가 문득 생각이 났다. 작년 여름이었다. 오후 진료의 중반을 지나고 있을 때쯤 내게 온 환자는 J씨였다. J씨는 오빠의 손에 이끌려 치과에 오는 정신발달이 조금 느린 지적 장애인이었다. J씨 나이는 나보다 언니였지만, 목소리는 아이처럼 맑았다. 그날 난 처음으로 J씨를 담당하게 되었다. 위 어금니가 없는 J씨는 무엇보다 식사를 힘들어했고, 임플란트를 하기로 계획했다. 임플란트 식립부터 치료의 긴 시간을 견뎌 본을 뜨는 인상(impression) 단계까지 올 수 있었다. J씨는 인상 전 구강을 점검하러 온 원장님의 인사에 체어에 누워 있는 채로 원장님께 맑게 인사했다. 원장님이 “어땠어요?”라고 물었다. J씨는 “아팠어요!”라고 대답했다. 그랬다! J씨는 치료받을 때
우리나라 제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HP2030)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의 치아우식과 성인의 치주질환 발생을 줄이고, 노인의 자연치아 보유를 늘리고, 저작불편 호소율을 줄인다 라는 구강건강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필자는 전 생애에 걸친 이러한 구강건강증진 목표는 타당하며 치과의사를 비롯한 구강보건전문가는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다같이 노력해야 하는 직업적 의무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https://www.khepi.or.kr/hpn/hpnIdx/selectIdxDetailList2030.do?menuId=MENU01426). 이러한 목표 수립에는 2030년의 구강건강 지표 생산 방식과 2018년의 지표 생산 방식이 동일하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아동·청소년의 치아우식 지표는 구강보건법에 근거해 매 3년마다 수행되는 아동구강건강실태조사를 통해, 성인의 치주질환과 노인의 치아수 및 저작불편호소율 지표는 국민건강증진법에 근거해 연중 수행되는 국민건강영양조사 구강검사를 통해 생산되고 있다. 2018년 아동구강건강실태조사는 전국 표본으로 선정된 아동 중에서 만5세 9,786명, 만12세 22,378명을 조사 완료하였으며, 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조사된 성인(3
껍데기 하면 무엇이 생각 나십니까? 식탐이 남부럽지 않은 저는 돼지 껍데기가 가장 먼저 생각납니다. 하지만 껍데기의 사전적 의미는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한 물질 혹은 알맹이를 빼내고 겉에 남은 물건입니다. 돼지 껍데기는 피부에 해당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돼지 껍질이 올바른 표현이겠지만, 돼지 껍데기라는 명칭이 일반화 되어 버렸습니다. 진짜 껍데기는 소라나 조개, 아니면 달걀이 생각나야 맞습니다. 그러고보면 저것들도 다 먹을 것이긴 하네요. 2015년부터 45개의 스펙트럼을 썼습니다. 제 안에 있는 진솔한 이야기들을 하고 싶었고 뭔가 의미 있는 글을 남기길 원했습니다. 하지만 돌아보면 다 빈껍데기 같은 글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변명을 할 수도 있고 핑계를 댈 수도 있고 그때 그런 말을 했던 이유가 없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깊은 내면을 들여다보았을 때, 내로남불일 뿐 정말 진정성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겉바속촉은 음식에서는 참 좋은 표현이지만, 저의 겉과 속이 너무 달라서 제 자신조차도 속고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종교적인 색채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제 삶이나 가치관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은연중에 표현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본 표준서는 치과용 장비를 담당하는 SC(소위원회)6의 6개 작업반 중 WG(Working Group)2에서 작업이 진행되어 2022년에 제정되었다. 이번 호에 소개하는 표준은 국제표준 ISO 5467-2 치과 - 이동식 치과용 유닛 및 치과 환자용 의자 - 제2부: 공기, 물, 흡입 및 폐수 시스템(ISO 5467-2 Dentistry - Mobile dental units and dental patient chairs - Part 2: Air, water, suction and wastewater systems) 제1판이다. 본 표준은 2020년 새로운 제안 문서로 등록이 되어 2년여 만에 새로운 표준서로 제정이 되었다. 본 표준서는 이동식 유닛과 환자용 의자를 다루는 표준서인데 우리가 포터블(portable)이라 부르는 휴대용과는 다른 개념이다. 즉, 사람이 들고 다닐 수 있는 것이 포터블이라면 이동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