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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강연기법 ‘효과 만점’
누드사진·영화예고편 삽입 ‘강의 활력소’

관리자 기자  2003.03.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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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컴퓨터 기법 활용 … “머리에 쏙쏙” 봄 햇살이 병원을 따스하게 비추는 토요일 오후이건만 A 원장은 연수회 강연을 듣기 위해 피곤함을 무릅쓰고 시계를 쳐다보며 가방을 챙겨 병원문을 나선다. “아~ 피곤하다. 오늘은 일찍 끝나면 좋으련만…. 5시간동안 졸려서 어떻게 듣고 있을까?" 그렇지만 예상과는 달리 A 원장은 강연에서 비춰진 누드사진을 보는 순간 졸린 눈이 퍼뜩 떠졌다. “임프란트와 섹스는 아주 관련성이 많이 있습니다…." 김재철 한국치과임프란트연구회(KIDI : Korean Institute Dental Implantoloy) 회장은 강연할 때 항상 누드사진들을 챙긴다. 김 회장이 강연에서 작품성이 뛰어난 누드사진을 보여주기 시작한 것이 벌써 14년째. “처음에는 많이 망설였어요. 소위 지식인층인 치과의사들에게 누드사진을 보여줌으로 인해서 반감을 사지는 않을까 걱정도 했구요." 그러나 강의에 대한 반응은 예상 외로 좋았다. 김 회장의 강연을 들은 모 원장은 “강의를 듣는다는 것이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피교육자의 입장에서는 졸립고 피곤하기 십상"이라며 “그러나 재미있는 강의법으로 인해 활력소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긴 시간으로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세미나 강연에 독특한 강의법을 사용하면서 피교육자들에게 신선함을 주는 강의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강의 도중에 누드 사진이 등장한다거나, 쉬는 시간에는 뮤직비디오, 영화음악을 틀어주고, 강의 도중 갑자기 영화 예고 자막이 뜨기도 한다. 만화를 이용한 동영상 강의를 하는가 하면, 골프를 치는 것처럼 화면을 구성해 강의를 하는 연자도 있다. 金鐘秀(김종수) 단국치대 소아치과 교수는 캠코더로 직접 진료하는 모습이나 시술과정, 준비과정 등을 찍은 후 컴퓨터로 캡처를 하고 편집을 하는 등 동영상 강의를 직접 준비한다. 또 강의 도중에는 주변 환기를 위해 영화 예고편을 자막에 넣기도 한다. 金 교수는 교수 워크숍에서 자신의 교수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가장 전통적인 방법인 판서에서 시작한 강의법은 환등기를 사용하여 슬라이드를 비추거나 O.H.P(Over Head Projector)를 사용하여 T.P(Transparency)를 스크린에 비추는 방법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들도 치과계에선 옛날 이야기가 돼버린 듯하다. 컴퓨터가 등장하면서 노트북에 액정 영사기를 연결, 전자파일로 만든 각종 영상을 하나씩 또는 연속적으로 영사한다거나 파워포인트나 프리랜스그래픽스와 같은 프리젠테이션 프로그램을 이용, 각종 도표나 그림 설명을 자유롭게 덧붙여서 강의하는 것이 보편적인 강의 모습이 됐다. 李載天(이재천) 어린이치과 원장은 “요즘 등장하는 여러 가지 신선한 강의 기법들은 컴퓨터가 발달하고 이를 잘 다룸으로써 가능하다"며 “강의를 듣는 사람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金眞旿(김진오) 중앙치과의원장은 “보통 강의를 듣는 시간이 진료가 끝난 평일이거나 쉬어야 하는 주말이기 때문에 강의에 집중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지만 여러 가지 독특한 방법을 동원한 강의를 듣게 되면 머리에 더 잘 들어오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독특한 강연 기법들을 너무 남발하게 되면 주 강의 내용에 피해를 주고 산만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金鐘秀(김종수) 단국치대 소아치과 교수는 “처음 강의를 할 때에는 새로운 방법을 도입하면서 강의가 산만해지는 경향도 있었다"며 “독특한 기법도 절제를 통해 적재적소에 알맞게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정미 기자 jmah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