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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 검증기관 全無
수준 낮은 외국연자 실망 증폭

관리자 기자  2003.05.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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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 최고 명강의 뻥튀기 광고 봇물 학회서 사전검증 ‘심의제’ 도입 여론 서울의 모 치과 A원장은 외국 연자가 초청되는 학술 세미나 관련 광고를 보면 혼란스럽다. ‘세계적인 유명 연자’, ‘국제적인 최고 명강의’, ‘세계적인 권위자’, ‘완벽한 성공 증례’, ‘임프란트의 대가’, 등등 광고 문구만 보면 모두가 세계에서 최고라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세미나에 참석해서 보면 일부 기대에 못치는 경우도 있어 A 원장은 요즘도 외국 연자가 초청되는 세미나를 선택하는 데 무척 고민하고 있다. 치의신보를 비롯한 치과계 전문지, 관련 인터넷 게시판마다 각종 학술대회 및 연수회 광고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A원장의 경우처럼 외국에서 초청된 연자들의 수준 및 등록비 책정 등에 대한 객관적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부에서 강하게 일고 있다. 모 연구회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 외국 연자를 하루 일정으로 초청한다고 해도 강연료 외에 비행기 왕복 항공권, 숙박비, 통역비 등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참가자들이 지불하는 등록비 책정에 고민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인지도가 있는 외국 연자의 경우 평균 강연료만 4~5000불 정도에 이르며 왕복 항공권, 호텔 숙박비, 통역비 등 부수적인 비용까지 합치면 연자 초청에 따른 비용은 훨씬 늘어나는 셈이라고 관계자는 밝혔다. 이처럼 비싼 비용을 투자하면서까지 유명 외국 연자를 초청하는 이유는 세계 치의학의 최신 지견 및 임상 등을 접하고 국내 치의학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외국 연자 초청 세미나는 현재 개인이나 특정 단체, 학회, 대학, 업체 등 다양한 주최에 의해 열린다. 하지만 일부 세미나에서는 세계 권위자 운운하며 광고한 것과 달리 수준이 낮은 연자를 데려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문제는 세미나를 듣기 전에는 세미나의 수준을 알기가 힘들다는 데 있다. 오직 세미나 현장에서만이 세미나에 대한 참가자들 나름대로의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세미나가 개최되기 전 관련 학회 등을 통해 사전 검증이 가능한 심의제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방의 모 치과 B원장은 “심지어 어떤 세미나의 경우는 모 업체와 연관해 세미나에 나온 외국 연자가 강연 내내 관련 업체의 제품을 소개하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이는 하나라도 더 배우고자 바쁜 시간을 내고 비싼 등록비를 지불한 참가자들을 우롱하는 처사나 다름없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B원장은 또 “평일에 걸쳐서 열리는 세미나의 경우 진료 시간까지 반납하고 참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땐 더욱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B 원장은 같은 시간에 통역으로 인해 시간이 두 배 이상 걸린다는 점, 통역의 전달 한계 등도 개선돼야 할 사항으로 꼬집었다. 모 학회 관계자는 “인지도가 있는 유명 외국 연자의 경우 비용도 비용이지만 이미 잡혀있는 스케줄로 인해 초청하기도 쉽지 않다”면서 “외국 유명 연자를 초청해 최신 지견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계 관련 학회간, 대학간에 학술 교류 등을 통해 선진 치의학에 대한 폭넓은 기회가 제공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朴榮國(박영국) 치협 학술이사는 “치의학의 발전과 세미나 참가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비싼 비용을 들여 외국 연자를 초청하는 만큼 연자 선정에 있어 주최측의 신중한 고려가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경철 기자 skc0581@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