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일본 치과계 코로나19에 진료중단 파산위기

일부 지역 치과의사회의 휴업 권고 내려
긴급사태 해제 때까지 진료 중단치과 많아
일본 나고야 석원길 원장 현지분위기 전해

윤선영 기자 기자  2020.05.08 17:40:05

기사프린트

 


국내 치과들이 대부분 정상 가동되고 있는 반면 이웃나라 일본의 치과계는 코로나19가 ‘현재진행형’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월 7일 도쿄 등 7개 도도부현에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긴급사태를 선포한데 이어 같은 달 16일 이를 전국으로 확대한 바 있다. 또 지난 4일에는 오는 5월 31일까지 긴급사태 기한 연장을 선언했다.


현재 일본 나고야에서 진료 중인 석원길 원장(나고야 쇼난 클리닉)은 “지역 경제가 멈춘 상황”이라며 “정부의 불필요한 외출 자숙 요청에 의해 지역 내 인구이동이 급격하게 줄어들었으며, 상점이나 음식점도 거의 문을 닫은 상황이고 회사들도 휴업을 선택하거나 사원들의 자택근무로 겨우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엄중한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 같은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일본 치과계 역시 예외 없이 경험해 보지 못한 대혼란을 겪고 있다. 석 원장은 “제가 근무하고 있는 클리닉은 응급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우선적으로 보고 있으며, 예약환자는 시간 간격을 둬서 대기 중 환자 인원수를 최소화하며 진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교차 감염 방지를 위한 조치들이 코로나19 발생 후 크게 강화됐다. 그는 “마스크, 고글, 수술용 모자 등의 개인 보호 장비 착용을 전 스탭에게 의무화 해 최대한 원내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최근에는 온라인 상담을 실시해 내원하지 않아도 될 가벼운 치과 관련 상담은 온라인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치과계 세미나·이벤트 줄줄이 취소
감염에 대한 우려 때문에 가급적 치과 진료를 미루려는 분위기는 일본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석 원장은 “치과 진료 중 감염 리스크에 대해 매스컴에서 수차례 보도되면서 치과 환자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며 “또 지역에 따라 치과의사회의 휴업 권고가 내려지는 곳도 있어 긴급사태가 해제될 때까지 진료를 중단한 클리닉도 많다”고 밝혔다.


특히 임대료, 인건비, 기자재 리스 등의 부담이 누적되면서 파산 위기에 처한 치과들이 적지 않다는 게 현지의 전언이다.


한국의 경우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주요 치과 관련 전시회나 각종 세미나들이 취소 또는 연기되는 사례가 많았는데 일본도 비슷한 양상으로 진행 중이다.


이미 예정돼 있던 치과 관련 이벤트나 세미나는 거의 취소되거나 연기됐고, 대신 온라인 세미나가 틈새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치과의사 검체 채취 한시적 인정 조치
확연한 차이점도 있다. 한국에서는 정부가 ‘공적 마스크’라는 개념을 통해 일정량의 마스크를 치과계에 계속 공급하는 정책을 채택해 운영하고 있지만 일본은 아직 여기까지 정부의 손길이 미치지는 않는 모습이다.


석 원장은 “현재 일본 의료계에 대한 모든 지원과 정책은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의료 활동을 하고 있는 의료기관과 의료 인력에 집중된 상황”이라며 “치과 지원 정책에 관해서는 아직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일본 정부는 치과의사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최근 일본 후생노동성은 현재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위한 검체 채취 인원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치과의사의 검체 채취를 한시적 특례로 인정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아무도 예단하기 어렵다는데 있다. 석원길 원장 역시 “긴급사태 선언이 해제된 이후에도 경제 침체에 따른 치과 경영난이 지속될 지 해소될 지에 대한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밝혔다.